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참 멍청하구나. 내가 남릉에 가자는 건 저하를 위해서야!”정태웅은 남궁서준이 고집을 부리자 욕을 하기 시작했다.“지금 날 욕하는 거예요?”남궁서준은 정태웅이 욕을 하자 표정이 굳어졌다.정태웅도 화가 났다.“널 욕하는 게 뭐 어때서? 너 이 자식, 저하 곁에 있을 때 내가 줄곧 널 돌봤어. 그런데 나한테 고마워하지도 않고 말이야!”정태웅에게 혼난 화진의 소년후는 눈동자에서 살기를 내뿜으며 정태웅을 죽어라 노려보았다.정태웅이 한 마디라도 더 하면 그를 죽일 듯했다.하지만 정태웅이 누구인가?정태웅은 두려운 게 없었다.그는 계속해 화가 나서 몸까지 떨고 있는 소년후를 욕했다.“뭘 그렇게 노려봐? 내가 뭐 틀린 말 했어? 괴물 같은 놈, 빌어먹을 꼬맹이. 형이 널 데리고 저하를 만나러 가겠다는데 고마운 줄도 모르고. 네가 그렇게 잘났어? 그러면 어디 한번 날 공격해 봐. 내가 널 두려워할 것 같아?”정태웅은 두 손을 펼치면서 남궁서준과 싸울 듯이 굴었다.그러나 남궁서준은 그를 공격하지 않았다.당연한 일이었다.그들은 형제였기 때문이다.그는 그저 차가운 표정으로 눈앞의 정태웅을 바라보았다.“조금 전에... 저하를 만나러 간다고 한 거예요?”“그래! 그렇지 않으면 내가 왜 이 빌어먹을 남궁 일가에 왔겠어? 암부에서 편히 지냈겠지.”정태웅이 노기 등등하게 말했다.“말도 안 돼요! 거짓말하지 말아요! 구주 형은 죽음의 바다에서 죽었어요. 그런데 어떻게 구주 형을 만나러 간단 말이에요?”남궁서준은 화가 난 목소리로 소리를 지르면서 온몸에서 검기를 뿜어댔다.“멍청하긴, 내가 왜 널 속이겠어? 솔직히 얘기할게. 우리 저하는 죽지 않았어!”정태웅은 마침내 사실을 얘기했다.그 말에 손발이 전부 쇠사슬로 묶인 소년후가 갑자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면서 눈을 동그랗게 뜨고 덜덜 떨면서 정태웅을 바라보았다.“절... 절 속일 생각은 하지 말아요. 구주 형이 정말 죽지 않았다고요?”“그래! 생각해 봐. 겨우 10국 따위가 어떻게 우리 저하를
“진짜 형의 목소리네요. 진짜 구주 형이에요!”쇠사슬에 사지가 묶인 소년후는 갑자기 아이처럼 울먹이기 시작했다.“하하, 서준아. 형은 널 속이지 않았다니까!”정태웅은 녹음펜을 거두어들인 뒤 기쁜 얼굴로 말했다.“얘기해줘요. 구주 형 지금 어디 있어요?”남궁서준은 갑자기 고개를 들면서 흥분한 얼굴로 눈앞에 있는 정태웅을 향해 물었다.“얘기했잖아. 나랑 같이 남릉 고씨 일가로 향하면 저하를 볼 수 있다고. 하지만 넌 지금 검옥에 갇혀 있고 너희 집안 어르신들이 쇠사슬로 네 사지를 묶어놓았지. 이걸 어떡하지?”정태웅은 중얼거리면서 아래쪽에 있는, 쇠사슬에 사지가 묶인 흰옷을 입은 소년을 바라보았다.남궁서준은 차갑게 웃었다.“겨우 쇠사슬일 뿐이에요. 절 묶어둘 순 없죠.”남궁서준은 그렇게 말하면서 갑자기 엄청난 검기를 뿜어댔다.그 검기는 마치 용과 같았다. 그것은 곧바로 검옥 안의 모든 검기를 제압했다.마치 그가 검 중의 왕인 것처럼 말이다.무시무시한 검기가 움직이면서 철컥철컥 소리가 났다.남궁서준은 몸을 흠칫 떨었다. 