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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76화

최씨 가문 둘째 도련님은 어딜 가나 사람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았다. 어릴 적부터 그랬다. 철이 일찍 들어 어른스러운 형과는 반대로 그는 아무 걱정도 없는 듯 천진하고 해맑았다. 언제나 웃는 얼굴이었다.

최군성이 안으로 들어오자 육소유의 시선은 그에게 가 고정되었다. 그녀는 최군성을 향해 살짝 웃어 보였다.

육경섭과 임우정은 그런 딸의 모습이 놀라워 서로를 쳐다보고는 얼른 최군성을 자리에 앉혔다. 육경섭이 최군성의 어깨를 치며 말했다.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마음껏 먹어! 더 튼튼해진 것 같은데?”

“큼큼... 경섭 삼촌, 그럴 나이는 지났어요!”

최군성은 헤헤 웃으며 음식을 집어 먹기 시작했다. 임우정이 그에게 따뜻한 우유를 따라주었다. 최군성은 우유컵을 들고는 큰 소리로 얘기했다.

“감사합니다! 삼촌네 집 식탁에는 정말 없는 게 없어요! 최고예요!”

“너희 집도 그렇잖아! 이제 부모님이 밥 안 해 주시는 거야?”

육경섭이 웃으며 물었다. 최군형은 입안에 음식을 가득 넣은 채 다 뭉개진 발음으로 웅얼거렸다.

육경섭과 임우정이 웃음을 터뜨렸다. 최군성 집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었다.

임우정이 최후의 한 방을 날렸다.

“됐어, 너희 둘은 사고였어! 네 형이 너보다 그걸 빨리 깨달았나 보네. 강주로 도망갔잖아!”

“큼큼...”

“헛기침해도 소용없어, 사실은 사실이니까. 넌 왜 여자 친구가 없어? 이제 어린 나이도 아닌데.”

최군성이 불쌍한 표정으로 그들 둘을 바라보았다. 입가의 음식 부스러기가 후드득 떨어졌다.

“군성 오빠 그렇게 말하지 마요...”

이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식탁의 모든 사람들이 소리가 나는 쪽으로 시선을 집중했다.

육연우는 부끄러운 듯 고개를 숙이고 토스트를 조금씩 떼먹고 있었다.

육경섭과 임우정은 서로를 보며 회심의 미소를 지었다. 최군성과 육소유에게서 젊은 날의 자신들이 보였다.

젊은이들의 사랑은 단순하고, 단순하기에 아름답다. 처음에는 딸과 최군형을 이어주려 했으나 보아하니 그는 임자가 있는 몸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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