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1056화

두 사람은 복도로 나왔다.

조용한 복도에서, 한참 동안 기다렸지만 진수현은 입을 열지 않았다. 결국 심윤아가 고개를 들어 먼저 물었다.

“무슨 말 하려고.”

고개를 드니 진수현의 눈이 그녀를 응시하고 있는 것이 보였다. 칠흑 같은 눈동자는 속내를 알 수 없게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눈빛에 심윤아는 숨이 막혔다. 그의 눈을 마주하는 것이 조금 두려웠다. 심윤아는 눈을 피하며 조용히 말했다.

“계속 말 안 하는 거 보니 아직 마음의 결정이 안 된 것 같네. 나 먼저 훈이 놀아주러 갈 테니까 마음 정리 잘하고 다시...”

“그 사람 보고 싶어?”

그가 갑자기 심윤아의 말을 끊고 물었다.

심윤아가 멈칫하며 귀를 의심했다.

진수현이 자신에게 그 사람이 보고 싶냐 묻는다.

그녀가 한참 동안 침묵을 지키다가 잔뜩 침울해진 얼굴로 입을 열었다.

“혹시 네가 말하는 그 사람이...”

“응. 맞아.”

진수현이 고개를 끄덕였다.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그 사람이 맞다고 확인사살한 것이었다.

심윤아도 그가 말하는 사람이 누구인지 확실히 알게 되었다. 진수현이 단도직입적으로 물을 줄 몰랐기 때문에 심장이 매우 빠르게 뛰었다.

대략 다른 추측이 있었지만 심윤아는 입을 열지 않았다. 진수현이 뒷말을 이어서 할 것 같았다.

“만나고 싶으면 오늘 저녁에 바로 돌아가자. 내가 만나게 해줄게.”

진수현의 말에 따뜻함이라곤 내비치지 않았다.

심윤아가 입술을 오므리고 고개를 떨구었다.

“아냐. 됐어.”

그 의외의 대답은 진수현의 잃었던 생기를 순식간에 되찾게 했다.

“뭐라고?”

이 집에 있는 동안 늘 표정이 우울했고 진수현의 전화벨이 울리기만 하면 관심을 가졌다. 누가 봐도 그 사람의 안위를 매우 걱정하는 모습이었다.

그런데 안 만나겠다고?

진수현은 심윤아가 바로 승낙하고 빨리 만나고 싶어 할 줄 알았다.

그는 심지어 이미 심리 준비를 마친 상태였다. 심윤아가 승낙한다 해도 실망할 필요가 없다고 스스로에게 말하기도 했다.

그녀가 이선우에게 상처를 주고 싶지 않아 하는 이유도 그거 전에 심윤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