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Chapters of 이혼하자더니 갑자기 연애: Chapter 491 - Chapter 500
587 Chapters
제491화
차는 앞으로 수백 미터나 밀려났다. 파란 차의 미친 듯한 움직임에 윤혜인은 생명의 위협을 느낄 정도였다.퍽!한구운의 등은 유리에 부딪혔다. 윤혜인은 의자에 묶여 있는 덕에, 그리고 한구운이 앞에 있는 덕에 부딪히지 않을 수 있었다. 안 그러면 앞으로 날아가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몰랐다.뒤에 있던 차는 잠깐 멈춰 있다가 금세 다시 무서운 엔진 소리를 냈다.부릉!듣기만 해도 가슴이 벌렁거리는 소리였다. 윤혜인은 심장이 밖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파란색 차는 다시 돌진하지 않고 엔진 소리만 시끄럽게 났다. 일종의 경고인 듯했다. 한구운은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다친 채로 운전석에 가서 엑셀을 힘껏 밟았다.부릉!차는 쏜살같이 앞으로 날아갔다. 파란색 차도 금세 따라왔다.남자는 화려한 기술로 한구운의 앞에 가서는 억지로 차를 세우게 했다. 하지만 한구운은 차를 세우기는커녕 아까 당했던 것처럼 힘껏 파란색 차를 향해 돌진 했다.파란색 차는 진작 예상한 듯 브레이크를 밟았다. 그렇게 둘은 아무도 양보하지 않고 신경전을 벌였다.잔뜩 겁먹은 윤혜인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오빠, 이러지 마. 제발 이러지 마. 우리 일단 차에서 내리자, 응?”한구운은 걷잡을 수 없는 위험한 기운을 뿜어냈다. 그는 싸늘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살아있는 한 절대 널 쉽게 넘기지 않을 거야.”파란색 차 안의 사람이 누군지 두 사람 다 알고 있었다.윤혜인은 상대가 진짜 자신을 죽이려고 한 것인지 생각하고 있었다. 스스로 아닐 것이라고 위안하기는 했지만 몸이 바들바들 떨리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두 차량은 아직도 서로 마주 붙은 채 신경전을 벌였다. 귀를 찌르는 엔진 소리에 그녀는 숨 막히도록 무서워서 미칠 것만 같았다. 얼굴도 핏기 하나 없이 창백해졌다.이때 파란색 차가 먼저 양보하고 길을 비켜줬다. 한구운의 차는 시끄럽게 앞서 나갔다. 금방이라도 토할 것 같았던 윤혜인은 울면서 외쳤다.“오빠, 차 세워! 세우라고!”한구운 어두운 눈빛으로 지금도 따라오는 파란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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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2화
위험천만한 상황에서 이준혁은 급하게 밖으로 나갔다. 그의 눈앞에는 믿을 수 없는 장면이 펼쳐졌다.피투성이가 된 한구운은 자기 몸으로 윤혜인을 지켜주고 있었다. 그의 몸은 철근에 찔리고 깔려 너덜너덜해졌는데도 말이다.윤혜인은 넋이 나간 표정이었다. 이준혁은 그녀를 밖으로 끌어냈고 약간의 찰과상만 있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옷을 붉게 물든 핏자국은 그녀의 것이 아니었다. 잠시 후에야 그녀는 한구운이 자신을 희생해서 그녀를 지켜줬다는 걸 깨달았다.차가 미친 듯이 질주할 때 그녀는 진짜 죽는 줄 알았다. 그러나 그 순간 한구운이 자기 몸으로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한구운이 의자를 뒤로 당겼기에 망정이지, 안 그러면 두 사람 다 철근에 관통됐을 것이다. 아찔한 순간이 다시 떠오르자, 그녀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그녀를 납치한 범인이 목숨 걸고 그녀를 지켰다. 이걸 미워해야 하는지, 고마워해야 하는지 헷갈렸다.그녀는 결국 감정을 주체하지 못한 채 울음을 터뜨렸고 이준혁을 바라보며 애원했다.“오빠 좀 살려줘요... 제발...”아무리 나쁜 사람이라고 해도 죽어가는 모습을 보고 있을 수만은 없었다. 