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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65화

사실 그녀가 붙잡고 있다고 해도 진가연이 정말 못 나오는 건 아니다. 그녀가 혼자 온 것도 아니니 말이다. 하지만 진가연은 너무 난처하게 굴고 싶지 않았다.

차에 올라타 고개를 돌려 텅 빈 집을 바라보니 한밤중이라 더 쓸쓸해 보였다.

모든 추억이 머릿속에 밀려와 그녀가 과거의 한 장면을 떠올리게 했다. 여기서 일어난 일은 즐거웠던 일도 기쁘지 않았던 일도 모두 그녀의 어린 시절의 소중한 추억이다.

“좀 더 볼 거야?”

옆에 앉으며 진정기가 물었다.

“아니요.”

진가연은 고개를 저었다. 추억은 머릿속에 있고, 여기에 아무리 오래 앉아 있어도 결코 돌아갈 수 없다.

“운전해.”

진정기가 입을 열었다.

차가 서서히 움직이며 집에서 점점 멀어지는 것을 보고 진가연은 끝내 참지 못하고 고개를 돌려 아버지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엉엉 울기 시작했다.

“왜, 왜, 왜 이렇게 된 걸까요?”

한 손으로 딸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진정기는 길게 한숨을 쉬었다.

진정기는 딸의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딸의 감정을 고려했기 때문에, 주현철 부부에게 너무 많은 책임을 묻지 않았다. 그들 부부가 가연에게 잘해줬던 것을 생각해서 자비를 베풀었다.

그렇지 않았다면, 유해나는 지금 집에 안전히 있을 리가 없다. 아마 주현철과 함께 구치소의 차갑고 습한 작은 방에 있어야 할 것이다.

“인간성일 뿐이야.”

진정기가 조용히 말했다.

“인간성이 다 그런 것이라고 믿지 않아요.”

고개를 든 진가연은 눈물이 글썽했다.

“외삼촌과 외숙모가 나를 어릴 때부터 키웠는데, 나에게 진심이 조금도 없을까요? 진짜 다 이용하려는 것뿐인가요?”

유심히 바라보던 진정기는 진가연의 잔머리를 부드럽게 빗어 넘긴 뒤 대답했다.

“진심이 하나도 없을 수는 없어. 하지만 때로는 엄청난 이익 앞에서 그 진심을 감추고, 자신을 잃어버리게 만들기도 하지.”

“네 외삼촌과 외숙모도 너를 진심으로 아낄 때가 있어. 그들이 너를 잘 대해주는 것도 어쩌면 일부는 나에게 잘 보이고 이익을 얻으려고 하는 것일 수도 있지만, 결국 혈연관계도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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