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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6화

동산은 백경재에게 맞았음에도 꼼짝하지 않았다.

마치 외부의 모든 것이 그에게는 아무런 영향도 끼치지 못하는 듯 말이다.

백경재가 의아해하고 있을 때 흰 치마를 입은 여신 같은 연규비가 앞에서 걸어왔다.

“백경재 씨, 구주는요?”

백경재가 다급하게 말했다.

“연 궁주님, 저하는 지금 채은 아가씨를 위해 치료하고 계십니다.”

연규비는 그 말을 듣자 굳게 닫힌 문을 바라봤다.

“연 궁주님, 이놈 누군지 아십니까? 왜 우리 저하의 방문 앞에 서 있는 겁니까? 게다가 말 한마디도 하지 않고 바위처럼 굽니다.”

백경재는 눈앞의 동산을 가리키면서 연규비를 향해 궁금한 듯 물었다.

연규비는 웃었다.

“시체니까 당연히 말을 못 하죠.”

“뭐라고요? 시체요?”

그 말을 들은 백경재는 화들짝 놀라서 흠칫하며 빠르게 뒤로 몸을 물렸다. 그는 눈이 휘둥그레진 채로 눈앞의 동산을 바라보았다.

“맞아요! 군형 전씨 일족의 시괴 거인이에요. 하지만 지금은 구주로 인해 영지를 갖추게 되어서 구주의 충실한 노예가 되었어요.”

연규비가 다시 말했다.

그 말에 백경재는 멍해졌다.

그는 두려움이 드리워진 두 눈으로 눈앞의 시괴 거인 동산을 바라보았다. 그는 궁금한 듯 동산을 위아래로 훑어봤다.

과거 용호산 태진도의 제자였던 그는 당연히 시괴술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하지만 직접 두 눈으로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다.

오늘 이렇게 진정한 시괴 거인을 만날 줄은 생각지 못했다.

“맙소사, 시괴라고요?”

백경재는 중얼거리면서 조심스레 동산의 곁으로 걸어갔다.

동산의 얼굴에는 표정이 없었다.

심지어 눈빛도 멍했다.

자세히 살펴본 뒤 백경재는 용기를 내서 손을 뻗어 조심스럽게 동산의 피부를 만져봤다. 뼈가 시리도록 차가운 기분이 들었고, 툭툭 두드리기까지 하더니 백경재는 매우 흥분했다.

“세상에, 이 거인 왜 철 같습니까?”

연규비가 대답했다.

“틀렸어요. 철이 아니라 구리를 뒤집어써서 이렇게 된 거예요.”

“구리요?”

“맞아요!

백경재는 그 말을 듣자 눈을 빛냈다.

탕탕탕.

동산의 몸을 다시 쳐보던 백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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