더군다나 한구운은 그녀를 다치게 할 생각이 조금도 없었다.이준혁의 안색은 좋지 않았다. 윤혜인이 다른 남자의 품에 안겨 있던 모습은 낙인처럼 가슴에 찍혔다.그는 앞으로 가서 확인했다. 창백한 안색의 한구운은 금방이라도 목숨을 잃을 것 같았다. 어쩔 수 없이 그는 신고부터 했다. 전문가가 없는 상황에서는 한구운을 절대 건드릴 수 없었다.손가락을 굽힌 그는 한구운이 호흡은 하는지 확인하기 위해 가까이 다가갔다. 이때 한구운이 피식 웃으면서 말했다.“하... 봤어요? 혜인이... 날 위해 울고 있어요... 혜인이 마음속에... 아직 내가 있다고요...”한구운은 힘겹게 말을 이었다. 말을 마친 다음에는 피까지 토해냈다. 마치 마지막 힘을 짜낸 것처럼 그는 머리를 들어 이준혁을 바라봤다. 그리고 두 사람만 들을 수 있는 목소리로 무언가 말했다.그 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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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남자의 냉정함에 윤혜인은 제자리에 얼어붙었다. 잠시 후 그녀는 차에서 내리려고 버둥거렸지만 이준혁이 말려 섰다.그는 윤혜인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차가운 시선은 가슴을 찌르는 것 같았다.“그렇게 떨어지기 싫어?”그의 시선에 겁먹은 윤혜인은 머리를 흔들었다.“아니요. 난 그냥 죽어가는 사람을 혼자 내버려둘 수 없을 뿐이에요.”이 세상에서는 매 순간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저 사람이 낯선 사람이었다고 해도 이럴 거야?”이준혁은 담담한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너 지금 이러는 거 다 저 새끼가...!”그는 말을 끝까지 잇지 못했다. 두 사람은 서로 마주 앉아 있었지만, 그 사이에는 바다가 사이 두고 있는 것 같았다.윤혜인이 다시 한번 차에서 내리려고 할 때 이준혁은 결국 참지 못하고 그녀를 잡아당겼다. 그러고는 겹겹이 옷을 벗기기 시작했다.“안 돼!”윤혜인은 비명을 지르며 옷을 꽉 붙들었다. 하지만 결국에는 이준혁의 힘을 이기지 못하고 속옷만 남을 때까지 벗겨졌다.그녀는 자신의 몸을 감싼 채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봤다.“준혁 씨 미쳤어요?!”이준혁은 그녀의 말이 들리지도 않는지 하나 남은 속옷까지 찢어냈다. 결국 그녀의 몸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눈물을 머금은 그녀는 몸을 잔뜩 웅크린 채 파르르 떨리는 입술로 말했다.“준혁 씨... 빨리... 옷 돌려줘요...”이준혁은 적나라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봤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하나도 놓치지 않았다.그 눈빛에 그녀는 금방이라도 몸이 갈기갈기 찢길 것만 같았다. 그의 눈빛이 너무 강하게 느껴져서 어디를 가려야 할지도 몰랐다.그녀는 물기 머금은 표정으로 애원했다.“돌려줘요...”이준혁은 차 창문을 열고 옷을 내던졌다. 한구운의 피가 묻은 옷은 보기만 해도 미칠 것만 같았다.“차에서 내리고 싶다며?”그는 낮게 깐 목소리로 말했다. 이를 악문 모습은 무언가 참고 있는 것 같았다.“가!”그는 결국 참지 못하고 언성을 높였다.윤혜인은 낯선 사람을 보는 눈빛으로 그를 바라봤다. 옷을 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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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4화
