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766화

할머니는 걸으면서 우빈이와 얘기했다.

“우빈아, 할머니는 널 하도 오래 보지 못해서 너무 보고 싶었어.”

우빈이도 할머니와 같이 있는 것을 매우 좋아했다. 비록 친할머니는 아니지만 하예진은 늘 아직 태어나지 않은 사촌 동생의 할머니이니 그의 할머니와도 같다고 말했다.

“할머니, 저도 너무너무 보고 싶었어요.”

우빈이는 말을 아주 잘했다. 사람마다 다르게 달콤한 말을 하곤 했다.

그가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입이 아주 달아 항상 어른들의 마음을 즐겁게 했다.

잘 모르는 사람에게는... 예를 들어 전호영을 대할 때에는 생각하는 대로 말하곤 했다.

“우빈이가 오는 걸 알고 부엌에 있는 아저씨에게 맛있는 음식을 많이 준비해 달라고 했단다. 이따가 많이 먹어야 한다, 그래야 빨리 자라서 학교에 가지.”

할머니는 꼬마를 안고 가면서도 조금도 지친 기색이 없었고 나는 듯이 걸었다.

원래 할머니의 뒤를 따르던 장소민 등은 할머니가 우빈이를 안고 돌아가자 같이 따라갔다. 어른들은 당연히 30대 초반인 전태윤보다는 우빈이를 더 좋아했고 전태윤은 보는 것조차도 귀찮았다.

차에서 내린 전태윤은 어르신들이 모두 우빈이를 에워싸고 도는 것을 보고 하예정에게 말했다.

“우빈이를 데리고 돌아오니까 꼽사리를 끼는 데다 아예 모든 이의 관심을 다 뺏어가네. 예전에는 내가 돌아오면 모두 나를 둘러싸고 안부를 물었었는데... 지금은 나를 쳐다보지도 않아.”

하예정은 웃으며 말했다.

“꼽사리 얘기는 그만해요. 우빈이가 들었다면 화낼 거예요. 자기 이름은 주우빈이지 꼽사리가 아니라고 했잖아요.”

그녀는 일부러 남편을 놀렸다.

“당신은 하루 종일 굳은 얼굴을 하고 있어요. 우빈이의 웃음 가득한 귀여운 얼굴이 당연히 보기 더 좋죠. 우빈이는 하는 말도 달잖아요. 당신은 가족한테 인사하는 것조차도 무미건조해요, 달콤한 말 한마디 없이 누가 당신을 좋아하겠어요?”

전태윤은 손을 뻗어 아내의 어깨를 감싸 안은 채 집 쪽으로 걸어가며 말했다.

“당신이 좋으면 그만이지. 다른 사람이 좋아하든 말든 상관없어.”

하예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