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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4화

주차장

강유리는 무표정한 얼굴로 여러 고급 승용차 앞을 지나 그 롤스로이스 앞에 멈춰 섰다.

몇 초 동안 서있었지만, 아직도 화가 가시지 않은듯했다.

그녀는 옆으로 다가가 바론 공작이 오전에 탔던 좌석을 발로 두 번 세게 걷어차며 분풀이했다.

“감히 나를 속이다니! 이 거짓말쟁이!”

육시준도 강유리를 말리지 않았다. 그녀가 화풀이할 때까지 지켜보고 나서야 부드러운 목소리로 달랬다.

“그만해. 그렇게 발로 파면 안 아파?”

강유리는 고개를 돌려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쳐다봤다.

육시준은 잠자코 있다가 마지못해 거들었다.

“분이 채 풀리지 않았으면 문기준보고 사람 데려와서 너 대신 걷어차라고 할게.”

“…”

그의 말에 강유리는 자기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녀의 미소를 바라보던 육시준의 눈썹이 약간 꿈틀거렸다.

“이렇게 기분이 바로 풀려? 난도 진짜 화난 줄 알았네.”

강유리는 한지철의 일을 여유롭게 해결가능했다. 그로서 그녀가 이 일을 매우 잘 받아들인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남의 말을 경솔하게 믿을 정도는 아니었다.

그리고 그녀가 한지철을 잡아들여 캐묻지 않고, 집으로 돌아가기로 결정했다는 것은, 아버지에게 직접 설명할 기회를 주겠다는 뜻이기도 했다.

강유리는 느릿느릿 차 앞으로 돌아왔다.

“진짜 화가 났었는데, 그냥 기분 좋은 일이 생각났을 뿐이야.”

“무슨 일인데?”

“처음에 당신 신분을 알았을 때. 그때도 내가 화가 나서 주차장에 있는 당신의 차를 걷어차려고 했는데 조보희가 말렸어. 내가 배상할 수 없는 차라고.”

“…”

육시준은 차에 기대어 못 말린다는 듯 웃었다.

“배상하라고 안 해.”

강유리는 기억이 난듯 새침해서 말했다.

“그건 모르지. 처음 만났을 때, 당신 나보고 집도 사라고 했잖아.”

육시준은 웃으며 대답했다.

“그건 나중에 물러줬잖아.”

강유리는 입을 삐죽거렸다.

“그거랑 다르지.”

“그렇지, 그거랑 다르지. 처음에는 서로 잘 몰라서 재무 구분이 명확했는데, 나중에는 좋아하게 되었고 그래서 기꺼이 두 배로 돌려드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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