윤혜인은 이런 말을 듣고도 표정 변화가 없었다. 지금의 이준혁이 너무 낯설게 느껴졌던 것이다.밖에서 구급차와 소방차의 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윤혜인도 이제야 시름을 조금 놓을 수 있었다.그녀는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준혁을 바라보더니 조금 전의 질문에 대답을 해줬다.“그렇다면 계약 해지해요.”서로 싫어하는 사람끼리 얼굴을 마주해야 할 이유가 무엇이 있겠는가?“해지...?”이준혁의 목소리는 아주 싸늘했다. 머릿속에는 저도 모르게 한구운이 윤혜인을 끌어안고 있던 모습이 떠올랐다.그는 난폭하게 윤혜인의 턱을 잡더니 매정한 칼같이 마음에도 없는 말을 내뱉었다.“네가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런 말을 하지?”그의 표정과 말투에는 경멸이 담겨 있었다. 호흡마저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윤혜인은 옷자락을 꽉 잡았다.가슴도 아프고, 폐도 아프고... 그저 한마디 들었을 뿐인데 안 아픈 곳이 없는 것 같았다. 숨을 제대로 쉴 수 없을 정도의 통증이었다. 문현미에게서 모진 말을 들었을 때도 이렇게 아프지 않았는데 말이다.윤혜인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하고 싶은 말도 없었다. 입만 열지 않으면 눈물 참을 자신이 있었다. 이준혁 앞에서는 더 이상 눈물 한 방울 흘리기 싫었다.이준혁은 시선을 거뒀다. 창밖에서 한구운이 구급차에 실리는 것을 확인하고는 무표정하게 시동을 걸었다.어둠을 가르며 운전하다가 차는 스카이 별장 앞에 세워졌다. 낯설고도 익숙한 곳을 보고 윤혜인은 주먹을 꽉 쥐었다.“나 집에 돌아갈래요.”이준혁은 천천히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아무런 감정도 담겨 있지 않는 목소리로 대답했다.“여기가 네 집이야.”그의 목소리는 아주 담담했다. 무서울 정도로 담담했다. 그래서 윤혜인은 타협할 수밖에 없었다.“적어도 저 혼자 걸어가게 해줘요.”이준혁의 시선에는 냉기가 맴돌았다. 그는 그녀를 확 들어 올리더니 침실에 가자마자 욕조에 내려놓았다.물을 채우는 사이 그는 또다시 그녀의 옷을 벗겼다. 그리고 아플 정도로 살을 팍팍 문질렀다.윤혜인은 공허한 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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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5화
윤혜인은 넋이 나갔다. 이런 건 계약서에 쓰지 않아도 되는 상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그때는 괜히 이런 얘기를 꺼내 봤자 비웃음만 살 것 같았다. 자의식 과잉이라면서 말이다.그녀의 얼굴에 붙은 잔머리를 넘겨준 이준혁은 입꼬리를 위로 올리면서 말했다.“결혼까지 해놓고 아무 일도 없을 줄 알았나?”욕조의 물이 넘쳐났다. 안으로 들어온 이준혁은 눈살을 찌푸린 채 차갑게 물었다.“앞으로 할래? 뒤로 할래?”흠칫 놀란 윤혜인은 도망가려고 했다. 하지만 이준혁이 그녀의 발목을 확 낚아챘다.“꺄악!”그녀는 비명을 지르면서 넘어지지 않기 위해 욕조를 붙잡았다. 눈부시도록 하얀 등은 자꾸만 남자를 자극했다.이런 자세에 흥분하지 않을 남자는 없을 것이다. 압도적인 덩치 차이에 이준혁은 손쉽게 그녀의 허리를 잡을 수 있었다.“고생하고 싶지 않으면 허리 들어.”윤혜인의 안색은 창백해졌다. 그녀는 몸을 돌리고 싶었지만, 이준혁에게 잡힌 탓에 조금도 움직일 수 없었다.그녀는 몸을 파르르 떨면서 물었다.“준혁 씨, 이러지 마요. 무섭다고요... 도대체 나한테 왜 이러는 거예요?”그녀는 흐느끼는 목소리로 말하면서도 눈물만은 끝까지 흘리지 않았다.“왜 그 새끼를 따라갔어?”남자는 차가운 목소리로 되물었다. 윤혜인은 결국 참지 못하고 흐트러진 호흡으로 눈물을 흘렸다.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은 뚝뚝 욕조 안에 떨어졌다.“따라간 거 아니에요...”그녀는 잘 들리지도 않는 목소리로 겨우 설명했다. 그러나 이준혁은 믿지 않는 듯 어두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CCTV에서 한구운이 그녀를 안을 때, 그녀는 추호의 반항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두 사람은 차에 올라탔다.후에 이준혁은 GPS로 두 사람의 위치를 추적했다. 뒤따라가는 그의 시선에 들어온 것은 굳이 가까이에서 속삭이는 두 사람의 모습이었다. 만약 막지 않았다면 금방이라도 차가 흔들릴 것 같았다.아이가 생긴 것을 보면 이번이 처음이 아닌 것 같았다. 어쩌면 한구운이 치료받으러 가기 전에 생긴 일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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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6화
