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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3화

혹여나 강유리가 화낼까 두려워 온가족이 나서서 해명했다.

이름뿐인 친아버지를 인정하지 않을까 봐 그런 것이다.

하지만 정작 강유리의 기분을 신경 쓰는 사람은 없었다. 마음 편히 받아들이기가 강유리에게 얼마나 힘든 것인지 신경 쓰는 사람이 없던 것이다.

결국 강유리에게 반항심리가 생기고 말았다.

그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방향을 골라 분노를 뿜어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것을 질책하고 한치의 온기도 용납하지 않는 듯 냉정해졌다.

그러나 오직 육시준만...

가볍게 말 몇 마디로 강유리의 생각을 읽어냈다.

감정은 풍선이라 할 수 있다. 슬쩍 찌르기만 하면 터지는 점이 닮았다.

그에 강유리의 코가 찡해지는 느낌과 함께 목이 답답해졌다. 억울함이 차오른 것이다.

육시준은 눈시울이 붉어진 강유리를 품에 안으며 가슴 아프다는 듯 다정하게 말했다.

"넌 아직 어리니까 어른들 입장에선 아직도 아이로 보일 수밖에 없어. 아이는 보호해야 하는 거, 너도 알잖아."

따뜻한 품에 안긴 것도 모자라 부드러운 목소리까지 들리지 강유리는 울음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가녀린 어깨가 잘게 떨렸지만, 최대한 참아 보는 것 같았다.

육시준은 강유리의 온갖 모습을 다 봤다. 멋대로 행동하는 모습이나 지어는 슬쩍 아부를 하는 모습도 봤다. 하지만 이렇게까지 서럽게 우는 모습은 처음이라 보는 순간부터 마음이 아팠다.

큰 손으로 강유리의 등을 살짝 두드리며 더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 달래듯 달랬다.

"괜찮아. 다 지난 일이야, 이제. 우리 유리 착하지. 그런 사람들 때문에 울 필요 없어."

"..."

얼마나 지났을까. 강유리가 슬쩍 한 발자국 물렀다 자기가 적신 검은 셔츠를 보고는 민망하다는 얼굴로 다시 안겼다.

가슴에 이마를 묻고 코를 들이키더니 맹맹한 목소리로 말했다.

"나 이제 애 아니야. 결혼도 했거든?"

"응. 그래서 결혼한 다음에 알려 줬잖아."

잠깐 멈칫한 강유리가 불만 가득한 눈빛으로 육시준을 노려봤다.

"너 대체 누구 편이야?"

방금 울어서 붉어지는 눈과 코에 속눈썹에는 눈물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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