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 해지: 놔줘요 대표님의 모든 챕터: 챕터 131 - 챕터 140
804 챕터
제131화
소수빈은 소유욕에 불타오르는 이승하의 눈빛을 보았다. 마치 승리를 확신한 듯 카리스마가 넘쳤다. 소수빈은 원래 서유를 김시후에게 돌려주라고 설득하려 했지만 이런 그의 모습을 보자 하려던 말을 삼켰다.‘대표님이 서유 씨를 포기할 수 없었네. 그래서 김시후와 겨루게 된 거야.’이런 이승하의 속내를 알고 있었지만 소수빈은 아는 척 티를 내지 않았다. 그저 “네”라고 대답을 하고 소식을 차단할 방법과 수단만 생각했다.비록 별장에 있는 사람들은 모두 이승하의 측근이지만 저택에 있는 큰 사모님이 움직이면 쉽게 막아낼 수 없었다. 소수빈은 이럴 때일수록 이승하를 위해 장애물을 제거해야지 서유를 포기하라고 설득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방금 서재에서 있던 대화를 모르는 서유는 주태현이 자기 가방을 들고 들어오자 급히 몸을 가누며 일어나 앉았다.“서유 씨, 가방을 찾았어요.”서유는 주태현이 건네준 가방을 두 손으로 받으면서 말했다.“감사합니다.”그러자 주태현은 선한 미소를 지으며 대답했다.“도련님께서 찾으신 겁니다. 인사는 도련님께 하세요.”서유는 예의 바르게 웃고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주태현도 그녀의 방에 오래 머무는 것이 불편하여 편히 쉬라고 당부하고 자리를 떠났다.주태현이 떠난 후에야 서유는 가방을 열어 휴대폰을 꺼냈다. 바로 조금 전, 정가혜가 그녀에게 십여 통의 전화를 걸었다. 깜짝 놀란 서유는 급히 콜백을 하였다. 통화 연결음이 딱 한 번 울리더니 정가혜가 전화를 받았다.“서유야, 어떻게 된 일이야? 송사월이 왜 우리 집 앞에 있어?”서유가 말하기도 전에 정가혜가 놀란 목소리로 물었다.“설마 5년 만에 복수하러 찾아온 것은 아니겠지?”서유는 김시후가 직접 찾아올 줄은 몰랐다.“가혜야, 복수하러 온 것이 아니야.”서유는 회사에서 김시후를 접대하라고 한 일을 정가혜에게 말해줬다. 계단 어귀에 숨어 있던 정가혜는 그제야 미간을 찌푸리며 중얼거렸다.‘이런...’그리고 문 앞을 지키고 김시후를 슬쩍 쳐다보았다.“서유야, 그런데 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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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2화
“가혜 누나...”김시후가 울먹이며 외치는 그녀의 이름에 정가혜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았다.정가혜는 눈앞에 있는 이 사람이 김시후가 아니라 송사월이라고 믿고 싶었다.그래서 그가 예전처럼 자신을 불렀을 때 정가혜는 놀랄 수밖에 없었다.하지만 그녀는 아무 대답도 하지 않고 충혈된 김시후의 눈을 차갑게 바라봤다.예전에 정가혜는 서유를 데리고 부산으로 가서 김시후를 찾은 적이 있다. 하지만 두 사람은 김시후의 경호원에게 쫓겨났다.그 후 정가혜는 서유의 권유로 서울로 돌아갔고 김씨 가문 사람들로부터 사진을 뺏겼다. 당시 셋집은 아수라장이 되었고 어렵게 모은 돈으로 산 가구들도 모두 산산조각이 났다.하지만 정가혜를 더욱 실망하게 한 것은 김시후가 서유를 죽이려 했다는 것이다. 정가혜는 이런 일들을 잊은 적이 없다. 그래서 지금 다시 김시후를 만났을 때 쌓여왔던 화가 치밀어 올랐다.“죄송해요...”그는 용기를 내어 끝내 이 말을 뱉었다. 5년 늦은 사과였다. 또한 늦은 사과 때문에 그들은 5년이란 시간을 낭비하였다.“그 말은 서유한테나 해.”그가 가장 미안해야 할 사람은 서유이지 정가혜가 아니었다.“누나한테도 미안하고 서유한테도 미안해요...”그는 중얼거리면서 무의식적으로 정가혜의 손을 잡았다. 그리고 울먹거리면서 말했다.“서유가 어디 있는지 알려주세요. 제발요. 서유에게 할 말이 있어요.”비록 정가혜는 김시후를 수상하게 생각했지만 도대체 어디가 이상한지 깊이 생각하지 않고 그대로 그의 손을 밀쳐 버렸다.“며칠 뒤 찾아오겠다고 했으니 할 말 있으면 그때 다시 해.”