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의 모든 챕터: 챕터 121 - 챕터 130
634 챕터
제121화
차는 경산파크에 들어섰다.이곳은 일출을 보기에 완벽한 장소였고, 전에도 왔던 적 있었다.하지만 특정 관람 일을 제외하고는 밤에는 문을 닫았다.이준혁은 S급 패스를 가지고 있었기에 출입할 수 있었다.그는 차를 언덕에 주차하고 윤혜인을 안은 채 보닛 위로 올라갔다. 그녀의 두 볼을 만지작거리며 이준혁이 물었다.“기억나?”윤혜인의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랐다.결혼 1주년이 되던 날, 그녀는 답례로 그와 세 번이나 사랑을 나눴었다.지금 그가 자신을 여기로 데리고 온 것은 무슨 뜻일까?그녀가 잠깐 혼란에 빠져있을 때 이준혁이 그녀를 보닛 위에 눌렀다. 등이 차갑고 딱딱한 알루미늄 표면에 닿았다.윤혜인은 있는 힘껏 그를 밀쳤지만 그의 힘에 의해 더 강하게 눌려버렸다.그의 입술이 이마에서 코끝, 목까지 이동했다. 그의 흔적이 남는 곳마다 얼룩지고 침범당했다.탐욕스러운 키스가 오랫동안 이어졌다. 그가 고개를 들었을 때 눈은 차가운 욕망으로 들끓었다.“욕구불만이면 나에게 오면 되잖아? 왜 다른 사람을 찾는 거야?”그는 다시 가까이 다가와 그녀의 귓볼을 가볍게 깨물었다.“다른 놈이 나보다 널 더 이해할 수 있을까? 네가 좋아하는 자세는 나만 알아.”윤혜인의 표정이 급변했다.그는 그녀를 모욕하고 있었다.그녀는 분노했다.“난 원하지 않아요! 이렇게 날 강요할 수 없어요!”이준혁은 입꼬리를 올리며 비꼬았다.“넌 나에게 애원하게 될 거야.”말을 마친 그는 그녀를 안아 뒷좌석으로 이동했다. 버튼을 누르자 선루프가 열리고 앞좌석이 앞으로 이동했다. 뒷공간이 훨씬 넓어졌다.하지만 광야에 누워있는 것 같아 더 굴욕적이었다.이준혁은 그녀의 잘록한 허리를 꼬집으며 눈을 번뜩였다. 그는 오랫동안 굶주린 늑대 같았다.당황한 그녀는 옷을 움켜쥐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안 돼요! 난 몸이 불편하단 말이에요. 난...”하마터면 실토할뻔했다.그때 갑자기 휴대폰이 울렸다.바닥에 떨어진 휴대폰 화면에 ‘한 선배’ 란 세글자가 뜨자 이준혁의 표정이 일그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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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2화
...이준혁은 그녀의 옷을 정리해 준 훈 그녀를 안고 조수석에 앉혔다.윤혜인은 인형처럼 얼굴에 표정이 전혀 없었다.그가 운전석으로 돌아와 물티슈로 천천히 손을 닦을 때 그녀는 얼굴을 돌려 창밖을 바라보았다.그녀의 머리카락은 땀에 젖어있었고 얼굴에 달라붙었다. 이준혁이 손을 들어 올려 머리카락을 정리 하려하자 그녀는 움찔하며 경계했다.“뭐 하는 거예요!”이준혁이 표정이 굳어졌다.“아직도 화 내고 있는 거야? 사과의 의미로 즐겁게 해줬잖아?”그리고 덧붙였다.“나를 배려한 적 있어? 난 아직 환자야. 몸이 안 좋은 데도 불구하고 이렇게 참았잖아.”그는 하려고 했다. 하지만 너무 심하게 울고 있는 그녀때문에 즐긴다는 것을 알면서도 탈진할까 봐 걱정되었다.“당신... 너무 해요! 그 선배와는 아무 상관도 없는데 왜 그런 소리를 듣게 하는 거예요!”그녀의 말에 이준혁은 콧방귀를 뀌었다.“한 밤중에 걸려온 전화를 왜 못 받는단 거야? 내가 없다면 더 자유롭게 통화할 수 있었나? 네가 누구의 와이프인지는 기억하고 있는 거야? 매번 딴 놈때문에 싸우고 있잖아. 내가 그 놈을 죽이지 않은 것을 다행으로 알아.”윤혜인은 더 이상 다투고 싶지 않았다. 그럴수록 자신이 더 우스꽝스러웠다.그는 여전히 그녀의 마음이 안중에도 없었다.임세희가 사모님 자리를 노리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그녀의 앞에서 임세희를 안고, 쓰다듬으며 심지어 임세희를 위해 그녀를 버리기도 했다.하지만 그녀는 친구의 관심도 받을 수 없었다.이런 이중 잣대에 말문이 막혀버렸다.