힘이 빠진 그녀의 목소리는 아주 나른했다. 이준혁의 입장에서는 약간 귀여워 보이기도 했다.목욕할 때부터 그녀는 계속 얌전히 있었다. 덕분에 마음이 약해진 이준혁은 훨씬 부드러워진 목소리로 그녀의 머리카락을 쓰다듬었다.“여기 뭐 묻었어.”이때 무언가 떠오른 윤혜인은 안색이 창백해졌다. 조금 전 그녀는 이준혁을 진정시키기 위해 꽤 주동적으로 움직였다. 지금 다시 생각하면 한없이 수치스럽고 슬픈 것들이었다.‘다음에 이런 일이 일어날 때도 똑같이 해야 하나?’다행히 아직은 임신한 티가 나지 않았다. 그러나 계약이 끝날 때가 되려면 4개월이나 기다려야 했다. 계약이 끝나기 전에 들킨다면 아주 귀찮아질 것이다.윤혜인은 굳이 직접 묻지 않아도 이준혁의 태도가 예상이 갔다. 아이를 낳든 말든 떠나서 그는 절대 그녀에게 아이를 넘겨주지 않을 사람이었다.이 아이는 분명히 그녀의 아이인데, 어떻게 이준혁에게 빼앗길 수 있겠는가?이미 한 번 잃어 본 트라우마와 오늘 밤의 기억이 복합적으로 섞여서, 그녀는 임신 사실을 숨겨야 한다는 결심을 점점 더 굳혔다.그녀는 너무 후회되었다. 애초에 이준혁과 결혼하는 것이 아니었다고 말이다.차라리 몸으로 때우는 것이 나았을지도 모른다. 멍청하게 결혼한 탓에 지금 이 고생을 하고 있지 않는가?그녀는 우느라 퉁퉁 부은 눈을 감고 생각에 잠겼다. 욕망이 가신 다음의 이준혁도 이성을 되찾았다.이준혁은 그녀의 몸에 남은 키스 마크를 물끄러미 바라봤다. 분노도 약간은 달래진 것 같았다. 하지만 그 자리를 대신한 것은 실망과 두려움이었다.실망은 끝까지 거짓말한 그녀를 향한 것이었고, 두려움 그녀가 떠날 수도 있다는 불안에서 비롯된 것이었다.그는 이제 그녀와 떨어질 수 없음을 뼈저리게 깨달았다. 다른 사람의 아이를 밴 것을 받아들일 수 없는 것과 똑같다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만약 둘 중에서 선택해야 한다면, 그는 아마도 전자를 선택할 것 같았다.이준혁은 자신의 곁에 누워있는 윤혜인을 계속 바라봤다. 그녀의 존재 자체만으로도 공허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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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7화
윤혜인이 아무리 험한 말을 한대도 이준혁에게는 타격이 없었다. 그는 위로 올라가 그녀를 품에 가둔 채 나지막한 목소리로 경고했다.“계약 결혼인 걸 잊지 않는 것도 좋지만, 이게 결혼이라는 것도 잊지 마. 부부면 부부다운 일도 해야지. 안 그래?”“어떻게 지금도...”화가 났던 윤혜인은 말을 끝까지 하지도 못했다. 오늘 밤의 일이 아직도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처럼 고통스럽게 느껴지는데 말이다.“준혁 씨랑 결혼한 건 내 인생 가장 잘못된 선택이에요.”이 말은 이준혁의 가장 나약한 신경에 바로 꽂혔다. 그는 고개를 숙인 채 차가운 표정으로 말했다.“다시는 이런 말 하지 마.”“왜요? 이제는 내가 하고 싶은 말 하는 것도 안 돼요?”윤혜인은 완전히 패닉 상태에 빠졌다. 이제는 하다 하다 감금까지 한다니 말이다.“얌전히 있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덤덤한 말투와 달리 싸늘한 눈빛에 공기 속에는 정적이 맴돌았다. 윤혜인은 바들바들 떨리는 입술로 겨우 입을 열었다.“또... 또 뭘 하려는 거예요?”“실수를 했으면 벌을 받아야지.”이준혁은 이미 이성을 완전히 잃은 모습이었다.“안 돼... 안 돼요...!”윤혜인은 위로 피하다가 침대 머리에 머리를 부딪혔다.탁!이제 더 이상 피할 길은 없었다. 이준혁은 사정없이 몸을 숙여 그녀의 목을 깨물었다.