“아니에요. 서유는 이승하에게 끌려갔어요. 이승하는 서유를 돌려보내지 않을 거예요.”이승하의 이름을 언급하자 그는 겁에 질려 부들부들 떨었다. 그는 서유가 몸을 팔아 자기를 구한 것을 알았지만 서유를 산 사람이 바로 이승하인 줄은 몰랐다.만약 이승하가 그날 자기 손에서 서유를 빼앗지 않았더라면 그는 아직도 이 사실을 몰랐을 것이다. 이승하는 김시후보다 더 많은 권력을 장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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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3화
정가혜의 말은 김시후에게 치명타였다.“매번?”그는 믿을 수 없다는 듯 충혈된 눈으로 정가혜를 바라보았다.“5년 동안... 서유가 계속 이승하와 함께 있었어요?”“그래.”그녀의 덤덤한 한마디가 비수처럼 김시후의 마음에 꽂혔다. 그는 서유가 한 번만 몸을 팔았다고 생각했지만 이승하와 5년 동안 이런 관계를 유지하고 있을 줄은 몰랐다.어쩐지 이승하가 서유를 바라보는 눈빛에는 소유욕으로 가득했다.‘두 사람이 5년 동안이나 함께 있었네.’김시후는 마음이 찢어질 것만 같았다. 그는 서유를 15년 동안이나 좋아했다. 너무 사랑한 나머지 자신이 차에 치여 죽을지언정 그녀가 몸을 팔아 그를 구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서유가 다른 남자 품에 누워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눈물이 앞을 가렸다. 그래서 김시후는 서유가 자신을 구하기 위해 몸을 팔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미친 사람처럼 그녀를 비난했다.한 번도 감당하기 힘든데 5년이라니...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을 만큼 아끼고 사랑했던 서유가 이승하와 5년...순간 그의 심장이 경련하듯 움츠러들었고 팔다리까지 아파지면서 눈앞이 캄캄해지더니 그 자리에서 쓰러졌다. 갑자기 쓰러진 김시후를 보고 놀란 정가혜는 얼른 경비원을 불러 그를 병원으로 데려갔다.김시후가 안정을 되찾은 뒤 그녀는 병원에서 나왔다. 이미 날이 저물었다. 정가혜는 한숨을 쉬며 휴대폰을 꺼내 서유에게 문자를 보냈다.[서유야, 가능한 빨리 병원으로 와서 송사월을 만나봐. 뭔가 중요한 말을 하고 싶어 하는 것 같아.]서유는 문자를 받고 긴 숨을 들이마셨다. 이렇게 급하게 자기를 찾는 이유는 뭘까?그녀는 자기 몸 상태를 살펴보았는데 비록 특효약을 썼지만 단기간에 그렇게 빨리 효과가 나타나지 않았다. 특히 등에 새로 생긴 상처는 조금만 움직여도 뼈가 저릴 만큼 아팠다. 당장이라도 병원으로 가고 싶지만 몸이 허락하지 않았다.서유는 한참 고민하다가 답장했다.[알았어. 노력해 볼게.]그리고 핸드폰을 내려놓고 주삿바늘을 빼주고 있는 이승하를 바라보았다.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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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4화
서유는 상처가 조금 낫고 걸을 수 있게 되면 그때 말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이승하가 먼저 입을 열었으니 이 기회에 말하려고 하였다.“급한 일로 저를 찾는 것 같아서요. 대표님께서 저를 그쪽으로 데려다주실 수 있어요?”“그렇게 급해?”이승하는 우월감 가득한 표정으로 그녀를 노려보았다. 그의 조각 같은 얼굴과 매서운 눈빛은 조명 아래서 보는 이들을 떨리게 하였다.“네.”서유는 그런 이승하를 두려워했지만 고개를 끄덕이었다. 김시후를 만나기 위해서가 아니라도 그녀는 가능한 한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었다. 이승하와 연지유는 곧 약혼하게 된다. 서유가 그의 집에서 묵는 것은 누가 봐도 이상했다.이승하의 지나친 다정함에 잠시 그에게 약혼녀가 있다는 사실을 잊었다. 