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56화

한소은, 여리여리한 몸매에 온화한 표정이지만 말 한마디 한 마디에 묘한 가시가 돋쳐있는 기분이었다.

지금 상황만 보더라도 십분 전까지 낙하산 직원을 응징하는 훌륭한 상사에서 불쌍한 여주인공을 괴롭히는 마녀가 되어버리지 않았는가?

“총 세 라운드입니다.”

조현아는 이를 악물었다.

“다른 직원들도 필기시험, 1차, 2차 면접까지 총 세 라운드를 거쳐서 입사했으니 한소은 씨도 그 정도 테스트는 받아야죠?”

그제야 허리를 다시 세운 한소은이 고개를 끄덕였다.

“좋습니다. 당연히 받아야죠.”

“그럼 두 번째 테스트는 뭐죠? 아니면 방금 전 테스트는 그저 기본 테스트였고 지금부터 정식 테스트인 건가요?”

한소은의 진지한 질문에 조현아는 또 말문이 막히고 말았다.

조현아는 자존심이 강한 여자였다. 게다가 그녀가 이끄는 팀원들이 모두 앉아있는 자리에서 한낱 어린 낙하산 여자애한테 밀리는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었다. 그래서 방금 전 질문은 연습 문제에 불과했다고 다시 주도권을 되찾으려 했는데... 오히려 한소은이 선수를 치니 입장이 괜히 난처해졌다.

“방금 전에 첫 번째 라운드를 통과했다고 했잖아요? 연습 테스트는 없어요. 우리 신생을 뭐로 보고!”

“뭐로 보다니요? 제가 앞으로 열정을 바쳐 일할 회사로 보고 있죠.”

한소은은 단 한 마디도 지지 않았다.

“됐어요. 그런 아부는 넣어둬요. 그런 전략은 나한테 안 먹히니까. 그리고 앞으로 진행할 테스트는 앞선 문제보다 훨씬 더 어려울 테니 각오해 둬요.”

“걱정하지 마세요. 전 한 번 뱉은 말은 지키는 사람입니다. 팀장님처럼요.”

팀장님처럼이라는 단어에 일부러 더 강조하는 한소은의 모습에 조현아의 표정이 더 구겨졌다.

“좋아요.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 하죠. 다들 나가봐요.”

조현아의 말에 방금 전까지 팝콘 각을 세우고 있던 직원들이 아쉬운 표정으로 회의실을 나섰고 곧 조현아와 한소은 두 사람만 남게 되었다.

마지막 팀원이 회의실 문을 닫는 순간, 조현아는 자리에서 일어서더니 두 팔을 올려 기지개를 켰다.

“오늘은 운이 꽤 좋았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