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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8화

관성 탓에 신유리의 손은 자연스럽게 서준혁의 팔을 부여잡았고, 서준혁은 냉랭한 눈빛으로 그녀를 힐끔 쳐다보고는 몸을 일으켰다.

그는 그녀의 뒤에 서서 신유리의 팔을 꽉 잡았고 그녀가 다시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게 만들었다.

신유리와 서준혁은 너무나 가까운 거리에 서있었고 서로의 호흡과 심장소리마저 들릴 듯 했다.

“그쪽이 말한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배웠습니다.”

신기철은 화가 나 눈을 부릅뜨고 있었다. 서준혁의 눈과 마주쳤을 때 그의 기에 눌려 몸이 굳었지만, 다시 신유리를 쳐다볼 땐 그녀를 죽을 듯 노려보며 고함을 질렀다.

“이런 불효자 같은 년! 네가 지금 무슨 말을 하는지 봐라, 내가 지금 누구를 위해 이러고 있는데. 유리 너를 위함이 아니면 내가 왜...”

신기철의 말에 대답을 해주는건 열렸다 닫힌 문 소리 뿐이었다.

신유리는 더 이상 견딜 수가 없어 서준혁을 끌고 방밖으로 나왔고 신기철의 당당함에 할 말을 잃었다.

이런 느낌은 전에 이연지가 자신을 찾아왔을 때보다 더 힘이 들고 짜증이 났다. 그래서 방밖으로 나온 신유리는 성큼성큼 걸었고 호텔 로비에 도착해서야 천천히 발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누군가 자신의 가슴속에 몇 톤이나 되는 솜을 집어넣은 것 같은 무겁고, 답답한 느낌에 자신의 가슴을 부여잡고 가만히 서있었다.

서서히 조금 진정이 되어서야 그녀는 지금 자신이 계속 서준혁의 팔을 잡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하지만 서준혁은 아무 말 하지 않고 가만히 그녀를 바라보며 신유리가 진정되기까지 기다려줬다. 신유리는 천천히 그의 팔에서 손을 떼고는 한숨을 푹 쉬고 나지막한 소리로 말을 했다.

“오늘 밤 일은 죄송했어요.”

신유리는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머릿속으로 생각을 애써 했지만 도저히 떠오르지 않아 하려던 말을 삼켜버렸고 미간을 찌푸리고 멍을 때렸다.

한참 뒤, 신유리가 먼저 입을 열었다.

“먼저 호텔로 돌아가세요. 나중에 신기철 씨가 찾아가면 그때 똑바로 말하시면 돼요.”

그녀와 신기철 사이의 일에 서준혁까지 끌어들이면 좋지 않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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