이제 정신을 차리고 나니 약혼한 남자와 더 이상 엮이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서유의 표정은 담담했지만 눈빛은 너무 초조했다. 빨리 이곳을 떠나고 싶은 눈치였다. 이승하는 이런 서유를 보자 바로 전에 복잡한 감정들이 점점 사라지고 대신 더없이 차가운 눈빛으로 그녀를 노려봤다.“못 본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 그렇게 보고 싶어? 다시 불같이 뜨거워졌어?”이승하가 비아냥거렸지만 서유는 변명하지 않았다. 그녀는 고개를 숙이고 불쾌한 표정을 감추려 하였다. 서유가 아무 말도 하지 않자 이승하의 얼굴색은 점점 어두워졌다. 그리고 그는 점점 더 힘을 가해 서유의 턱을 잡았다.“사랑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그런데 왜? 도대체 왜?”서유는 아픔을 꾹 참고 이승하를 바라보며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었다.“저는 대표님을 좋아하지 않지만 이렇게 오랫동안 함께 잠자리하고 애인인 척해줄 수 있어요. 그런데 왜 그 사람과 다시 만나면 안 되는데요?”첫마디에 상처받은 건지 아니면 뒤의 말에 당황한 건지 이승하는 말문이 막혔다. 서유는 슬쩍 이승하를 쳐다보았다. 반짝이던 그의 차가운 눈빛은 어느새 사악하게 변했다.서유는 갑자기 움찔하더니 혹시 그를 좋아하는 자기 속마음이 드러날까 봐 이성으로 억누르고 있었다.이때 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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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화
그 도도한 뒷모습이 시야에서 사라지는 것을 보자 서유는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녀는 이승하와 사이가 틀어지면 그가 사람을 보내 자기를 돌려보낼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그는 그녀를 보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주태현에게 그녀를 잘 돌보라고 했다.그리고 이승하는 며칠 동안 나타나지 않았고 마치 그녀를 완전히 잊은 듯했다. 주서희는 서유에게 며칠 동안 심부전을 치료하는 특효약을 먹어줬고 그러자 그녀의 몸은 점차 회복되었다.서유는 걸을 수 있게 되었지만 몸은 예전 같지 않았다. 침대에서 일어나 화장실로 가는 것만으로도 쓰러질 것 같았다. 주서희는 특효약이 통증을 완화할 수 있지만 목숨을 구할 수 없다고 했다. 서유는 어차피 죽을 운명이다. 그 누구도 구할 수 없었다.서유가 욕실에서 벽을 짚고 나올 때 주서희는 의료기구를 치우고 있었다. 주서희는 온몸에 식은땀이 흐르고 있는 서유를 보자 얼른 달려가 그녀를 부축하였다.“서유 씨, 억지로 버티지 말고 병원에 가서 치료받으세요. 이러다가 큰일나요...”“괜찮아요.”서유는 단호하게 고개를 저었다. 그러자 주서희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이러다 대표님께 들키실 겁니다.”서유는 입술을 깨물면서 쓴웃음을 지었다.“그래서 말인데요... 주 선생님, 저를 데리고 떠나주세요. 여기를 떠나고 싶어요.”하지만 주서희는 난감하다는 듯 대답했다.“대표님의 허락 없이는 누구도 서유 씨를 데리고 떠날 수 없을 겁니다.”서유는 주서희를 더 이상 난처하게 하지 않고 그녀의 부축을 받으며 다시 침대에 앉았다. 주서희는 물컵을 들어 서유에게 건네며 말했다.“아직 먹은 게 없을 텐데. 물이라도 좀 마셔요.”심부전 말기 환자는 음식을 많이 먹으면 위에서 출혈이 일어나기 쉬우므로 물에만 의존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녀는 물도 마시지 못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죽음에 이른 것이다.서유는 물을 받고 고개를 들어 그녀에게 고맙다고 말하려다가 얼굴에 난 긁힌 자국을 보았다.“서희 씨, 얼굴에 상처...”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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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6화