그의 사지를 묶었던 쇠사슬이 순식간에 부서졌다.“세상에! 서준아, 너 그사이 실력이 또 는 거야?”그 광경에 정태웅의 눈이 빛났다.“역시 괴물답네! 이 정도 재능이면 곧 저하를 따라잡을 수 있겠는데?”흰옷을 입은 소년은 자신의 사지를 묶었던 쇠사슬을 부순 뒤 오른손을 들면서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이리 와!”챙 소리와 함께 금빛의 검이 지면을 뚫고 지하에서 올라왔다.금빛의 검은 그 길이가 아주 길었고 검날은 보통 검보다 조금 더 넓었다.칼자루에는 빛나는 야명주들이 박혀 있었다. 그 검은 남궁 가문의 명검 유용검으로 남궁서준의 독특한 무기였다.유용검을 손에 넣게 되자 화진 소년후의 기세가 다시금 폭발적으로 늘어났다.마치 그와 그가 들고 있는 금빛의 검이 한 몸이 된 듯 말이다.금빛의 검을 든 흰옷을 입은 소년은 위로 올라가서 정태웅의 앞에 섰다.엄청난 검기가 그의 몸에서 폭발적으로 뿜어져 나왔다. 그는 정
두 사람은 검옥 위쪽으로 향한 뒤 문 앞에 정태웅이 기절시킨 두 명의 부하를 보게 되었다.그들은 싸늘한 시선으로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보았다.정태웅이 말했다.“우선 이 둘에게 물어볼까?”남궁서준은 짧게 그러자고 대답했다.정태웅은 손가락을 들었고, 곧 현기 두 줄기가 기절한 두 명의 남궁 제자의 몸속으로 들어갔다. 잠시 뒤, 두 사람은 정신을 차렸다.“헤헤, 일어났네요!”정태웅은 두 사람이 정신을 차리자 웃는 얼굴로 인사를 건넸다.“정 지휘사님, 정말 너무하시네요! 어떻게 저희를 기습할 수 있죠? 지휘사님...”두 사람이 검을 뽑으려고 하는 순간 갑자기 기침 소리가 들려왔다.두 사람은 멈칫하며 고개를 돌렸고 곧 옆에 서 있는 흰옷을 입은 소년을 보았다.‘응?’“도련님...”“도련님을 뵙습니다!”두 사람은 남궁서준을 보자 두 다리가 후들거려서 바닥에 무릎을 꿇었다.남궁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말없이 두 제자를 힐끗 보았다.“도련님, 어... 어... 어떻게 나오신 겁니까?”한 제자가 전전긍긍해서 남궁서준에게 물었다.“내가 나오고 싶으면 나오는 거지. 누가 날 막을 수 있겠어?”남궁서준이 말했다.그 말에 두 제자는 말문이 턱 막혔다.확실히 남궁 가문의 천재이자 천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귀재를 누가 막을 수 있겠는가?“너희에게 물어볼 것이 있어. 반드시 솔직히 대답해야 해. 알겠어?”남궁서준이 갑자기 말했다.“네, 네. 물으세요!”두 사람이 말했다.“남궁 가문의 젊은 세대 중 절름발이가 있어?”남궁서준은 정태웅이 했던 질문을 똑같이 했다.‘뭐라고?’“절름발이요?”두 제자는 그 말을 듣고 당황했다.“맞아. 그 절름발이가 남릉 고씨 일가 딸과 약혼했다던데, 알고 있어?”정태웅이 말을 더 보탰다.그 말을 들은 두 제자는 한참을 생각했다.그런데 바로 그때 얼굴이 긴 편이 제자가 갑자기 이마를 ‘탁’ 치면서 말했다.“혹시 남궁 가문의 방계인 남궁혁 말씀이세요?”“남궁혁?”남궁서준은 그 이름이 낯선 듯했다.
