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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2화

“노형원은 내가 대중 앞에서 모든 잘못을 인정하길 바라고 있어. 그런 노형원이 지금 가장 두려워하는 게 뭘까?”

여전히 어리둥절한 오이연의 눈빛에 한소은은 말을 이어갔다.

“하지만... 그쪽한테 불리한 증거들은 이미 회사에서 전부 가져갔고 웬만한 증인들도 전부 노형원한테 매수된 상태인데... 또 누가... 설마... 나?”

뭔가 깨달은 듯한 오이연이 손가락으로 스스로를 가리켰다.

“그래, 언니. 내가 증언해 줄게.”

오이연은 갑자기 기세등등한 얼굴로 말했다.

“노형원 그 인간의 가면을 내가 싹 다 벗겨버릴게.”

하지만 한소은은 미소를 지으며 고개를 저었다.

“아니. 그러지 마. 넌 멀리 휴가나 다녀와.”

“휴가?”

“그래. 노형원이 원하는 건 누구도 날 위해 증언해 주지 않는 거야. 지금 네가 휴가를 떠난다면 노형원은 아주 만족스러워할걸?”

지금 오이연이 갑자기 사직서를 낸다면 노형원은 오이연이 그를 배신하기로 마음먹은 것이라 생각하고 절대 놓아주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일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좋은 선택일 수도.

하지만 오이연은 한소은이 이해가 되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언니, 지금 내가 도망쳐버리면 언니는 어떡해!”

“바보야. 걱정하지 마.”

한소은이 싱긋 미소 지었다.

“그리고 이 언니가 다 생각이 있다고. 나랑 같이 일하고 싶다며? 앞으로 훨씬 더 바빠질 테니까 미리 푹 좀 쉬고 오라고.”

마음속의 의문은 여전히 그대로였지만 한소은의 결연한 눈빛에 오이연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 언니 말대로 할게.”

작업실에서 나와 도로에서 택시를 잡던 한소은 앞에 블랙 마이바흐 한 대가 멈춰 섰다.

창문이 내려오고 김서진의 잘생긴 얼굴이 드러났다.

“타요.”

잠깐 망설이던 한소은이 차에 탔다.

“여긴 무슨 일로 왔어요?”

그녀가 여기 있는 건 어떻게 알고 왔는지 의아할 따름이었다.

“왜요? 싫어요?”

김서진이 어깨를 으쓱했다.

“당연히 아니죠!”

한소은은 자연스럽게 팔짱을 끼며 말했다.

“그냥 조금 놀라서요.”

“이것도 서프라이즈라고 할 수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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