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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0화

한소은은 마음을 다잡고 우아하게 인사를 한 뒤 자리에 착석했다.

이미 회견장에 도착해 있었던 강시유는 고개를 끄덕이는 노형원의 모습을 확인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기자회견이 시작되고 별다른 인사말 없이 노형원은 바로 본론으로 들어갔다.

“어젯밤 향수 신제품 대회에서 일어났던 사건에 대해 자리해 주신 기자분들 모두 알고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대중들이 저희 시원 웨이브에 대해 오해를 하고 계시는 것 같아 오늘 특별히 기자분들과 만남의 자리를 만들었습니다. 출품작인 ‘첫사랑’은 심사위원들의 극찬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생각지 못한 표절 문제로 논란에 휩싸이고 말았죠. 해당 사태의 담당자들 모두 오늘 기자 회견장에 도착했으니 궁금하신 부분 전부 여쭤보시기 바랍니다.”

말을 마친 노형원은 마이크를 강시유에게 건넸다.

블랙톤의 오프숄더 드레스를 입은 강시유는 흰색 드레스를 입은 한소은과 묘한 대비를 이루는 모습이었다.

강시유는 담담한 미소와 함께 입을 열었다.

“안녕하세요. 시원 웨이브의 수석 조향사 강시유라고 합니다.”

수석 조향사? 누구 마음대로?

한소은은 피식 웃음을 터트렸다.

“바로 본론으로 들어가죠. 조향사로 일하기 시작한 뒤로 지금까지 제가 느낀 건 재능보다 노력이 훨씬 더 중요하다는 겁니다. 훌륭한 향을 만들어내기 위해선 수없이 많은 실패를 묵묵히 견뎌내야 하죠. 한순간의 욕심으로 얻어낸 성과는 결국 부메랑처럼 화가 되어 돌아온다는 걸 한소은 씨도 알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말을 마친 강시유는 바로 마이크를 한소은에게 건넸다.

마이크를 든 한소은은 잠깐 망설였다. 수없이 많은 눈동자가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고 있었다.

강시유의 말에 따르면 피해자는 강시유고 제품을 베낀 쪽은 한소은인 것 같은데... 그녀가 무슨 변명을 할지 궁금하다는 눈빛이었다.

한소은은 담담한 눈빛으로 기자 회견장을 채운 기자들의 얼굴을 일일이 훑어보았다.

괜히 뜸을 들이는 한소은의 모습에 노형원이 눈치를 추려던 그때, 그녀가 드디어 입을 열었다.

“네. 강시유 씨의 말에는 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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