그녀는 대꾸한 힘이 없었다.“청월 아파트로 돌아갈래요.”이준혁은 거절하려 했다. 하지만 그녀의 상태를 보아 그저 침묵했다.차 문을 연 그는 늘 그랬듯이 그녀를 안으려 했다.하지만 그녀가 밀쳤다.“만지지 말아요.”이준혁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그동안 쌓였던 분노는 더 이상 억누를 수 없었다.그 통화 때문에 이런 반응이라면 그들의 관계를 알리고 싶지 않은 것이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비꼬았다.“아까 만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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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3화
윤혜인은 가슴이 답답해서 견딜 수 없었다.“나를 뭐로 보는 거예요! 당신의 눈에 난 그저 인형인가요? 당신의 욕정을 풀어주고 아무때나 가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요?”남자의 표정이 바뀌었다. 그는 눈을 가늘게 뜨며 말했다.“그렇게 생각했던 거야?”“그게 아니면요? 당신의 행동이 그렇게 생각하게 만들잖아요? 오늘 임세희를 마주했다면 이렇게 대할 수 있겠어요?”“아니야!”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대답했다.처음부터 그는 임세희와 그 어떤 관계도 발생하고 싶지 않았다.윤혜인은 자신이 너무 초라했다.어떻게 또 잊을 수 있단 말인가?이준혁에게 그녀는 임세희와 비교도 할 수 없는 그런 하찮은 존재였다. 그가 임세희를 건드리지 않는 것은 그녀를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그녀 말대로 너무 아껴서이다.너무 소중하면 가장 좋은 것을 해주지 못할 때에는 상처 주고 싶지 않는 법이다.그는 임세희에 제 3자란 타이틀을 안겨주고 싶지 않는 것이다.피식 웃음을 터뜨린 윤혜인은 갑자기 모든 것을 깨달았다.“어떻게 하면 저를 놓아줄 건가요?”그녀의 말투가 변했다. 그녀는 손을 뻗어 남자의 목을 졸랐다. 마치 야수처럼 달려들어 그의 입술을 깨물었다.“이런 거면 돼요? 어디서 할래요? 차에서? 아니면 다른 곳에서?”남자의 얼굴이 급속도로 어두워졌다.하지만 윤혜인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몸을 쓰다듬었다. 그가 그녀에게 했던 것처럼 뜨거운 입김을 불며 정성을 들였다.“하고 나면 놔줘요.”남자는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하지만 그는 욕망이 없었고 그녀가 이해할 수 없는 표정이었다.그녀는 운명을 받아들이고 열심히 살고 싶었다.2년이다, 그녀도 이준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반항할수록 그를 더 자극할 뿐이다.그를 화나게 하면 떠나기가 더 어려워진다.사랑이 아니어도 그녀를 자신 곁에 묶어 두려하고 있다.이혼 전, 편하게 지내려면 그를 만족시켜야 했다.그녀는 그를 놓아주고 그의 앞에서 단추를 풀었다. 하얀 쇄골이 드러나고 점점 아래로 향했다...이준혁의 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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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4화
