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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5화

술집으로 가는 길에 운기는 서연으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는데 전화가 울리는 것을 보고 나서야 운기는 9시에 그녀의 집에 가서 남자친구인척 연기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이 생각났다.

하지만 시계를 보니 이미 9시 반이 훌쩍 넘어 있었고,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여러 일이 겹치는 바람에 운기는 이 일을 까맣게 잊어버렸다.

전화를 받자 전화 너머로 서연의 화난 호통소리가 들렸다

“9시 반이 되였는데 왜 아직도 안 오신 거죠!”

“가는 길에 교통사고를 당하는 바람에 병원을 다녀왔고 이제 막 병원을 나오는 길이라, 오늘엔 못 갈 것 같습니다."

운기도 거짓말을 한건 아니었다. 만약 사고를 당하지 않았다면 약속대로 가긴 갔을 것이니.

"차 사고? …… 거짓말하는 건 아니죠? 어디 다치기라도 했어요? 지금 어느 병원인데요?”

전화기 너머로 걱정이 섞인 질문들이 와라락 쏟아져 나왔다.

“왜요? 저를 걱정할 줄도 아시네요?”

운기는 의아해하면서 살짝 도발하듯이 물었다.

“쓸데없는 생각은 하지 마시고요. 저 때문에 이쪽으로 오는 길에 교통사고가 난 거라면 제가 책임을 지는 게 당연한 거죠.”

서연의 이 한마디에서 운기는 그녀가 비록 평소에는 교활하고 제멋대로인 아기씨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 마음씨는 착한 사람이라는 것을 느꼈다.

“아닙니다, 그저 외상만 약간 입었고요, 제가 오늘 그쪽 집을 가지 못하니 내일은 어떻습니까?”

“…… 차 사고 났다고 저를 속이는 건 아니죠?”

“저는 교통사고가 났다는 구실로 사람을 속이지 않습니다. 믿든지 말든지 알아서 하시고요. 약속한 것은 무조건 지켜야 하는 사람이라, 내일에는 꼭 그쪽 댁을 방문하도록 하죠, 그럼 끊습니다!"

말을 끝내고 운기는 바로 전화를 끊어버렸다.

……

“짜증 나! 또 내 전화를 끊어버렸어!”

서연은 휴대폰을 소파에 뿌리며 짜증을 부렸다.

“딸아, 왜 그러니? 남자친구가 안 오겠다고 한 건 아니지?”

서대표는 긴장해하였다.

서대표는 알고 있었다. 운기의 진짜 정체도, 서연이 와도 커플인 척 연기하는 것도. 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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