남릉 고씨 일가.윤구주가 고씨 일가의 장원을 점령한 뒤로 고씨 일가는 아주 초라했다.특히 대문 쪽은 윤구주의 검에 의해 30m에 달하는 길이의 흔적이 남겨졌다. 그로 인해 한때 휘황찬란했던 고씨 일가는 아주 황폐해졌다.현재 고씨 일가 사람들은 전부 장원을 떠났다.누가 감히 그곳에 남아있겠는가?고씨 일가 가주인 고준형도 사람들을 데리고 고씨 일가 장원을 떠났다.현재 고씨 일가 장원에는 윤구주와 시괴 거인 동산을 제외하면 다른 이는 없었다.널따란 고씨 일가 대전 안, 윤구주는 휴대전화를 들고 정태웅이 보낸 문자를 보고 있었다.정태웅은 남궁서준을 데리고 남릉으로 오고 있고, 남궁혁의 신분도 알아냈다고 했다.고씨 일가는 남궁 일가 쪽에 줄 서기 위해 자기 딸을 남궁 일가 방계에 시집 보내려고 했다. 윤구주의 입가에 미소가 걸렸다.“어쩐지 남궁 일가의 젊은 세대 중에서 남궁혁이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 없다 싶었는데 방계에 불과한 쓰레기였군.”윤구주는 문자를 다 본 뒤 별로 신경 쓰지 않고 휴대전화를 넣어두고 계속해 수련했다.이제 그는 기다리기만 하면 됐다.고씨 일가 어르신이 돌아오기를 말이다.천년초 하나와 엇비슷한 수준의 봉안보리구슬 팔찌가 그에게 있었다.윤구주가 마음을 가라앉히고 조용히 수련하고 있을 때 끼익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렸고, 곧 아름다운 여자가 차를 들고 안으로 들어왔다.그녀는 고씨 일가 셋째 딸 고시연이었다.레이스가 달린 긴 치마를 입은 고시연은 종처럼 차를 들고 와서 내려놓은 뒤 묵묵히 윤구주의 뒤에 고개를 숙이고 서 있었다.마치 정말로 윤구주의 종이 되기라도 한 것처럼 말이다.“네 몸에 남겼던 화련금안은 이미 풀었는데 왜 가지 않는 거야?”윤구주는 갑자기 눈을 살짝 떴다. 횃불과도 같은 시선이 고시연에게 닿았다.고시연은 고개를 숙이고 한참을 침묵했다가 대답했다.“전... 당신이 저희 할아버지와 싸우기를 바라지 않아요.”“하! 날 걱정하는 거야? 아니면 네 할아버지를 걱정하는 거야?”윤구주가 물었다.고시연은
그러나 그녀는 멍청하지 않았다. 그녀는 눈앞의 카리스마 넘치는 남자에게 정복당했다. 심지어 저도 모르게 눈앞의 마귀 같은 남자가 점점 더 좋아졌다.하지만 그를 좋아해도 될까?아니, 절대 그래서는 안 됐다.그는 고씨 일가의 원수고 고씨 일가를 점령했다. 게다가 이젠 고씨 일가의 보물을 빼앗으려고 하고 있었다.이런 남자를 어떻게 좋아할 수 있단 말인가?게다가 그는 화진의 4대 가문 중 하나인 고씨 일가 아들과 결혼 약속을 했다.그래서 고시연은 이 마귀를 빨리 보내버리고 싶었다.그가 이 남릉에서 떠나길 바랐다.그러나 윤구주가 떠날 리 없었다.화진의 왕이자 과거 10개국을 두려움에 떨게 했던 최강자였다. 그의 영예를 따라올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그러니 일개 고씨 일가는 말할 것도 없었다.“어쨌든 호의는 고마워. 하지만 넌 이만 돌아가도록 해. 이제 이곳은 곧 폐허가 될 테니 말이야.”윤구주가 갑자기 고시연을 향해 말했다.고시연은 그 말을 듣고 저도 모르게 온몸을 흠칫 떨었다.그녀는 고개를 들어 윤구주를 힐끗 말했다.“그래요, 갈게요! 그렇게 죽고 싶다고 하니 저도 어쩔 수가 없네요.”말을 마친 뒤 고시연은 단호히 떠났다.그녀가 방문을 나서려는 순간, 윤구주가 갑자기 말했다.“잠깐!”고시연은 고개를 돌렸다.“또 무슨 일이에요?”“묻는 걸 잊었네. 너랑 남궁 일가의 결혼은 네가 선택한 거야? 