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경재가 기쁘게 말했다.윤구주가 말했다.“백 선생, 채은이는?”“저하, 채은 씨는 잘 계십니다. 백화궁에 계세요.”“그래, 일단 그곳으로 안내해 줘!”백경재는 빠르게 고개를 끄덕이면서 윤구주를 백화궁 안으로 안내했다.이때 백화궁 안에 있던 여자들도 윤구주와 연규비가 돌아온 걸 보고 전부 기쁜 얼굴로 밖으로 달려 나왔다.윤구주는 소채은이 걱정되는 마음에 빠르게 백경재를 따라서 방 안으로 들어갔다.방 안, 소채은은 조용히 침대 위에 누워있었다.천시 고충에 당한 그녀는 지금까지도 혼수상태였고 예쁜 얼굴은 핏기 하나 없이 창백했다.“채은아, 나 돌아왔어.”윤구주는 부드럽게 말한 뒤 소채은의 곁에 앉으며 그녀의 차가운 손을 잡았다.“저하, 군형의 그 몹쓸 자식들은요?”뒤에 있던 백경재가 참지 못하고 물었다.“전부 죽였어.”윤구주가 덤덤히 말했다.“잘됐습니다. 드디어 채은 아가씨를 위해서 복수하셨군요!”백경재는 주먹을 꽉 쥐며 말했다.“백 선생, 백 선생은 먼저 나가 있어. 난 채은이를 치료할 거야.”윤구주가 말했다.“네!”백경재는 곧바로 방을 나섰다.백경재가 떠난 뒤 윤구주는 소채은을 치료하기 시작했다.소생술을 시전하자 녹색 빛이 윤구주의 손바닥에서 뿜어져 나왔고 곧이어 윤구주는 손가락으로 소채은의 등에 있는 혈 자리를 십여 곳 눌렀다. 그러고서는 깊게 숨을 들이마신 뒤 오른 손바닥을 펼쳤다. 그러자 넘실대는 사악한 검은색 요기가 그의 손바닥에 나타났다.이것은 윤구주가 떠나기 직전 군형에서 수집했던 요기였다.“이 기운이 당분간 시독을 억누를 수 있었으면 좋겠어.”윤구주가 말을 마친 뒤 오른손가락으로 가리키자 검은색 요기가 흐르는 물처럼 소채은의 체내로 파고들었다.요기가 소채은의 체내로 들어간 뒤 윤구주는 소생술을 시전하여 소채은을 위해 고독을 억눌렀다.안에서 윤구주가 소채은을 치료하고 있을 때 밖에서 백경재는 보초를 서고 있었다.그런데 갑자기 거인이 백경재의 시야에 들어왔다.그 거대한 몸집의 거인은 다름 아닌 동산이
동산은 백경재에게 맞았음에도 꼼짝하지 않았다.마치 외부의 모든 것이 그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듯 말이다.백경재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흰 치마를 입은 여신 같은 연규비가 앞에서 걸어왔다.“백경재 씨, 구주는요?”백경재가 다급하게 말했다.“연 궁주님, 저하는 지금 채은 아가씨를 위해 치료하고 계십니다.”연규비는 그 말을 듣자 굳게 닫힌 문을 바라봤다.“연 궁주님, 이놈 누군지 아십니까? 왜 우리 저하의 방문 앞에 서 있는 겁니까? 게다가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바위처럼 굽니다.”백경재는 눈앞의 동산을 가리키면서 연규비를 향해 궁금한 듯 물었다.연규비는 웃었다.“시체니까 당연히 말을 못 하죠.”“뭐라고요? 시체요?”그 말을 들은 백경재는 화들짝 놀라서 흠칫하며 빠르게 뒤로 몸을 물렸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눈앞의 동산을 바라보았다.“맞아요! 군형 전씨 일족의 시괴 거인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구주로 인해 영지를 갖추게 되어서 구주의 충실한 노예가 되었어요.”