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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화

서준혁은 신유리를 보면서 느긋하게 말했다.

“뭐 필요한데?”

그러자 서준혁은 앞에 놓인 찻잔을 만지작거리며 말했다. “친구 만나서 밥 먹을 시간이 있는 걸 보니 일은 대충 마무리됐나 봐?”

이때 옆에 있던 이신이 신유리 대신 말을 받았다. “서 대표님 회사는 직원한테 대체로 관심이 많으시나봐요. 직원 밥 먹는 것도 다 물어보고.”

이신은 태연하게 말했지만 사실은 서준혁이 쓸데없는 일까지 상관한다고 말하고 있었다. 이신 성격이 좋아서 그에게서 이런 말을 처음 들은 신유리는 놀랐다.

이에 질세라 서준혁이 대꾸했다. “당신도 비슷하네요.”

방 안의 분위기는 다운되었지만 웨이터가 분위기를 깨면서 말했다. “실례합니다. 저희 레스토랑의 메인 요리가 괜찮은데 한번 드셔보시겠어요?”

신유리는 메뉴판을 웨이터한테 넘기면서 웨이터의 안배에 따랐다. 웨이터가 메뉴판을 가지고 떠나자 송지음이 신유리를 불렀다.

송지음은 손을 얼굴에 받치면서 궁금하다는 듯이 그녀를 바라봤다. “유리 언니, 언니랑 언니 친구는 합정에서 알게 됐어요?”

이렇게 물었지만 송지음은 확신에 차있었다. 그녀의 눈에서 비치는 기쁨이 그렇게 말해주었다.

오히려 신유리가 되물었다. “합정에서 만난 게 문제 있어?”

“아니요. 그냥 유리 언니가 사교성이 정말 좋다고요. 난 내향적인 편이라서 그런지 오빠 없이는 밖에 잘나가지도 못해요.”

한마디로 송지음은 신유리가 사생활이 난잡하다고 에둘러서 말하고 있었다. ‘사생활이 난잡한 게 아니면 합정에 있는 짧은 시간에 어떻게 새로운 이성 친구를 만날 수 있겠어.’

이에 신유리는 테이블에 놓인 에이드를 마시면서 차분히 반격했다. “비서실에 있은지도 꽤 됐는데 아직도 사교성이 없는 건 반성해야지.”

이렇게 반격할 줄 몰랐던 송지음은 가감 없이 불쾌함을 드러내고 신유리와 서준혁을 번갈아 보면서 억울하게 말했다. “더 노력할게요, 유리 언니.”

송지음 때문에 기분이 나빠진 신유리는 상당히 예민하게 반응했다. “말로만 노력하겠다고 하지 마. 비서실에 이쁘고 능력 있는 인턴들 많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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