아니면 고씨 일가를 위해서야?”윤구주의 갑작스러운 질문에 고시연은 흠칫했다.그녀는 그곳에 멍하니 서 있었다.그리고 한참 뒤에야 대답했다.“저랑 남궁 가문의 그 사람은 겨우 한 번 봤어요. 그런데 제가 그 사람이랑 결혼하겠다고 할 리가 있겠어요?”그 말에 윤구주는 짧게 대답했다.“알겠어. 네 가문에서 강요한 건가 보네. 하지만 안타깝게도 너희 가문에서는 몰랐나 봐. 모든 남궁 가문의 사람이 4대 가문의 직계는 아냐.”“그 말 무슨 뜻이에요?”고시연은 의아한 얼굴로 윤구주에게 물었다.윤구주가 말했다.“별 뜻 없어. 그냥 좋은 마음
“고 가주님, 어떤 빌어먹을 놈이 제 사제를 이렇게 다치게 한 겁니까?”질문을 한 사람은 용호산의 기성윤이었다.그는 흐려진 안색으로 사람을 죽일 듯이 짙은 영기를 내뿜었다.“맞습니다, 고 가주님. 홍 대사님께서는 무려 태허 경지인데 누가 그를 다치게 할 수 있단 말입니까?”기성윤의 뒤에 있던 십여 명의 도포를 입은 제자들도 의문을 표했다.질문을 받은 고준형은 탄식했다.“기성윤 대사님, 홍 대사님을 다치게 한 사람은 바로 우리 고씨 일가를 점령한 놈입니다!”“젠장! 고 가주님, 그놈 지금 어디 있는지 알려주시겠습니까? 전 그 자식의 살갗을 벗기고 사지를 분질러 제 사제의 복수를 할 겁니다!”기성윤이 화가 난 얼굴로 말했다.“그 자식은 지금 저희 고씨 일가 장원에 있습니다!”고준형이 대답했다.“좋아요! 오늘 그 자식이 얼마나 배짱이 두둑하길래 감히 우리 용호산과 척지려 하는 건지 한 번 지켜봐야겠어요!”기성윤은 그렇게 말한 뒤 윤구주를 찾으러 가려고 했다.“기성윤 대사님, 잠시만요!”이때 고준형이 기성윤을 불러 세웠다.“왜요? 설마 제가 그 자식을 이기지 못할 거로 생각하는 겁니까?”기성윤이 고개를 돌려 어두운 얼굴로 물었다.“제가 어찌 감히 그러겠습니까? 전 그저 홍 대사님이 저희 고씨 일가 때문에 심하게 다쳤으니 저희 고씨 가문도 당연히 복수에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뿐입니다. 솔직히 얘기하자면 제 두 아들이 조금 전 저한테 연락을 했습니다. 예상대로라면 아마 30분쯤 뒤에 저희 집안 어르신께서 올 겁니다.”고씨 집안 어르신이 곧 돌아올 것이다.그 말을 들은 기성윤은 멈칫했다.“고씨 집안 어르신께서 오신다고요?”그가 물었다.“네.”“그래요. 고씨 집안 어르신이 돌아오신다니 제가 나설 필요는 없겠네요. 아무래도 고씨 집안 어르신이 저보다 더 강하니 말이에요.”기성윤이 말했다.고진용은 고씨 집안 어르신으로 무도 천방 7위인 사람이었다.그가 드디어 출관해서 돌아온다니!시간은 일분일초 흘렀다.고씨 일가 사람들, 무
무시무시한 추락으로 인해 무도 연맹 지면이 마치 지진이라도 난 것처럼 심하게 진동했다.더욱 두려운 점은 그의 발밑에 백 미터 반경으로 단단한 지면에 거미줄 같은 균열이 생겼다.그는 회색 옷에 머리가 하얗게 센 노인이었다.그의 나이 든 얼굴에는 주름이 가득했지만 그의 무시무시한 현기는 숨겨지지 않았다.그가 바로 고씨 일가의 어르신 고진용이었다.고진용이 천 미터 고공에서 뛰어내리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 용호산의 기성윤까지 눈이 휘둥그레져서 80대 고령인 고진용을 바라보았다.“아버지, 오랜만입니다. 출관을 축하드립니다!”첫 번째로 무릎을 꿇은 것은 고씨 일가 가주 고준형이었다.“안녕하십니까, 어르신. 출관을 축하드립니다!”곧이어 현장에 있는 수백 명의 무도 연맹 사람들이 일제히 노인의 발밑에 무릎을 꿇었다.