아픈 동시에 서러웠던 그녀는 이 악문 목소리로 말했다.“당신은 사람도 아니에요...”이준혁은 있는 힘껏 그녀의 몸을 잡았다. 분노는 그의 힘에 완전히 드러났다.“오늘은 말이 안 나올 때까지 해야겠네.”윤혜인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 그녀는 이제 이준혁의 막무가내에 익숙해졌다. 하지만 배 속의 아이는 아니다.아이를 지켜야 한다는 생각에 그녀는 창백한 안색으로 애원했다.“그러지 말고 우리...”이준혁은 그녀에게 말하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다. 고된 시간은 또다시 시작되었다.그는 짐승이라도 되는 것처럼 해가 뜰 때까지 그녀를 몰아붙였다. 너무 피곤했던 그녀는 어느 순간 쓰러져 버렸다.다시 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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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8화
남자의 정체는 다름 아닌 진찬성이었다. 빨간색 정장은 그의 몸에서 유난히 촌스러워 보였다.소원은 경계적인 눈빛으로 물었다.“당신이 어떻게 여기에 있어요?”그녀는 진찬성에 관한 소문을 들은 적 있었다. 그는 사생활이 문란하기로 유명했는데, 한 번은 파트너를 죽인 적도 있다고 했다.진찬성은 음침한 눈빛으로 그녀를 훑어보며 성큼성큼 걸어갔다.“내 집에 내가 있는 데 문제 될 건 없지 않나?”점점 가까워지는 진찬성을 보고 소원은 심장이 세차게 뛰기 시작했다.“죄송해요, 제가 잘못 찾아왔네요.”말을 마친 그녀는 몸을 돌려 밖으로 나가려고 했다. 하지만 아무리 기를 써도 문을 열 수가 없었다.“잘못 오지 않았어.”진찬성은 그녀의 바로 뒤에서 뜨거운 숨결을 불었다. 소름이 돋았던 소원은 몸을 흠칫 떨었다.“그게 무슨 의미예요?”“여기까지 와놓고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어?”심장이 쿵 내려앉았던 소원은 주먹을 꽉 쥐면서 평정심을 유지했다.“네, 모르겠어요. 그러니 빨리 문을 열어 주세요.”“풉.”진찬성은 피식 웃더니 그녀의 어깨에 놓았던 손을 점점 아래로 움직였다.“꼭 설명을 해줘야 알겠어? 우리 매부가 널 나한테 보냈어.”진찬성의 손은 말하는 동시에 소원을 옷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갔다. 소원은 그의 손을 쳐내더니 멀리 떨어지면서 물었다.“정말로 육경한 씨가 그랬어요?”그녀에게 맞은 손이 아팠던 진찬성은 불쾌한 표정으로 말했다.“내가 언제까지 설명해 줘야 해? 그래, 내 말 한마디에 육경한이 널 보내주더라.”소원은 속으로 피식 웃었다. 그다지 놀랍지는 않았다. 육경한이라면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짓이었기 때문이다.“제 자유는 육경한이 이래라저래라 할 수 있는 게 아니에요. 당장 문 열어요. 안 그러면 신고할 거예요.”소원은 정말 신고할 기세로 핸드폰을 꺼냈다. 하지만 통화 연결음이 들려오기도 전에 진찬성이 핸드폰을 쳐냈다. 그러고는 표독한 눈빛으로 점점 가까이 다가왔다.본능적으로 위험을 느낀 소원은 뒤로 물러났다. 대문으로 도망가기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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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9화
두피는 찢긴 것처럼 얼얼했고, 피가 난다고 해도 이상해할 것 없었다.“하하하하하...”진찬성은 자기 작품에 만족스러운 듯 미친 듯이 웃기 시작했다.“벌써 조용해지면 지루한데.”눈물이 앞을 가린 탓에 소원은 진찬성이 잘 보이지 않았다. 그저 남자가 점점 가까워지고 있다는 것만 알았다.진찬성은 표독한 표정으로 말했다.“좀 반항이라도 해봐.”그는 아직 시작도 하지 않았다. 그다음 더 강한 고통이 이어졌고 소원은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후에 가서는 머릿속이 완전히 흐트러졌고 소리도 들리지 않았다. 말은 한마디도 나오지 않았고 사지는 감각을 잃었다.