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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윤도훈은 일단 은표를 병원으로 보내 율이의 퇴원 절차를 마친 뒤 아이를 데려와 함께 송가네 집으로 가기로 했다.

오늘 험악한 일이 벌어진지라 아이를 혼자 병원에 두는 건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았던 것이다.

아빠와 함께 다른 집에 초대됐다는 것을 알게 된 율이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다.

사실 5살이 된 율이는 이미 일찌감치 유치원에 다녀야 했었다. 하지만 병을 앓고 있던 탓에 줄곧 유치원에 가지 못했던 것이다.

하여 율이는 항상 외로웠고 사람을 그리워했다.

송가네 가문 저택에 도착하자 마당에 마주 앉아있는 두 노인의 모습이 보였다. 송가네 할아버지의 오른쪽엔 송윤이 바비인형을 안고 증조할아버지가 장기를 두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의 노인은 청색의 가면을 쓰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실로 괴이했다. 그 뒤엔 스무 살 남짓한 묘령의 여자가 서 있었는데 준수한 외모에 S라인 매혹적인 몸매를 뽐내고 있었다.

윤도훈은 마당에 들어선 후 일단 가면을 쓴 노인을 살펴보고는 묘령의 여자에게 시선을 돌렸다.

“뭘 봐요?”

묘령의 여자가 윤도훈의 시선을 느끼고는 미간을 찌푸리며 차갑게 쏘아붙였다.

이 여자, 성격이 별로 안 좋은 듯하다.

“윤도훈, 자네 드디어 왔군!”

송가네 할아버지가 윤도훈을 보고는 벌떡 자리에서 일어서며 그를 맞이했다.

은표가 윤도훈의 거처까지 찾아냈다는 건 송가네 집안에선 이미 그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 모습에 가면 노인과 묘령의 여자의 눈에서 놀라움이 비쳤다.

천하의 송가네 할아버지가 젊은이 한 명에게 저토록 예를 갖추다니?

“지연아, 조용히 있거라. 저 젊은이는 네 할아버지의 손님인 것 같구나.”

가면 노인이 말했다.

지연은 그제야 입을 삐쭉거리며 윤도훈에 대한 적대적인 눈빛을 거두었다.

하지만 마음속에선 이미 윤도훈을 변태적인 부류의 사람으로 각인시켰다. 그가 쳐다보던 곳이 그녀를 분노케 했기 때문이었다.

“어르신, 안녕하세요.”

윤도훈이 자연스레 말했다.

“이 아이는...”

송가네 할아버지가 고개를 끄덕이며 율이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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