연규비가 다시 말했다.그 말에 백경재는 멍해졌다.그는 두려움이 드리워진 두 눈으로 눈앞의 시괴 거인 동산을 바라보았다. 그는 궁금한 듯 동산을 위아래로 훑어봤다.과거 용호산 태진도의 제자였던 그는 당연히 시괴술에 대해 알고 있었다.하지만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오늘 이렇게 진정한 시괴 거인을 만날 줄은 생각지 못했다.“맙소사, 시괴라고요?”백경재는 중얼거리면서 조심스레 동산의 곁으로 걸어갔다.동산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심지어 눈빛도 멍했다.자세히 살펴본 뒤 백경재는 용기를 내서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동산의 피부를 만져봤다. 뼈가 시리도록 차가운 기분이 들었고, 툭툭 두드리기까지 하더니 백경재는 매우 흥분했다.“세상에, 이 거인 왜 철 같습니까?”연규비가 대답했다.“틀렸어요. 철이 아니라 구리를 뒤집어써서 이렇게 된 거예요.”“구리요?”“맞아요!백경재는 그 말을 듣자 눈을 빛냈다.탕탕탕.동산의 몸을 다시 쳐보던 백경
“채은아!”소채은이 깨어난 소리를 들은 윤구주는 곧바로 들뜬 얼굴로 서둘러 그녀에게 달려갔다.연규비와 백경재도 그를 뒤따랐다.병상 위.소채은이 입술을 뻐끔거리고 있었다. 그녀의 미간에서 검은색 요기가 한 줄기 나와서 그녀의 온 몸의 경맥으로 퍼졌다.“요기가 소용이 있네!”윤구주는 검은색 요기가 소채은의 전신으로 뻗어져 나가는 걸 바라보면서 기쁨을 주체하지 못했다.흥분한 그는 소채은의 차가운 손을 잡고 외쳤다.“채은아, 채은아!”몇 번 부르자 소채은의 속눈썹이 살짝 떨렸다. 그녀는 아름다운 눈을 천천히 떴다.소채은이 드디어 정신을 차리자 옆에 있던 연규비와 백경재는 모두 기뻐했다.정신을 차린 소채은은 아주 힘이 없었다. 그녀는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구... 주야? 너야?”윤구주는 그녀의 손을 꼭 잡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나야!”“구주야, 나 죽은 거 아니었어? 여긴 어디야?”소채은이 의아한 듯 물었다.천시 고충에 당한 뒤 소채은은 끝없는 어둠의 심연 속에 빠진 것 같은 기분을 느꼈다.그녀는 자신이 죽은 줄로 알았다. 그러나 윤구주가 자신의 앞에 나타나자 소채은은 무척 의아했다.“바보야! 내가 왜 널 죽게 놔두겠어?”윤구주는 손을 들어 그녀의 창백한 뺨을 어루만지며 말했다.“나 안 죽었어? 하지만 난 어둠 속에 빠진 지 아주 오래된 걸로 기억하는데. 구주야, 여긴 어디야? 우리 부모님은? 우리 집은?”소채은은 힘겹게 낯선 사방을 둘러보면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채은아, 두려워하지 마. 우리는 지금 서남에 있어. 군형이 아니라!”“뭐라고? 서남?”소채은은 의아했다.“맞아.”“구주야, 내가 왜 서남에 있는 거야?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소채은은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지만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윤구주는 그녀를 부축하면서 부드럽게 말했다.“괜찮아, 넌 그냥 고독에 당한 것뿐이야.”“고독?”소채은은 그 말을 듣고 두려워했다.“맞아. 하지만 걱정하지 마. 내가 치료해 줄 거니까!”윤구주가