그는 한참 동안 그녀를 바라보았다. 욕구가 가라앉은 그는 몸을 일으켰다.문이 ‘쾅’하고 닫혔다.소파에 누워 있는 윤혜인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았다.심장이 찢어질 것 같은 통증이 온몸으로 퍼졌다.그렇게 한참이 지난 후, 그녀는 낮게 중얼거렸다.“윤혜인, 또다시 홀로 남겨졌네.”...청월 아파트를 벗어난 검정색 벤틀리는 술집으로 향했다.김성훈이 도착했을 때에는 이미 테이블 위에 빈 와인병이 7.8 개나 쌓여있었다.이준혁은 잔뜩 흐트르러 진 모습으로 술잔을 들었고 옆에는 육경한이 있었다.김성훈은 마치 미치광이를 본 눈빛이었다.그는 이준혁의 술잔을 빼앗으며 버럭 화를 냈다. “이준혁, 살고 싶지 않은 거야?”육경한도 얼큰히 취해 있었다.“이 정도는 괜찮아.”김성훈이 뭐라 하려는데 이준혁이 벌떡 일어서며 테이블을 내리쳤다. 그는 바텐더에 술잔을 가득 채우라고 눈치 주었다.직원은 난감해하며 사장의 눈치를 살폈다.김성훈의 눈빛이 살벌해졌다.“나가.”직원은 재빨리 몸을 피했다.자리에 앉은 김성훈이 육경한을 나무랐다.“어제 막 수술을 받은 상태라 이렇게 술을 마시면 안 돼.”이준혁이 비밀로 하는 바람에 육경한은 정말 몰랐다.그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어떻게 된 거야?”김성훈이 콧방귀를 꼈다.“잘 난 척이지 뭐겠어. 아름다움을 구해 영웅이 되고 싶었던 거지.”육경한은 자연스럽게 임세희가 떠올랐다.“세희가 왜?”“세희와는 상관없는 일이야.”김성훈이 대답했다.육경한은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혜인 씨?”“그래.”김성훈은 직원더러 따뜻한 차를 올리라고 했다. 그리고 이준혁 가까이에 밀며 물었다.“왜 이러는 건데? 말해 봐.”오전에 그가 확인하러 갔을 때까지만 해도 깨가 쏟아지고 있었는데 불과 몇 시간만에 문제가 생겼다.이준혁은 차를 마시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침묵하는 이준혁에 김성훈은 고의로 자극했다.“혜인 씨가 싫으면 이혼 도장 찍어버려. 너 때문에 줄을 서서 기다리는 다른 여자에게도 베풀란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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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5화
이준혁의 얼굴이 심각해졌다.멈칫하던 김성훈은 다시 말했다.“그때 가서 안달 나 하지 말라고!”이준혁의 미간에 주름 잡혔다.“마음대로 해.”이준혁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듣고 있던 육경한이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윤혜인이 널 좋아한다잖아!”“세상에!”김성훈은 충격에 휩싸이며 물었다.“몰랐던 거야?”이준혁의 입꼬리가 올라갔다. 그러다 이내 굳었다.“잘못 짚었어. 그녀가 좋아하는 사람은 내가 아니야.”그는 단호하게 말하며 술잣을 움켜쥐었다.한구운때문에 그에게 맞서는 윤혜인의 모습이 떠올랐다.지난 2년 동안 마음속에 다른 남자를 품었다는 사실을 인정할 수 없었다.모든 것이 거대한 돌덩이가 되어 그를 짓누른 것 같아 숨을 쉴 수 없다.치욕스러웠다.당장이라도 그 놈의 목을 꺾고 싶다.김성훈은 어이가 없었다.“어제 네가 쓰러졌을 때 혜인 씨 수술실 밖에서 3시간 동안 내내 울었어. 네가 깨어나지 않자 너의 곁을 지키며 한시도 떠나려 하지 않았어. 먹지도 마시지도 못하면서 말이야. 그런데도 너를 좋아하지 않는다고?”조금 흔들리던 이준혁은 곧바로 부인했다.“좋아하는 사람이 너인 것에 내 목을 걸 수 있어.”진정한 사랑을 해본 사람으로서 김성훈은 한 여자가 한 남자를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도는 보아낼 수 있었다.이준격은 차갑게 말했다.“네 목은 값 없어.”“이..”김성훈은 화가 치밀었다.“내기 해! 내가 지금 너에게 무슨 일이 생겼다고 혜인 씨에게 말할 거야. 무조건 한달음에 달려올 거야.”이준혁은 믿지 않는 눈치였다.김성훈의 자신의 말을 증명하고 싶어 휴대폰을 꺼내 윤혜인에 전화를 걸었다.“그럼 한번 지켜봐. 이기면 네 요트는 내거야.”그는 예전부터 이준혁의 요트에 눈독 들이고 있었다. 하지만 이제 단종되어 구할 수 없었다.이준혁은 잠시 눈을 깜빡였지만 굳이 제지하지 않았다.“좋은 대로.”연결음이 들리고 전화가 연결되었다.김성훈은 돌변하며 연기력을 뽐냈다. 그는 다급한 목소리로 외쳤다.“혜인 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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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6화
