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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12화

하지만 그녀는 그 남자가 나타나면 딸인 희주가 더 큰 고통을 겪게 될까 봐 너무 두렵고 무서웠다.

“그 일은 은영이 찾으면 다시 얘기해요. 오늘은 이만 끊겠습니다.”

배준우는 고은지가 말하고 싶어 하지 않는 것 같아 더 묻지 않았다.

“그래.”

고은지도 더 말하지 않고 바로 전화를 끊고서는 서둘러 조희주에게 국수를 끓여줬다.

천락그룹에 출근하면서 이 시간에 퇴근하면 겨우 두 사람이 먹을 수 있을 정도로 식사를 차릴 수 있었다.

식탁 위에서 두 모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조희주는 더 이상 예전처럼 밥을 먹으며 재잘재잘 수다를 떨지 않았고 이제는 말없이 국수만 먹었다.

고은지는 몇 번이나 뭔가를 말하려고 했지만 도대체 어디서부터 얘기를 꺼내야 할지 몰랐다.

‘아빠’라는 두 글자는 현재 두 사람 사이에서 선명하게 금기시되어 있었다.

“희주야.”

“응?”

“학교에서 무슨 일 생기면 꼭 엄마한테 얘기해야 해. 엄마가 다 처리해 줄게.”

그 말에 조희주는 드디어 고개를 들고서는 엄마를 바라보았다.

“나 학교 안 가면 안 돼?”

고은지는 그 말을 듣고 바위가 가슴을 짓누르는 것 같았다.

‘학교를 가지 않겠다고?’

“그럼 너...”

“학교는 반드시 가야 하는 거지?”

고은지의 말이 채 끝나기도 전에 조희주는 다시 고개를 숙였다.

이 순간 고은지도 이전과는 전혀 다른 숨 막히는 느낌을 받았다.

그녀는 딸이 다시 입을 열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녀석은 다시 한마디를 뱉었다.

“왜 아빠 없는 아이는 비웃음을 받아야 하는 거야?”

고은지는 말문이 막혔다.

‘아빠가 없어서 비웃음을 받았다고?’

그러나 지금 고은지가 마주한 것은 단지 딸이 조롱당하는 일만이 아니었다.

이전에 고은영이 강성에 있을 때는 고은지가 어느 정도 고은영에게 조언을 구할 수 있었지만 이제 고은영이 갑자기 떠났고 고은지는 갑자기 이전보다 아득한 느낌이 들었다. 특히 딸인 조희주의 일에 관해서는 더 어려웠다.

비록 그녀는 변호사였지만 소송은 오랜 시간이 걸렸다.

그 긴 시간 동안 그녀와 딸 희주가 얼마나 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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