그렇게 시간이 얼마나 지났을까, 그녀는 마리오네트처럼 멍하니 앉아 있었다. 그녀가 깨문 입술의 상처에서는 피가 흘러내리고 있었다.진찬성은 이제야 변태적인 심리가 만족했는지 몸을 일으켰다. 그리고 서랍장 앞에 가서 하얀 알약을 꺼내 먹었다.약간의 문제가 있었던 그는 약을 먹지 않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 처음에는 시각적 자극을 주는 것으로도 가능했지만 이제는 약에 완전히 의지해야 했다.소원의 몸매는 정말 죽여줬다. 마른 데도 풍만한 것이 그의 이상형 그 자체였다.잠깐 숨을 고른 그는 바지 벨트를 풀었다. 소원은 누군가 다가오는 것을 느꼈는데도 반항할 힘이 없었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토할 것 같았다.그렇게 당하고 있을 수밖에 없나 싶을 때 진찬성이 갑자기 욕설을 내뱉었다.“제기랄!”아직 시작하기도 전에 소원의 몸매에 자극받아서 참지 못했던 것이다.그는 주절주절 욕설을 내뱉으며 다시 서랍장 앞으로 갔다. 이번에는 단단히 결심했는지 약을 여덟 알이나 먹었다.리모컨을 누르자 TV에는 조금 전에 장면이 재생되었다. 고통 섞인 비명을 들으면 그는 더 빨리 흥분할 수 있었다.그도 바로 시작하고 싶기는 했지만, 소원이 버티지 못할 것 같아서 참았다. 아직은 산 사람이 좋았기 때문이다. 다행히 지금은 영상만으로도 만족이 되었다.소원은 자신이 얻어맞던 영상이 재생되고 있다는 것을 똑똑히 알았다. 입술은 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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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0화
얼마 지나지 않아 밖으로 나온 진아연은 육경한에게 드레스 입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요즘 함께 할 시간이 거의 없었던 것이 마음에 걸렸던 그는 흔쾌히 허락했다.드레스 보러 가는 길 소종이 전화 왔다. 육경한은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전화를 받았고, 무슨 말을 들었는지 원래도 차갑던 얼굴이 점점 더 차가워졌다.끼익!곧장 브레이크를 밟은 그는 핸들을 틀어 다른 곳으로 질주하기 시작했다. 불안한 기분이 들었던 진아연은 조심스럽게 물었다.“지금 어디 가는 거예요?”육경한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표정은 더 이상의 질문을 허락하지 않는 듯 어두웠다.“아!”이때 진아연이 갑자기 배를 끌어안고 울기 시작했다.“경한 씨, 저 배가 너무 아파요.”육경한은 바로 속도를 늦추며 머리를 돌렸다.“뭐?”진아연은 식은땀을 흘리면서 고개를 끄덕였다.“배가 너무 아파요... 죽을 것 같아요...”육경한은 차를 세우고 그녀를 길가에 앉혔다.“여기서 잠시만 기다려. 소 비서가 널 병원에 데려다 줄 거야.”말을 마친 그는 단호하게 차에 올라타 멀어져갔다. 속도가 하도 빨라서 말릴 새도 없었다.‘나 지금 길바닥에 버려진 거야?’“아아악!”진아연은 발을 동동 구르며 소리를 질렀다.“이게 다 그년 때문이야!”그녀는 핸드폰을 꺼내 진찬성에게 전화를 걸었다. 하지만 아무리 걸어도 받는 사람이 없었다.한편, 방안에서 영상을 너무 높게 튼 탓에 진찬성은 핸드폰은 진동 소리를 듣지 못했다. 이번에 그는 한참이나 준비하다가 소원을 향해 걸어갔다.잠깐 숨 쉴 틈이 생긴 덕에 소원은 이성을 되찾았다. 그리고 지금 그녀를 구할 사람 자기 자신밖에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진창성이 더러운 모습으로 가까이 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뒤로 넘어지며 있는 힘껏 그의 얼굴을 찼다.“악! 아악!”무방비한 상태였던 진찬성은 비명을 지르며 바닥에 쓰러졌다. 소원도 뒤로 넘어지고 말았다. 다행히 의자가 있는 덕이 크게 다치지는 않았다.그녀는 의자에 묶인 채로 앞으로 기어가 과도를 잡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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