“의사가 아니어서 가도 도움이 안 돼요. 끊을게요.”뚜뚜뚜-전화는 끊어졌다.김성훈은 그 자리에 벙졌다.손에 들어 온 요트가 순식간에 사라졌다...이대로 물러설 수 없다!그는 요트를 위해 한 번 더 노력해 보고 싶었다.“어쨌든 오기만 하면 내가 이겨.”뚜뚜뚜...“전화가 이미 꺼져있어...”연속으로 5번 전화를 건 결과 윤혜인은 전화를 꺼버렸다.김성훈은 할말을 잃었다.“또 건드린 거야? 그럴 수는 없잖아...”그는 홀로 중얼거렸다.어젯밤 초점을 잃고 망연자실한 윤혜인이 이준혁 때문이 아니라면 설명이 되지 않았다.쨍그랑!거대한 소음과 함께 남자가 테이블을 엎었다.그의 표정은 너무 공포스러웠다. 손은 깨진 유리 조각으로 피가 흥건했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술 가져와!”김성훈은 미친 듯이 날뛰는 이준혁을 방관할 리 없었다. 그는 직원을 돌려보냈다.더 이상 마시면 저승길이다.하지만 육경한은 병을 따며 말했다.“여자는 오냐오냐하면 안 돼. 마셔.”이준혁은 술을 낚아채 그대로 들이마셨다.독한 술이 그의 위장을 맹렬히 태웠다.한 병, 두 병, 세 번째 병까지 비운 그는 마침내 몸을 가누지 못하고 바닥에 쓰러졌다.의식이 흐릿해지기 전.그가 말했다.“왜. 왜 난 안되는 거야.”청월 아파트.침대에 누워 뒤척이고 있는 윤혜인은 도무지 잠을 이룰 수 없었다.눈을 감으면 상처받은 눈을 하고 떠나는 남자의 모습이 떠나질 않는다.그녀는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또 헛된 상상을 했군.이준혁은 상처받을 사람이 아니다. 임세희만이 그의 기분을 좌우지할 수 있다...그녀는 억지로 잠을 청하며 눈을 감았다. 그러다 다시 눈을 떠 천장을 바라봤다.하지만 그녀의 마음은 이미 그곳으로 향했다.김성훈의 목소리는 농담하는 것처럼 들리지 않았다. 술을 피 토할 때까지 마셨다라...왜 자신을 괴롭히는 걸까? 아직 상처도 낫지 않았는데.그의 머릿속에 문씨 가문에서 이준혁이 몸으로 그녀를 구했던 모습이 떠올랐다.윤혜인은 침대에서 일어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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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7화
“혜인 씨.”김성훈은 기뻐하며 덧붙였다.“왔어요? 빨리 따라와요.”그는 한구운과 그의 비서를 아니꼽게 흘겼다.윤혜인이 다른 사람을 보러 병원에 온 걸 이준혁이 알게 된다면 병원을 통째로 부수려 할 것이다.누구를 위해서 여기에 왔든 이준혁은 그녀를 만나야 한다.그는 윤혜인을 끌고 위층으로 올라갔다.한구운이 뒤를 따르려 했지만, 그의 비서가 제지했다.“대표님, 그냥 계시는 게 좋을 것 같아요.”...엘리베이터 안.윤혜인은 걱정스럽게 물었다.“술을 얼마나 마신 거예요?”“당신 말고 또 누구 때문에 마시겠어요? 그의 이런 모습은 본 적 없어요.”“저요?”윤혜인은 잘못 들은 줄 알았다.“당연하죠. 전에 괜찮더니 왜 갑자기 이렇게 된 거예요?”윤혜인은 시선을 내리깔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김성훈은 한숨을 내쉬었다.“준혁이는 혜인 씨를 좋아하고 있는데 뭐가 그리 복잡해요?”윤혜인은 혼란스러웠다. 그녀는 김성훈의 말이 무슨 뜻인지 이해하지 못했다.엘리베이터에서 내리자, 김성훈이 한 곳을 가리키며 말했다.“들어가서 얘기 나눠 봐요.”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고 있는 윤혜인은 불안에 떨고 있었다.방금 전, 그들은 관계를 정리한 사이였다...하지만 그녀는 자신을 속일 수 없었다.그가 무사한 것을 두 눈으로 직접 봐야 안심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녀는 걱정을 안고 문을 두드렸다.