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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94화

“레드 용 부회장님 되십니까? 저 이씨 가문의 남미숙이라고 하는데, 시간 괜찮으시면 얘기 좀 해도 될까요?”

레드 용을 상대로 남미숙은 한껏 공손한 자태로 전과 다른 모습을 보였다.

상대가 극악무도한 놈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감히 평소처럼 행동할 수가 없었다.

이씨 가문 내에서는 모두가 자기 후배라는 것을 잘 알고 있기에, 이씨 가문의 대부분주식 또한 손에 쥐고 있기에, 다들 어쩌지 못하리라 확신이 있었다.

윤도훈을 상대하더라도, 상대방의 실력이 비할 데 없이 강하더라도, 혼자만의 힘으로 이씨 가문 전체 고수를 쓸어버릴 수 있다고 하더라도 남미숙은 두렵지 않았다.

윤도훈이 감히 자기를 죽이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이 있었다.

이천수와 이진희를 봐서라도 자기 체면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법을 어기지 않기 위래서라도.

하지만 이번에는 사이즈가 다르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NC 조직은 악한 세력으로 망명자들이기 때문이다.

눈 하나 깜빡이지 않고 바로 자기를 죽일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다.

그러므로 이런 악인을 마주함에 있어서 남미숙은 더 이상 척을 할 필요도 용기도 없게 된 것이다.

“남미숙?”

레드 용은 멍하니 있다가 냉소하며 물었다.

“아, 이씨 가문 어르신? 야, 내가 보낸 선물은 잘 받았어?”

그 말을 듣고서 남미숙은 마음속으로 한바탕 분노했지만 두려움이 더 많았다.

“부회장님, 꼭 일을 그렇게까지 해야만 했습니까? 고작 네 명밖에 안 되는 목숨값, 우리 이씨 가문에서 얼마든지 배상해 드릴 수 있습니다.”

순간 레드 용은 노여움을 금치 못했다.

“뭐라고? 고작 네 명의 목숨값? NC 조직 아우들의 목숨이 너한테는 참 부질없지? 근데 나한테는 아니야! 너희 집안 전체를 뒤엎어도 그 화가 풀리지 않을 정도야. 이씨 가문에서 진행하고 있는 모든 산업을 NC 조직으로 넘겨. 그럼, 한 번은 봐줄 수 있어. 아니면 앞으로 너희 집안에 피바람이 불어올 거야.”

얼굴이 새파랗게 질려 버린 남미숙, 권리와 재부에 극도로 탐닉한 그녀에게 모든 산업을 넘기라고 하는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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