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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6화

정윤의 윤아의 행동의 보며 살짝 뿌듯했다. 하지만 선우가 윤아의 상황을 묻자 사실대로 말할 엄두가 나지 않았다.

전에 정신과 의사를 부르는 것도 너무 어려웠는데 만약 윤아가 뭘 좀 먹기 시작한다는 걸 선우가 알기라도 하면 더는 정신과 의사가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돌려보내면 어떡하나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생각이 길어질수록 정윤은 이 일을 선우에게 알려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다.

비록 정윤을 데려온 건 선우지만 이 모든 건 윤아를 위한 것이라고 생각했다. 선우는 지금 이상한 딜레마에 빠진 것 같았다. 정윤은 윤아가 좋아지는 게 선우에게도 좋은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렇게 자아 설득을 마친 정윤은 윤아가 먹고 난 음식을 치우고 방을 나섰다.

서재를 지나가는데 선우가 예전처럼 정윤을 불러세웠다.

“오늘은 어때요?”

정윤은 오늘 조금 빨리 걸어 선우를 피할 수 있으면 피하려고 했다. 고용주 앞에서 거짓말을 하는 건 용기가 필요했으니 말이다.

하지만 선우가 거기서 지키고 있을 줄은 몰랐다. 그냥 지나가긴 그른 것 같았다.

정윤은 하는 수 없이 걸음을 멈추고 잠깐 망설이다가 선우를 보며 하려던 말을 다시 멈췄다.

하지만 정윤이 입을 열기도 전에 선우가 먼저 이렇게 물었다.

“예전과 똑같나요?”

어떻게 말해야 들키지 않을까 고민하던 정윤이었는데 입을 열기도 전에 선우가 알아서 판단한 것이었다.

그러면...

아무 얘기도 안 해도 되는 건가?

차라리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거짓말을 하는 건 정윤에게 너무 어려운 일이었다. 선우가 알아서 원하는 방향으로 판단했으니 정윤은 그저 가만히 있었다.

아니나 다를까 선우는 정윤이 주저하며 아무 말도 하지 않자 또 전과 같은 결과라고 생각하고는 그저 손을 흔들어 정윤에게 물러가라고 했다.

이에 정윤은 정말 크게 한시름 놓았다.

정윤은 윤아의 병이 완전히 낫기 전까지 이렇게 쭉 얼렁뚱땅 넘어갈 수 있기를 바랐다.

선우는 그 자리에 우뚝 선 채 표정이 어두워졌다.

윤아는 거의 살고 싶은 욕구가 없는 것 같았다. 아이들의 소식은 아직 없었다. 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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