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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1화

“희주야 뭐 먹고 싶어? 엄마가 금방 해줄게.”

고은지는 아픈 마음을 억누르며 물었다.

조희주는 냉정하게 한마디를 뱉어냈다.

“아무거나.”

예전에는 고은지가 밥을 할 때 조희주는 해맑게 자기가 먹고 싶은 음식을 얘기했었다. 그런데 지금은...

고은지는 먹먹한 마음을 참으며 말을 이었다.

“그럼 국수 먹을까? 아니면 밥?”

“내가 말했잖아. 아무거나라고.”

고은지는 조희주의 무거운 말투에 할 말을 잃었다. 조희주는 어린 나이였지만 사람을 압박하는 분위기를 갖고 있었다.

예전에 조씨 가문에서 살 때 조희주의 성격은 항상 부드러웠다.

환경이 변해서일까? 인생에서 하늘과 땅이 뒤집힐 만한 일을 겪었으니 고은지도 참을 수 없을 때가 있는데 어린 아이의 마음은 얼마나 힘들까?

고은지는 더 이상 아픈 마음을 억누를 수가 없었다. 그녀는 떨리는 몸으로 조희주의 앞에 무릎을 굽히고 앉았다.

“희주야 학교에서 또 무슨 일 있었어?”

“없었어.”

‘왜 없다고 하는 거지. 내가 다 들었는데.’

조희주의 말에 조은지의 마음은 더 아파졌다. 이 순간 조희주에게서 왜 깊은 무력감이 느껴지는 걸까?

곧 울 것 같은 고은지의 모습에 조희주는 손을 저으며 말했다.

“가서 밥 해줘. 나 배고파.”

“그래, 엄마가 금방 해줄게.”

고은지는 아픈 마음을 참으로 몸을 일으켰다. 그녀는 방문을 나가려다 말고 고개를 돌려 다시 숙제하고 있는 조희주를 바라보았다.

딸에게서 느껴지는 외로움과 사람을 거부하는 듯한 분위기에 고은지는 상황의 심각성을 더욱 깊게 깨닫게 되었다.

그녀가 지금 해결해야 할 문제는 조영수뿐만이 아니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조희주의 상태를 보고 고은지는 갑자기 그 사람을 찾아야 할지 혼란스러웠다.

‘그 사람을 찾는다면 희주의 인생을 보상해 주는 게 아니라 오히려 또 다른 상처를 주는 건 아닐까?’

이런 생각이 들자 고은지는 그 사람을 찾아야겠다는 생각을 접었다.

이 순간 만하고성에서 피곤한 몸으로 고은영을 찾고 있던 배준우는 고은지의 전화를 받고 조금 놀랐다.

“누나?”

고은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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