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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9화

“제가 누구와 함께 있든 그건 제 일이지 할아버지가 관여하실 일이 아니에요.”

강지혁은 담담하게 얘기했다.

“콜록, 콜록...”

강문철은 그 대답에 심기가 뒤틀렸는지 몸을 움직이다가 기침이 새어 나왔다.

그는 천천히 숨을 고르다가 말했다.

“그렇게도 네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고 싶으냐?”

“왜요. 할아버지도 유진이가 내 목숨을 앗아갈 것 같으세요?”

강지혁이 되물었다.

강문철은 잠깐 침묵하더니 입을 열었다.

“강현수 그놈도 그 아가씨를 좋아하더구나. 걔는 아직 그 아가씨가 자기가 찾고 있던 여자인 걸 모르고 있다지? 만약 그놈이 그걸 알게 되면 너한테 승산이 있을 듯싶으냐? 네가 그때 헤어지기로 한 것도 그 아가씨가 언젠가 강현수 그놈 때문에 너를 배신할까 봐서가 아니냐?”

강지혁은 강문철을 빤히 바라보았다.

이 세상에서 아직 그를 제일 잘 알고 있는 사람은 눈앞에 있는 이 노인네가 틀림없다.

“배신하지 못하게 하면 되는 일이죠.”

“사람 마음이라는 건 그 누구도 모르는 거다. 너는 그 아가씨가 너를 배신하지 않도록 할 수 있을 것 같으냐?”

강문철이 정곡을 찌르자 강지혁이 입을 다물었다.

“임유진 그 아가씨는 너를 망가트릴 거야.”

강문철은 의미심장한 말을 건넸다.

“내가 살날이 얼마 남지 않은 건 맞지만 나는 죽어서도 강씨 가문이 그 여자 때문에 망하는 꼴은 못 본다.”

“유진이한테 손댈 생각하지 마세요.”

강지혁이 자리에서 일어나 병상 옆으로 다가갔다. 그러고는 강문철을 아래로 내려다보며 말을 이었다.

“유진이 털끝이라도 건드리면 할아버지가 죽기 전에 강씨 가문을 내 손으로 무너트릴 겁니다.”

“너!”

그 말에 강문철이 도끼눈을 뜨고 그를 바라보았다. 강지혁의 눈은 절대 그저 하는 소리가 아니라는 것을 증명하듯 무척이나 단호했다.

“하, 그래... 콜록 콜록.”

공들여서 키워낸 후계자가 고작 여자 하나 때문에 이때까지 강씨 가문이 쌓아 올린 모든 것을 버리려고 하고 있다.

강문철은 갑자기 웃기 시작했다.

“그래. 건드리지 않으마. 하지만 너도 언젠가 알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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