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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6화

강유리는 뭔가 더 묻고 싶었지만 이끄는 육시준의 손을 얌전히 따랐다.

사무실 내부에 간단하게 배치가 되어 있었다. 문에서부터 촛불 두 줄로 길을 만들어 내고 바닥에는 장미잎을 뿌려 놨다.

길은 소파를 지나 산뜻한 꽃에 둘러싸인 아름다운 선물 상자에 다다랐다.

옆에 서 있던 강유리가 물었다.

“이건... 내가 놓친 건가?”

어제 집에서 종일 선물을 뜯고 나서야 선물을 조금 정리할 수 있었다. 선물은 전부 각자 지인이나 어른들이 보낸 거라 직접 뜯었다.

다른 사람이 보낸 건 JL빌라로 보내 오씨 아주머니에게 맡겼다.

그렇다면 여기에 왜 아직도 남아 있는 것인가?

“생일 선물.”

육시준의 말과 함께 임강준이 책상에서 스탠드를 가져와 선물 옆에 세우자 세 쌍의 시선이 임강준을 향했다.

침착한 얼굴에 차마 숨기지 못한 민망함이 서렸다.

“이거, 깜빡할 뻔했습니다.”

강유리는 숨길 생각도 없이 소리 내어 웃었다.

육시준도 딱히 뭐라 하지는 않아 임강준은 서둘러 옆으로 비켰다.

다 웃은 강유리가 예쁜 눈으로 기쁨을 한가득 안고 선물 더미를 쳐다봤다.

결혼하던 당일은 강유리의 24번째 생일이었다.

다들 결혼만 생각해 그날이 누군가의 생일이라는 건 까맣게 잊었다.

그러나 육시준은 기억했던 것이다...

그렇긴 하지만.

“생일 선물이라기에는 좀 과하지 않나?”

“딱 좋지. 24년 치 선물이니까.”

눈빛이 살짝 흔들린 강유리가 육시준을 주시하자 아무거나 집어든 육시준이 태그를 읽었다.

“이건 여섯 살 거네. 그때 초등학생이었지? 안에 분홍색 공주 원피스 들었는데, 마음에 들걸.”

선물을 강유리의 품에 안겨 주고 다른 선물을 집었다.

“이건 열여덟 살. 막 성인 됐을 때네. 그때 주얼리 디자인이랑 Fay 디자이너 스타일 좋아했다길래. 이 목걸이 그 디자이너 같은 해 새 작품.”

강유리는 시선을 내리고 떨리는 손으로 받았다.

육시준이 또 다른 선물을 집으려 하자 결국 릴리가 입을 열었다.

“아니, 진짜 언니의 한 살부터 스물네 살까지의 선물을 준비하셨다고요?”

“맞는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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