윤구주가 쓸쓸한 목소리로 대답했다.그 말을 들은 연규비는 당황했다.“구주야, 어떡해야 이 빌어먹을 기린화독을 깨끗이 없앨 수 있는 거야? 나한테 얘기해 줘. 내가 도와줄게.”연규비가 말했다.그러나 윤구주는 쓴웃음을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넌 도와줄 수 없어. 내 체내의 기린화독을 없애기 위해서는 천년초 세 개를 전부 모아서 내 내공이 절정에 다르게 해야만 가능해.”“천년초 세 개?”윤구주의 말에 연규비는 흠칫했다.“맞아. 이런 엄청난 보물은 아마 화진의 보물 창고에도 없을 거야. 아주 찾기 어려운 것이지.”윤구주가 탄식했다.그의 말대로였다.기린화독에 당한 두 윤구주는 지금까지 계속 천년초 세 개를 찾아서 자신의 화독을 치료하려 했다.그러나 지금까지 그는 오직 천년 빙설화 하나만 찾았다.다른 두 개는 아직 아무런 소식이 없었다.그 말을 들은 연규비가 말했다.“구주야, 걱정하지 마. 그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반드시 다른 천년초 두 개를 찾아줄게.”연규비의 말에 윤구주는 아주 감동했다.소채은은 그래도 잠깐 정신을 차렸다.하지만 너무 허약한 탓에 이내 깊은 잠에 빠졌다.소채은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윤구주는 갑자기 백경재에게 말했다..“백 선생, 컵 하나 가져다줘.”‘응? 컵?’백경재는 당황했지만 별 생각하지 않고 밖으로 나가서 투명한 컵 하나를 들고 와서 윤구주에게 건넸다.윤구주는 그것을 건네받은 뒤 손가락으로 자신의 팔에 상처를 냈고, 그의 팔 위로 피가 흘렀다.윤구주가 자신의 팔에 상처를 내는 걸 보고 연규비는 깜짝 놀랐다.“구주야, 뭐 하는 거야?”그녀는 아름다운 눈을 동그랗게 뜨고 눈앞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백경재 또한 당황한 얼굴이었다.윤구주만이 똑똑히 알고 있었다. 그 요기로 인해 소채은이 잠깐 정신을 차리긴 했지만 시독이 퍼지는 걸 막는 건 어렵다는 걸 말이다. 정말로 그 시독을 막으려면 윤구주 체내의 구양진용기를 이용해야 했다.“너희는 몰라서 그래. 내가 수련한 구양진용기 혈액으로만 채은이 체내의 시
소채은이 드디어 정신을 차렸다.비록 여전히 힘이 없었지만 침대에 혼수상태로 누워있는 것보다는 나았다.방 안에서 윤구주는 홀로 책상다리를 하고 앉아서 내공을 회복하고 있었다.그는 자신의 체내 정혈로 고독을 억눌렀다. 그로 인해 윤구주의 소모가 엄청났기에 반드시 서둘러 회복해야 했다.밖에서 연규비는 문 앞에 서서 방 안의 윤구주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아름다운 눈동자에는 걱정이 가득했다.그녀는 윤구주를 사랑했다.처음 봤을 때부터 그랬다.그러나 아쉽게도 윤구주는 달랐다.윤구주는 줄곧 연규비를 여동생처럼 여겻다.연규비 또한 그 점을 알고 있었기에 뭔가를 바란 적이 없었다.묵묵히 윤구주의 방을 바라보던 연규비가 중얼거렸다.