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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0화

한소은은 다급하게 손을 저었다.

“아니에요. 신생은 환아의 계열사일 뿐이잖아요? 본사 대표와 계열사 기획팀 팀장... 뭐 거의 하늘과 땅 차이라고 할 수 있죠. 갑자기 부르면 깜짝 놀라서 기절할지도 몰라요.”

“풉.”

오버스러운 한소은의 말투와 표정에 김서진이 푸흡 웃음을 터트렸다.

“내가 그렇게 높은 사람이에요? 아주 마음에 드는 아부였어요. 상을 내려야겠는걸요?”

“무슨 상이요?”

한소은이 눈빛을 반짝였다.

“어떤... 상을 원하는데요?”

김서진의 섹시한 목소리가 한소은의 귓가에 울렸다.

순간 당황한 한소은은 용수철처럼 자리에서 튀어 올랐다.

“그건... 그건 천천히 생각해 볼게요. 일, 일단 밥부터 먹어요. 나 배고프단 말이에요.”

한소은은 도망치 듯 주방으로 뛰어가고 그 모습을 흐뭇하게 바라보던 김서진의 표정이 곧 차갑게 굳었다.

아무런 근거도 없는 루머뿐이라지만 그의 여자를 이렇게 모욕하는 건 견딜 수 없었다.

감히 내 여자를 건드려? 그 대가는 제대로 치러야겠지?

한편, 손을 씻고 냉장고를 연 한소은은 입이 떡 벌어졌다. 음료수나 즉석식품 정도나 들어있을 줄 알았던 냉장고에는 싱싱한 채소부터 고기, 온갖 소스까지 없는 게 없었다.

일하는 아주머니는 이틀에 한 번씩 와서 청소만 해주신다 했고... 손에 물 한 번 안 묻혀봤을 것 같이 생긴 김서진이 설마 직접 요리라도 하는 건가? 한소은은 고개를 갸웃했다.

이리저리 재료의 상태를 살피던 한소은은 자세한 건 식사를 하며 묻기로 하고 냉장고 문을 닫았다.

워낙 바쁘기도 했고 남자친구의 바람에 소송까지 밥맛이 뚝뚝 떨어지는 일들만 일어나다 보니 김서진과 함께 외식을 할 때를 제외하고는 끼니를 제대로 챙긴 적이 거의 없다 보니 집밥이 그리워 미칠 지경이었다.

집밥이라면 갈비찜이 빠질 수 없는 법. 일단 한소은은 냉장고에서 꺼낸 손질한 갈비의 핏물을 빼기 위해 물에 담근 뒤 채소를 손질하기 시작했다.

한동안 시간이 흐르고 거실에서 이런저런 파일을 검토하던 김서진은 아직도 잠잠한 부엌을 바라보다 몸을 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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