단단히 닫혀 있지 않아 그녀가 두드리자 자동으로 열렸다.하지만 안에 다른 사람이 있을 거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거기에는 임세희가 옷이 흐트러진 채로 이준혁의 몸 위에 엎드려 있었다. 둘의 입술이 거의 맞닿을 정도로 가까웠다.만약 자신이 문을 열지 않았다면 두 사람은 다음 단계로 나아갔을 것이다.윤혜인의 손이 핏기를 잃었다.그녀는 눈을 깜빡이며 잘못 본 거라고 생각했다.하지만 눈앞의 상황은 그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똑똑히 알려주고 있었다.윤혜인은 그대로 망부석처럼 굳어버렸다.침대 위의 두 사람은 놀란 표정으로 그녀를 바라보았다.마치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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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8화
“어떻게 혜인 씨에 비교할 수 있겠어요?”김성훈의 말은 비수처럼 날아와 꽂혔다.그녀가 감히 비교할 수 없는 상대란 말인가?임세희는 한 발짝도 나설 필요 없이 이름만으로도 그녀를 무찔러버렸다.윤혜인은 입술을 깨물며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놔주세요. 몸이 안 좋아 돌아갈게요.”김성훈은 그제야 그녀의 이상함을 캐치 했다.그녀의 얼굴은 창백했다.그녀를 놓아준 김성훈이 무슨 일인지 물으려는데 전화가 울렸다.윤혜인은 자리를 떠났다.김성훈은 전화를 받았다. 그러자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왔다.“혜인이 잡아.”그는 눈을 동그랗게 뜨며 물었다.“아직 가지 않았어. 지금 문 앞에서 차를 기다리고 있어. 어떻게 된 거...”말을 채 끝마치기도 전에 상대는 전화를 끊어버렸다....문이 열리고 이준혁은 병실 밖으로 뛰쳐나갔다.인세희만이 뒤에서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고 있었다.한참 후, 그녀는 사악하게 입꼬리를 올렸다.내가 선물을 준비하고 있으니 윤혜인, 너 기대해....우르르 쾅쾅-번개소리와 함께 폭우가 쏟아졌다.드디어 택시가 도착했다.택시에 막 타려는데 누군가가 그녀를 불렀다.“거기 서.”이준혁의 목소리였다.그녀는 멈칫했다.왜 쫓아온 거야? 그녀가 방해했다고, 무턱대고 찾아와서 혼내려는 걸까?이것 말고는 다른 이유를 생각할 수 없었다.하지만 그것이 무엇이든 간에 그녀는 지금 그를 마주하고 싶지 않았다.방금 찔린 상처가 너무 깊어서 더 이상의 자극을 견딜 수 없었다.그녀는 망설이지 않았다.차에 오른 그녀는 기사에게 출발하라고 했다.“서둘러 주세요.”“윤혜인!”이미 길에 뛰어든 이준혁은 간발의 차이로 택시를 놓쳤다.택시는 빠르게 달렸다.쏟아지는 빗물에 온몸이 흠뻑 젖었고 목에 두른 붕대가 모두 젖었다.진 붉은 피는 빗물과 섞여 흘러내려 비극적인 장면이 연출되었다.김성훈은 우산을 들고 다가와 화를 냈다.“죽고 싶어 환장했어?”이렇게 자신의 몸을 함부로 하는 사람은 본 적 없다.그는 이준혁을 잡아끌었다. 하지만 이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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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9화