“구주야, 걱정하지 마. 난 네 체내의 기린화독을 없앨 수 있게 그 어떤 대가를 치러서라도 널 위해 천년초를 찾아낼 거야.”그렇게 말한 뒤 연규비는 그제야 떠났다.눈 깜짝할 사이 이틀이 지났다.이틀 사이 소채은의 시독이 드디어 윤구주의 구양진용기에 의해 억눌러졌다.예상대로라면 앞으로 한두 달 동안, 소채은은 더는 시독에 시달리지 않을 것이다.소채은이 깨어났다.정신을 차리니 목이 탔다.윤구주는 서둘러 그녀에게 물 한 컵을 건넸고 그걸 마신 뒤 소채은은 또 음식을 조금 먹었다.체력이 조금 회복된 것 같자 소채은은 그제야 윤구주에게 물었다.“구주야, 나 나가서 걷고 싶은데 나랑 같이 나가줄래?”“당연하지!”그렇게 윤구주는 소채은이 침대에서 내려올 수 있게 그녀를 부축했다.방문을 열고 윤구주는 소채은을 데리고 백화궁 뒷마당으로 나왔다.뒷마당은 아주 컸고 그곳에는 정자도, 인공 산도, 강도 있어서 무릉도원과 다름없었다.게다가 주위에는 엄청난 미모의 백화궁 여자들이 서 있었다.백화궁이 미녀들은 윤구주가 나오자 다들 아름다운 눈을 반짝이면서 작은 목소리로 의논했다.많은 예쁜 여자들이 마당에 있자 방금 정신을 차린 소채은은 무척 의아했다. 그녀는 아름다운 눈을 깜빡이면서 예쁜 여자들을 바라보며 윤구주에게 물었다.“구주
그렇게 말하면서 소채은은 눈물을 흘렸다.“채은아, 슬퍼하지 마. 그 세 사람은 이미 대가를 치렀거든.”윤구주가 그녀를 위로했다.“하지만 우리 고모할머니가 죽었는걸. 그리고 우리 결혼식은 또 어떡해?”소채은은 눈이 벌게진 채로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바라봐다.“걱정하지 마. 널 다 치료하게 되면 결혼식을 치를 거야!”윤구주는 그녀의 손을 잡고 말했다.“정말?”“그럼! 우리 결혼식은 치르지 못했지만 내 마음속에서 넌 이미 내 아내야!”윤구주가 아내라고 하자 소채은은 얼굴을 붉히면서 말했다.“누가 네 아내라는 거야?”말을 그렇게 했지만 사실 너무도 행복했다.윤구주와 소채은이 대화를 나누고 있을 때 갑자기 세 명의 사람이 소채은의 시야에 들어왔다.연규비, 백경재, 시괴 동산 말이다.“왕비님, 드디어 깨셨군요!”백경재는 멀리서 아름다운 소채은이 정신을 차린 걸 보고 곧바로 달려오며 기쁜 목소리로 말했다.“네? 뭐라고요?”소채은은 처음으로 왕비님이라는 말을 듣고 당황했다.백경재는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깨닫고 서둘러 자신의 입을 때렸다.“죄송합니다. 제가 잘못 불렀군요. 소채은 씨라고 불렀어야 했는데 말입니다.”백경재는 윤구주의 신분을 쉽게 누설할 수는 없었기에 서둘러 말을 바꿨다.“안녕하세요, 채은 씨.”이때 연규비가 웃으면서 다가왔다.흰 치마를 입은, 여신처럼 아름다운 연규비가 갑자기 앞에 나타나자 소채은은 눈을 동그랗게 떴다.엄청난 미인이었다.그것이 연규비의 첫 번째 인상이었다.연규비는 정말로 너무 아름다웠다.그녀의 아름다움은 내면에서 외부로 발산되는 아름다움이었다.같은 여자지만 소채은은 저도 모르게 그녀가 부러웠다.“누구시죠?”소채은은 놀란 얼굴로 눈앞의 여신처럼 아름다운 연규비를 바라봤다.“전 연규비라고 해요.”연규비는 미소 띤 얼굴로 흰 손을 뻗었다.“전... 전 소채은이라고 해요!”소채은은 서둘러 손을 뻗어서 악수했다.“채은 씨는 이제 막 깨어났죠. 필요한 게 있으면 언제든지 나한테 말해요.”