서유는 쭈그리고 앉아 침대에 머리를 기대며 멍을 때렸다. 그때 눈 부신 헤드라이트가 창문에 반사되었다. 잠시 후 아래층에서 차 소리가 들렸고 코닉세그 한 대가 별장 입구에 멈춰 섰다.우산을 쓴 경호원이 뒷좌석 문을 열자 190cm 되는 남자가 차에서 천천히 내려왔다. 그는 한 손으로 넥타이를 풀면서 차갑게 말했다.“들어오지 못하게 해.”경호원은 “네”라고 대답하고 그 남자를 별장으로 모셨다. 그리고 경호원은 돌아서서 대문 밖의 철문으로 향했다.서유는 창문 앞에 서서 경호원이 걸어가는 방향을 따라 봤더니 어떤 남자가 서있는 것 같았다. 너무 멀리 있고 게다가 폭우가 쏟아지는 바람에 누구인지 잘 보이지 않아 서유는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그녀는 힘든 몸을 가누며 벽을 짚고 아래층 쪽으로 걸어갔다. 이승하는 며칠 동안 돌아오지 않았다. 그녀가 떠나고 싶다고 말하려고 해도 그럴 기회가 없었다.오늘 이승하가 드디어 돌아왔으니 서유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을 것이다. 그녀가 아래층에 도착했을 때 이승하는 막 외투를 벗어 도우미에게 건네주고 있었다. 서유가 내려온 것을 보자 그의 얼굴색은 갑자기 어두워졌고 보기 흉하게 변했다.하지만 서유는 그것을 눈치채지 못하고 얼른 마중 나갔다.“대표님...”그녀는 이승하와 몇 마디 나누고 싶었지만 그는 그녀를 쳐다도 보지 않고 바로 욕실로 들어갔다. 문전박대를 당한 서유는 안색이 좋지 않았다.‘무슨 뜻이지?’서유를 집에 데려왔지만 대꾸도 안 하고 심지어 눈치를 주고 있다. 서유가 만만하다고 생각하는 걸까?서유는 아예 이승하와 떠날 거라고 말하려는 것을 포기하고 그냥 도망치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을 따라다니는 주태현을 보면서 생각을 다시 접었다. 이승하의 허락이 없으면 주태현, 도우미들과 경호원들은 계속 그녀를 주시할 것이다. 도망치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다.여기까지 생각한 서유는 이를 악물고 거실 소파에 앉아있었다. 한 시간 정도 기다린 후에야 욕실 문이 천천히 열렸다. 서유는 얼른 일어나 걸어갔다.“대표님, 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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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7화
“역시 쟤랑 이미 다 말해놨네!”얼음처럼 차가운 이승하의 목소리가 들리면서 서유는 어리둥절해졌다.“그런 적 없어요.”“그럼 걔가 어떻게 여기를 찾아왔어?”“그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아마…”“변명하지 마. 가방을 찾아달라고 한 이유가 쟤랑 연락하기 위한 거 아니야?”서유가 말을 끝내기도 전에 이승하는 그녀의 말을 가로챘다. 그는 고집을 부리면서 차가운 표정으로 서유를 바라봤다. 그러자 서유는 할 말을 잃었다.아무리 변명해도 이승하는 김시후가 서유를 데리러 왔다고 생각할 것이다. 여기까지 생각하니 서유는 변명하는 것조차 포기했다.“네가 회복되자마자 너를 데리러 왔네. 두 사람이 말을 맞춘 게 아니면 뭔데?”이승하는 점점 더 밀어붙였다. 서유는 억울함과 답답함에 지쳐가는 중이었다. 잠시 후, 서유는 숨을 깊게 들이마신 후 담담하게 말했다.“그래, 맞아요. 우리 둘이 이미 다 상의했어요. 내가 회복되는 날에 데리러 오라고 했다고요.”이승하는 서유가 인정하자 입술을 깨물고 피식 웃었다. 그리고 사악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봤다.“천하긴 여전하네. 