그러다 기사가 외쳤다.“누굴 찾아가 돈 받아요?”그때 주훈이 기사에게 다가와 말했다.“저를 따라가시죠.”뒷좌석에 앉은 윤혜인은 동공이 풀렸다.폭우 소리는 그녀의 마음을 후려치는 것 같았다.너무 차가웠다.이준혁과 임세희의 관계를 받아들였다고 생각했는데 두 눈으로 직접 보고 나니 견딜 수 없었다.이런 자신이 너무 우스웠다.자신을 마비시키며 속였던 것이다.빵-날카로운 경적이 울렸다.갑자기 몸이 앞으로 쏠렸다. 안전벨트를 하지 않았다면 튕겨 나갔을 것이다,급브레이크를 밟은 기사는 차를 멈추고 욕설을 내뱉었다.“미쳤어? 운전할 줄 알기나 해?”휘몰아치는 빗줄기 속에서.훤칠한 키의 남자가 걸어왔다.그는 뒷좌석의 문을 열고 한껏 움츠린 여자에게 말했다.“내려.”윤혜인은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그가 진짜 쫓아올 줄 몰랐다.비에 흠뻑 젖은 그의 모습은 엉망이어도 여전히 멋졌다.아무 말도 하지 않는 그녀를 그가 잡아당겼다.당황한 그녀가 그의 손을 뿌리쳤다.“돌아가요.”남자는 그녀를 뚫어지게 응시했다.“왜 왔어?”윤혜인은 시선을 피하며 말했다.“당신 보러 온 거 아니에요.”그는 단호하게 물었다.“왜 도망가는 거야? 질투해? 아직 나를 걱정하는 거지?”그녀는 입술을 깨물었다.다시는 사랑이라고 말하고 싶지 않았다.다시는 자신의 무덤을 파는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오바하는 것 같네요. 그런 상황에서 피하지 않으면 구경이라도 해야 할까요?”비는 더욱더 거세게 쏟아졌다.기사는 참지 못하고 한 소리 했다.“영화 찍어요? 나도 바쁜 사람이라고요.”남자는 계좌번호를 입력하라고 핸드폰을 건넸다.딩-“이제 충분해요?”입금된 숫자를 보니 아주 만족스러운 숫자였다. 그가 한달 동안 일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였다.기사는 웃으며 말했다.“밖에 비가 많이 내리고 있으니 들어와서 천천히 얘기해요. 3박 3일도 문제없어요.”“당신!”윤혜인은 어이가 없었다.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 하지만 주머니 사정이 여유롭지 않으니 그냥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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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0화
불과 몇초였지만 입술이 마비되는 것 같았다.그의 옷은 젖은 상태였다. 하지만 그녀는 몸이 뜨거워졌다.뜨거우면서도 차가운, 곧 죽을 것 같은 느낌.나이가 많은 기사는 너무 낯 뜨거운 광경에 부지런히 열을 식히고 있었다. 그는 차라리 눈을 감아버렸다.조용한 차 안, 두 사람의 입술이 부딪히는 소리가 너무 선명했다.윤혜인이 참지 못하고 신음을 뱉었을 때 이준혁은 그녀 위로 무너졌다.그의 하반신이 그녀를 짓눌렀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그를 안았을 때 설명할 수 없는 공포에 휩싸였다.남자의 목뒤에서 어깨를 타고 흐르는 피가 그녀의 손에 흘러내렸다.윤혜인의 눈동자가 흔들렸다.“기사님, 병원으로 빨리 가주세요.”병원 침실.이준혁은 비로 인해 상처가 감염되어 열이 조금 났다.김성훈은 짧게 주의 사항만 일깨워주었다. 그러다 떠나기 전에 참지 못하고 입을 열었다.“믿을지는 모르겠지만 준혁이는 혜인 씨를 많이 아껴요.”이준혁은 어렸을 때 부모님이 오랫동안 별거했고 애정 결핍과 가족의 부재로 인해 자신의 감정을 제대로 마주하지 못했다. 그래서 감정을 표현하는 데에도 많이 서툴렀다.김성훈은 이런 이준혁에 대해 잘 알고 있었다.하지만 무의식중에 나오는 행동은 숨길 수 없는 것이다.그는 진짜 윤혜인은 누구보다 아꼈다.침대 옆에 앉은 그녀는 창백한 얼굴로 침대에 누워있는 그를 바라보았다.뭐라 설명할 수 없는 감정이었다.진짜일까?그럼, 왜 이렇게 못되게 구는 걸까?왜 항상 그녀의 마음을 짓밟는 것일까?하지만 또 아끼지 않는 것이라면 왜 놓아주지 않은 걸까?왜 그녀를 곁에 두려는 걸까?이런저런 생각에 잠기던 윤혜인은 침대에 엎드린 채로 잠이 들었다.한편, 김성훈과 육경한도 그의 곁을 지켰다.둘은 복도에서 담배를 피고 있었다.김성훈이 입을 열었다.“소씨 가문에 너무한 거 아니야? 방금 그 집 아가씨가 아빠와 함께 응급실에 들어가는 것을 봤어. 이러저리 뛰어다니다가 무릎을 긁히고 신발도 하나 잃어버린 것 같아.”육경한의 얼굴이 연기에 가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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