삼계탕을 먹은 뒤 연규비는 소채은에게 예쁜 옷과 액세서리 등을 선물로 주었다.이렇게 비싼 선물을 많이 받아본 적이 없던 소채은은 점점 당황스러웠다.“구주야, 규비 씨는 대체 누구야? 왜 나한테 이렇게 잘해주는 거야?”소채은은 방으로 돌아온 뒤 참지 못하고 윤구주에게 물었다.윤구주는 순간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갈피를 잡지 못했다.소채은에게 연규비가 예전에 자신을 짝사랑한 적이 있다고 얘기할 수는 없었다.그는 코를 만지작거리면서 말했다.“음, 규비는 예전에 내가 알던 친구였어. 그래서 잘해주는 거야.”“예전에? 설마 그런 친구야?”소채은이 갑자기 아름다운 눈을 반짝이면서 입을 열어 물었다.윤구주는 당연히 소채은의 말뜻을 이해했다. 그는 서둘러 고개를 저었다.“아, 아니. 채은아, 이상한 생각하지 마.”“뭘 그렇게 긴장해? 난 그냥 물어본 것뿐이야.”말을 마친 뒤 소채은은 갑자기 미간을 구겼다.“그런데 규비 씨 정말 예쁘더라. TV에 나오는 연예인들보다 더 예뻐. 구주야, 네가 규비 씨를 좋아했었다고 해도 이해해. 규비 씨는 나보다 훨씬 더 아름다운걸.”“바보야,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난 살면서 아름다운 여자는 많이 봤어. 아름다운 여자면 다 좋아한다는 건 말이 안 되잖아.”윤구주가 서둘러 말했다.“어머, 구주야. 너 이젠 거짓말도 잘한다? 대체 기억을 잃기 전까지 얼마나 많은 미녀를 봤던 거야?”소채은은 허리에 두 손을 올리고 질투 나는 표정으로 윤구주에게 따져 물었다.윤구주도 자신이 말실수를 했다는 걸 알았다.아무래도 구주왕이었던 시절 모든 여자가 그와 결혼하기를 바랐으니 말이다.심지어 10국 황실 친척이나 공주도 다들 윤구주와 아는 사이가 되기를 바랐다.그러나 그런 얘기를 할 수는 없었다.그가 구주왕이라면서 이런 얘기를 한다면 소채은이 죽이려고 들지도 몰랐다.소채은의 손을 잡은 윤구주가 서둘러 말했다.“거짓말이었어. 채은아, 신경 쓰지 마. 우리 둘은 곧 결혼할 사이인데 내가 왜 다른 여자를 좋아하겠어?”소채은
천시 고독에 당한 뒤 소채은은 줄곧 침대에 누워만 있었다. 이제야 어렵사리 정신을 차렸으니 당연히 밖에 나가고 싶었다.윤구주는 비록 그녀의 몸이 걱정되었지만 그녀의 마음을 이해하고 말했다.“그래, 같이 가자.”“진짜?”“응!”“그러면 지금 당장 출발하자. 헤헤, 난 아직 서남을 둘러본 적이 없어. 여기가 재밌는지 모르겠어!”그렇게 윤구주는 소채은과 함께 쇼핑을 가려 했다.백화궁 입구를 나서자 밖에 검은색의 벤츠 G500이 보였다.그리고 연규비와 백경재, 동산이 서 있었다.윤구주는 아직 서남이 익숙지 않았기에 연규비에게 운전과 안내를 부탁했다.백경재와 동산은 꼭 같이 가야 한다면서 뻔뻔하게 굴었다.그렇게 그들은 차를 타고 기쁘게 놀러 나갔다.“채은 씨, 어디 둘러보고 싶어요? 백화점 아니면 특색 있는 민속 마을 가볼래요? 참, 요 이틀 그 마을에서 연등회를 한다던데 가보고 싶어요?”서남의 연등회는 아주 유명했다.마치 화진의 설날만큼 떠들썩했다.매년 연등회에 서남의 권세나 지위 높은 상류층 인사들이 참가하러 온다.그 밖에도 전국 각지에서 연등회를 보러 서남을 찾는 여행객들도 많았다.“좋아요, 그러면 부탁드릴게요!”소채은도 서남의 연등회가 유명하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서둘러 고개를 끄덕였다.그렇게 연규비는 서남 민속 마을 방향으로 달렸다.민속 마을이라고 불리는 그곳은 서남에 있는 2,000년 가까이 되는 역사를 가진 오래된 거리였다.차를 주차장에 주차해 놓은 뒤 그들은 차에서 내려 인파를 따라 민속 마을의 오래된 거리로 향했다.연등회는 역시나 번화하고 떠들썩했다.여기저기 알록달록한 크고 작은 연등이 가득했다.전통적인 것도, 현대적인 것도 있었으며 아주 다양했다.오래된 거리의 끝에는 서남의 유명한 제비강이 있었다. 강물은 세차게 흘렀고 끝이 보이지 않았다.“채은 씨, 여기는 사람이 너무 많은 것 같으니 우리 조용한 곳으로 가서 감상할래요?”연규비가 사람들 틈 사이에서 말했다.“네, 좋아요!”그렇게 연규비가 앞서 걸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