수많은 사람들이 무릎을 꿇자 고진용은 무덤덤하게 손을 휘저었다.“이렇게 예의 차릴 필요는 없어. 난 그저 이해가 가지 않을 뿐이야. 내 팔순 잔치가 곧 열리는데 그 직전에 갑자기 우리 고씨 일가에서 소동을 벌이는 사람이 있다니 말이야.”고진용이 차갑게 말하자 고준형이 서둘러 나섰다.“아버지! 제가 고씨 일가를 지키지 못한 탓입니다. 절 벌하여 주십시오!”고진용은 코웃음 친 뒤 말했다.“벌은 일단 차치하고 질문 하나 하겠다. 우리 손녀는 어디 있어?“그가 말한 손녀는 당연하게도 고시연이었다.“아버지, 시연이는… 아직도 그놈에게 붙잡혀 있습니다!”고준형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고진용이 바럭 소리를 질렀다.“젠장!”우레와도 같은 소리였다.심지어 그 무시무시한 서리에 내공이 약한 무도 연맹 사람들은 혈기가 날뛰어서 피를 토할 뻔하기도 했다.“나 고진용의 손녀를 누가 감히 감금해?”무적의 육신이라 불리는 고진용의 얼굴 위로 무시무시한 살기가 드러났다.“고준형, 내가 물을게. 너 아버지로서 자격이 있니? 네 딸이 남에게 감금당했는데 넌 여기 한가하게 있는 거야?”고진용이 날카로운 눈빛으로 고준형을 바라보았다.“용서해 주십시오, 아
고진용이 고씨 일가에서 가장 아끼는 사람은 다름 아닌 그녀의 손녀였다.고시연이 돌아온 걸 본 고진용은 서둘러 손녀를 끌어안았다.고시연도 감격에 겨워 눈물을 흘리면서 그를 할아버지라고 부르며 꼭 끌어안았다.“우리 손녀, 울지 마. 얼른 할아버지에게 얘기해 봐. 어디 다치진 않았니? 억울한 일을 당하지는 않았고? 이제 할아버지가 돌아왔으니 네가 힘들었던 만큼 이 할아버지가 천 배 만 배 상대에게 갚아주마!”고진용은 애정 가득한 얼굴로 고시연을 바라보았다.“할아버지, 전 다치지 않았어요. 억울한 일을 당하지도 않았고요. 그냥 할아버지가 보고 싶었어요.”고시연은 눈물을 닦으면서 고개를 들었다.“바보 같긴!”그렇게 고시연이 돌아왔다.널따란 무도 연맹 로비 안은 사람들로 가득 차 있었다.그중의 선두는 고진용이었다.그리고 용호산 천암사의 기성윤과 고준형, 무도 연맹 각 파벌의 장문인들이었다.그들 모두 고진용의 출관을 축하하러 온 것이었다.그리고 현재 그들은 윤구주를 어떻게 상대할지 의논하고 있었다.“난 이미 출관했고 우리 손녀도 무사히 돌아왔으니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솔직히 얘기해 봐.”고진용이 물었다.“어르신, 무도 연맹의 체면을 봐서라도 이번만큼은 부디 저희 편이 되어주세요!”한 남자가 바닥에 털썩 주저앉으며 고진용을 향해 말했다.그가 무릎을 꿇자 무도 연맹의 다른 구성원들도 고진용의 앞에 무릎을 꿇었다.“어르신, 저희 형의문을 위해 나서주십시오!”“신씨 일가 형제를 나서주십시오!”“금강사와 청성관도요!”단도문, 형의문, 신씨 일가 형제, 금강사, 그리고 청성관까지 전부 서남의 유명한 무도 문파들이었다.그런데 그들의 제자가 갑자기 본인 앞에 무릎을 꿇자 고진용의 안색이 살짝 달라졌다.고진용은 슬쩍 보았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5대 문파의 제자들이었는데 장문인은 보이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참지 못하고 물었다.“대체 무슨 상황인 것이냐? 너희들 장문인은?”“어르신, 저희 장문인은... 이미 그놈에게 전부 죽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