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949화

강유리는 자신도 모르게 몸을 뒤로 젖혀 육시준의 거친 숨결에서 벗어났다.

강유리는 순간 그가 왜 화가 났는지 알아차렸다.

손에 닿아있는 피부가 데일 것처럼 뜨겁다. 강유리는 살며시 손을 거두고 세면대에 기대었다.

"내가 언제 당신이 늙었다고 했어. 혼자 오해하지 마."

"신하균은 나이가 많아서 릴리가 아깝고, 송이혁도 나이가 많아서 조보희랑 어울리지 않는다며."

육시준은 축 처져서 서운한 목소리로 말했다.

"이제는 다 알았어."

"그거랑은 다르지!"

강유리가 눈을 부릅뜨고 반박했다.

"전 세계 어느 남자도 내 자매들한테는 다 부족해. 이건 그냥 규칙이야! 하지만 내 남편은 전 세계에서 최고의 남자야. 그 누구도 비교할 수 없을 만큼!"

육시준은 눈썹을 찡긋했다. 강유리의 말이 완전히 비논리적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질문이 입 밖으로 나오려다 가정의 평화를 위해 다시 들어갔다. 육시준이 냉담하고 섭섭한 말투로 말했다.

"정말? 안 믿어."

"..."

강유리는 머리가 아파왔다.

서울의 여름은 원래도 덥다.

게다가 욕실 안은 막 샤워를 마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바람에 옷이 몸에 축축하게 달라붙었다.

공기 중의 수증기인지 몸에서 난 땀인지 구별이 안 갔다.

하지만 늘 여유와 자신감이 넘치던 육시준이 풀이 죽고 서운해하는 모습에 강유리는 마음이 약해졌다. 강유리가 달래는 말투로 말했다.

"내가 언제 당신 속인 적 있어? 당신도 알다시피 젊은 배우들보다 당신이 부족할 게 뭐야! 그리고 내 남편은 성숙한 매력까지 가져서 더 치명적이지!"

"그건 다 내 생각..."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당신은 내 마음속에서 영원히 최고야! 나 자주 내가 전생에 나라를 구해서 이렇게 좋은 남편을 만날 수 있었나 생각한다니까! 내 남편 너무 좋고 너무 멋있는걸! 봐봐, 화내는 것 마저도 이렇게 매력적이잖아!"

잠시 멈춘 후 강유리가 덧붙였다.

"물론, 당신이 대단하지 않고 못생겨지더라도 나는 당신을 떠나지 않을 거야. 그러니까 절대 열등감 가지지 마!"

육시준의 벌려진 입이 살짝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