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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1화

‘한가족답네. 뻔뻔한 모습이 아주 꼭 닮았어. 그러니까 어떻게든 나한테서 돈을 뜯어내야겠다는 거지?’

추악한 가족들의 얼굴을 쭉 훑어보던 강유리가 단도직입적으로 말했다.

“오늘은 돈 때문에 온 거 맞아요.”

강유리의 말에 성홍주를 비롯한 세 사람이 동시에 고개를 돌렸다.

“유강엔터의 재정상황이 좋지 않다는 건 아빠도 알고 계셨죠? 하루, 이틀만에 이렇게 된 건 아닐 테고... 그런데 놀랍게도 회계 장부는 해마다 흑자를 올리고 있는 것으로 기록이 되어 있더군요...”

“너 그게 지금...”

성홍주의 낯빛이 급격하게 어두워졌다.

“일단 아버지께 만회할 기회를 드릴까 해요. 3개월 안에 회계 장부 상태 그대로 돈 채워넣으세요. 안 그럼 회사 대표로서 이 사실을 이사들에게 알릴 수박에 없으니까요.”

말을 마친 강유리가 우아하게 돌아서려던 그때, 성홍주가 성한일에게 눈치를 주었다.

이에 바로 문을 닫은 성한일이 차가운 얼굴로 강유리를 노려보았다.

“누나, 우리 가족끼리 이러지 말자. 웬만하면 좋게 말로 해결하는 게 좋지 않겠어?”

강유리가 반박하려던 그때, 성홍주의 근엄한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내가 그 동안 널 너무 오냐오냐 한 것 같구나. 한일아, 무릎 꿇려.”

한편, 검은색 벤틀리.

조수석에 앉은 육경서가 태블릿 PC로 업무를 처리하고 있는 육시준을 자꾸만 힐끔힐끔 돌아보고 있다.

뭐 마려운 강아지처럼 분주한 육경서의 모습에 참다 못한 육시준이 미간을 찌푸렸다.

“할 말 있으면 그냥 해.”

“형, 정말 거기 형수님 혼자 보내도 돼? 우리 형수님 괴롭힘이라도 받으면 어쩌려고.”

어느새 강유리와 친해진 육경서가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어보였다.

하지만 육시준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 대답했다.

“그럴 리가 없어.”

“뭐야? 왜 그렇게 확신해. 형은 와이프 걱정도 안 돼? 형수님은 도대체 왜 형이랑 결혼한 거야.”

“잘생겨서.”

“뭐?”

이 무슨 왕자병 말기 환자가 내뱉을만한 대사란 말인가.

육경서가 멍하니 그를 바라보던 그때, 육시준은 드디어 태블릿 PC에서 눈을 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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