몸이 채 낫지도 않았는데 그렇게 걔와 자고 싶어?”매너 있고 품격 있는 이승하가 이런 천한 말을 할 줄은 몰랐다. 서유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보다가 정신을 차리고 손바닥만 한 얼굴을 들고는 그를 향해 쓴웃음을 지었다.“맞아요. 빨리 자고 싶어요. 그러니깐 제발 저를 풀어주세요. 일 초도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고 싶지 않아요!”서유는 점점 더 강하게 밀고 나갔다. 그러자 그녀를 안고 있던 이승하는 갑자기 그 자리에 굳어버렸다. 서유는 자기가 이미 이승하를 화나게 한 것을 느낄 수 있었지만 그녀도 너무 화가 난 나머지 눈에 보이는 것이 없었다.서유는 가시 돋친 장미처럼 온몸의 모든 가시를 치켜세웠다.“대표님, 우리는 이미 헤어졌고 대표님은 곧 결혼하잖아요. 그러니깐 깔끔하게 정리합시다. 앞으로 다시 만나지 말고 다시는 저를 찾지 마세요. 네?”이승하의 표정은 점점 어두워졌고 분위기는 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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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8화
주태현의 말을 듣자 이승하는 잠시 멈추고 흐릿한 눈으로 창밖을 쳐다보았다. 그리고 다시 품에서 숨을 헐떡이고 있는 서유를 지긋이 바라봤다.“네 옛 애인이 너처럼 주제를 모르네.”이승하는 이 말을 한 후 주태현을 지시했다.“저 사람 올라오라고 해요.”‘서유를 보고 싶다고? 그러면 어디 한번 올라와 봐. 네가 견딜 수만 있다면!’“네.”주태현은 고개를 끄덕이고 경찰에게 잘 설명을 한 후 김시후를 들여보냈다. 흠뻑 적은 김시후는 비틀거리며 계단 손잡이를 잡고 한 걸음씩 올라왔다.서유가 이승하에게 창문에 깔린 채 강제로 키스 당하는 것을 본 순간 그는 눈물이 차올랐고 눈 주위가 모두 붉어졌다.그는 며칠 동안 이승하의 모든 부동산을 조사해 가며 힘겹게 이 집 주소를 찾아냈지만 지금 그가 마주한 광경은 그의 마음을 찢어지게 했다.김시후는 자리에 멍하니 서서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곧 통제력을 잃고 미쳐가기 시작했다!“서유야!”그는 비틀거리며 달려가 두 사람을 떼어 놓으려고 했지만 뒤따르던 경호원이 길을 막았다. 등을 돌리고 있는 이승하는 김시후가 어떤 표정인지 알 수 없었지만 목소리에서 그의 절망을 느낄 수 있었다. 그는 만족한 듯 피식 웃고는 서유의 머리를 잡고 다시 진하게 키스했다.서유는 김시후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이승하의 목적을 깨달았다. 비록 그녀는 김시후를 잊으려 했지만, 충혈된 그의 눈을 볼 때 가슴이 다시 움찔했다. 그녀에게 달려오려고 발버둥 치는 남자가 김시후가 아닌 송사월인 것 같았다. 오직 송사월만이 서유가 다른 남자에게 괴롭힘을 당할 때 무서운 것이 없다는 듯 달려들었다.그녀는 무의식적으로 송사월이 힘들어할까 봐 필사적으로 발버둥을 쳤다. 하지만 서유가 몸부림칠수록 이승하는 더 진하게 키스했고 심지어 김시후가 보는 앞에서 그녀의 옷 속으로 손을 집어넣었다...“이승하! 서유를 건드리지 마!”김시후는 미친 듯이 소리를 지르며 달려들어 이승하를 죽이려 하였다. 하지만 그는 경호원에게 눌려 꼼짝도 하지 못했고 이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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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9화
