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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57화

고은영은 배준우를 두려워하고 싶지 않았지만 이런 상황에서 그녀에게 무슨 방법이 있을까?

자기의 본능을 자기가 통제할 수 없었다고 말할 수도 없었다.

오랜 세월 동안 배준우의 눈치를 보며 살아온 고은영은 이제 본능적으로 그에게 복종하게 되었다.

고은영은 이렇게나 나약한 자기 자신에게 화가 났다.

“난. 난 이제 준우 씨가 안 무서워요. 내가 말하는 데 날 괴롭히지 않는 게 좋을 거예요. 안 그럼 나 당신하고 이혼할 거예요.”

고은영은 용기를 내 소리를 질렀다.

게다가 ‘이혼’이라는 두 글자는 의심의 여지도 없이 배준우의 신경을 자극했다.

그는 한 손으로 그녀의 목덜미를 잡고 다른 한 손으로는 그녀의 팔을 잡았다. 완전히 고은영을 통제했지만 그녀를 조금이라도 위험하게 만들지 않았다.

“뭐 하는 거예요?”

고은영은 무의식적으로 소리를 지르려고 했지만 순간 하려던 말을 삼킬 수밖에 없었다.

그녀의 숨결이 느껴지는 순간 배준우는 이성을 잃을 뻔했지만 겨우 끊어져 가는 이성의 끊을 잡았다.

그는 그녀를.

당시 병원에서의 진단이 오진이었다는 것을 알았을 때 배준우가 얼마나 미친 듯이 그녀를 그리워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지금 눈앞에 그녀가 있었기에 배준우는 더 정신을 차릴 수가 없었다.

고은영은 심장이 목구멍으로 튀어나올 것만 같았지만 배준우의 부드러움에 조금씩 진정할 수 있었다.

그녀의 호흡이 잦아들고 나서야 배준우는 그녀를 살짝 놓아주었다.

그는 갈라진 목소리로 말했다.

“앞으로 이혼이라는 말은 꺼내지도 마. 알겠어?”

낮고 무거운 목소리에는 질문이 아니라 오직 명령만이 담겨 있었다.

고은영의 진정되었던 긴장감은 순간 억울함으로 바뀌었다.

“그럼 당신은요? 당신은 말해도 돼요?”

배준우는 입 밖으로 이혼을 뱉어냈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이혼을 감행했다.

그날의 기억은 끊임없이 그녀의 머릿속을 어지럽혔다.

고은영이 그날 얼마나 외롭고 무력했는지 아무도 모를 것이다. 그녀는 안지영에게도 고은지에게도 연락할 수 없었다.

배준우에게 버림받은 고은영은 어찌할 바를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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