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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3화

강유리는 자신의 속내를 들키자 더 시간을 끌지 않고 오히려 더 귀엽게 웃으면서 말했다.

“아니, 사실 별일 아닌데... 너의 사랑스러운 여보가 업무상에서 도움이 좀 필요하단 말이지.”

육시준은 피식 웃었다.

“도움이 필요하면 여보고 아니면 갑처럼 행동하겠다 이거지?”

강유리는 뭐라고 대답할지 몰랐다.

듣고 보면 정말 강유리가 잘못한 것 같기도 하다.

“너무 오래 걸어서 다리가 쑤셔.”

“내가 집에 가서 만져줄게. 나 되게 잘해. 오늘 밤 꼭 만족시켜 준다고!”

그녀의 목청은 생각보다 컸고 서빙하던 직원은 그 말을 듣고 떨어트릴뻔했다.

하지만 교육을 받은 직원이니 표정관리에 능했고 침착하게 서빙했다.

육시준은 그녀가 그를 달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보는 내내 미소를 짓고 있었다. 두 시간 안의 쇼핑으로 그녀의 이러한 태도를 맞바꿨으니 나름 만족스러웠다.

“이 레스토랑의 요리는 내 입맛에 안 맞는 것 같아.”

“나가자. 내가 살게!”

육시준은 원하는 답이 아니라는 듯 침묵했다.

강유리는 그를 쳐다보더니 갑자기 무언가를 깨달은 듯 다시 말을 이어갔다.

“집에 가서 야식이나 먹을까? 내 사랑으로 만든 야식!”

육시준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다. 사실은 누구보다도 좋아하면서 말이다.

“그래. 사모님의 요리 실력을 한번 봐야겠어. 일어나자.”

밤 10시.

JL빌라의 주방은 처마 볼 수가 없을 정도로 참혹했다.

한 시간 동안 주방에서 요리하던 강유리는 물에 살짝 데친 야채를 접시에 담았다. 그녀는 접시를 들고나오더니 육시준에게 말을 건넸다.

“야식은 기름진 걸 먹으면 안 돼. 이렇게 물에 살짝 데쳐먹으면 얼마나 맛있게요?”

조금 전 육시준이 주방을 지날 때 보았던 것들이 생각났다. 검게 탄 무언가가 여러 접시나 있었다. 지금 그녀가 들고나온 건 그나마 먹을 수는 있을 것 같았다.

그는 참지 못하고 그녀에게 물었다.

“넌 외국에서 도대체 어떻게 3년이나 지낼 수 있었던 거야?”

강유리는 그의 앞에 접시를 놓았다.

“난 입이 고급 지지 않아서. 익은 건 다 먹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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