문이 닫히는 순간, 김시후의 깊은 절망적인 외침이 완전히 차단되었다.이승하는 서유를 침대에 내동댕이쳤고 그녀에게 반항할 기회도 주지 않고 바로 몸 위로 덮쳤다.서유는 남자가 그저 김시후를 자극한다고 생각했지만, 진짜 자신의 몸을 원하는 줄은 생각도 못 했다.“승하 씨, 당신 정신 결벽증 있잖아요? 내가 다른 남자랑 잤는데 더럽지도 않아요?”서유는 이제야 정신 결벽증이 생각났고, 마치 지푸라기라도 잡는 것처럼 필사적으로 발버둥 치면서 소리를 질렀다.“그게 뭐 어때서. 신경 안 써...”덤덤하게 말을 마친 남자의 어두운 눈빛은 마치 무언가 결심한 듯 더욱 확고해졌다.서유는 이 순간에서야 비로소 이승하가 정말 화가 났다는 것을 알았다. 너무 화가 나서 더러운 것도 마다하고 기어이 그녀와 자려 하고 있었다.이것은 벌이기도 하고 분풀이기도 하며 또 아주 조금의... 그리움이었다.이승하는 서유의 몸에 닿자마자 통제력을 잃고 마음속에 억눌렸던 감정이 모두 폭발했다.“서유, 넌 반드시 내 거야...”그의 눈 밑에는 강렬한 소유욕이 넘쳐 흘렀고, 서유도 그런 남자의 모습은 처음이었다.키스를 퍼붓는 남자를 물끄러미 쳐다보다가 서유는 문득 황당했다.“승하 씨, 난 대체 당신에게 어떤 사람이죠?”정욕을 표출하는 도구? 아니면 그녀에게 조금의 자리라도 남겨줬을까?한 남자가 자신의 심리적 장애를 뚫고 여자에게 손을 댄다면, 이건 단지 생리적인 욕구 정도로 단순한 것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그렇지 않으면 정신 결벽증이 있는 사람이 어떻게 더러워진 여자를 품을 수 있을까?그동안 서유는 이 점을 간과했지만 지금 갑자기 생각나서 그녀에게 작은 희망을 주었다.“그럼 난 너한테 뭔데?”남자의 되물음에 한번 떠보려던 서유는 잠시 멈칫했다.그녀는 더 이상 입을 열지 않고, 축 처진 속눈썹으로 눈 밑의 모든 감정을 가렸다.남자는 그녀의 손바닥만 한 얼굴을 꽉 잡고 그녀의 귓가에 대고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내가 널 사랑할 거라는 망상은 버려.”이승하는 그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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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0화
“어떻게...”서유는 그런 김시후의 모습을 보고 어떻게 말을 꺼내야 할지 몰랐다.그녀는 이승하의 옷으로 몸을 꽁꽁 가리고 있었다.하지만 그녀의 빨갛게 부어오른 입술과 목덜미의 키스 자국은 모두 김시후에게 깊은 상처를 줬다.그는 빨개진 눈으로 손을 떨며 다른 남자의 손길이 닿은 곳을 만지려고 했지만 서유가 이를 피했다.그녀가 무의식적으로 피하는 행동은, 방금 문밖에서 안에서 벌어지는 일을 들었을 때보다 더 큰 상처를 주었다.김시후는 믿을 수 없다는 듯이 뒤로 한 걸음 물러서서 미동도 없는 여자를 멀리서 보았다.지금 이 순간에서야 김시후는 5년이라는 시간 동안 자신은 기억을 잃은 것이 아니라 서유를 잃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김시후의 형이 김시후를 사칭하여 그녀를 두 번 세게 걷어찼을 때, 김시후는 이미 서유를 완전히 잃은 것이었다...새빨간 눈가에 물안개가 피어올라 서유의 모습이 흐려졌다.김시후는 비틀거리며 한 걸음 또 한 걸음 힘들게 다가가 손을 뻗어 그녀를 품에 안았다.온 힘을 다해 그녀를 꽉 끌어안았다. 마치 그녀를 자신의 몸에 새겨넣을 듯 꽉 안았다.하지만 그렇게 그녀를 품에 안았어도 여자는 아무런 반응도 없었다.예전의 서유는 송사월이 안아주면 활짝 웃으며 그의 품에 안겨 애교를 부렸다.“사월아, 계속 일만 하지 말고 나랑도 놀아 주면 안 돼?”서유는 송사월과 더 많은 시간을 보내고 싶었지만, 송사월은 두 사람의 더 나은 미래와 삶을 위해 항상 그녀와 함께할 시간이 없었다.송사월에게 함께할 시간이 생겼을 때, 두 사람은 교통사고로 인해 서로를 놓쳤다...이런 아쉬움은 그의 심장을 옥죄고 숨쉬기 힘들 정도로 질식시켰고, 숨을 크게 내쉬어도 조금도 나아지지 않았다.차가운 액체가 쇄골에 떨어지자 서유는 깜짝 놀라 고개를 들려고 했지만 그의 큰 손바닥이 여자의 머리를 감쌌다.“서유야, 나 보지 마.”김시후는 자신의 낭패한 모습을 서유에게 보이고 싶지 않았다. 이것이 그의 마지막 남은 한 가닥 자존심이었다.오늘의 김시후는 너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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