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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9화

액정에 비친 것은 폭로 전문 너튜버가 올린 영상이었다.

피식 미소를 짓던 한소은이 농담 섞인 말투로 말했다.

“당신 이런 너튜브도 봐요? 의외네요?”

하지만 김서진은 그녀의 눈을 바라볼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 눈빛에서 뭔가 이상함을 느낀 한소은은 태블릿을 들어 영상을 다시 확인하기 시작했다. 놀랍게도 너튜버가 올린 영상의 주인공은 바로 한소은 그녀였다.

한소은 그녀의 실명까지 밝힌 영상은 그녀가 대학교에 입학한 뒤로 지금까지의 인생사를 모두 닮고 있었다. 그중 가장 집중적으로 다룬 건 바로 그녀와 노형원, 강시유 세 사람 사이의 관계였다.

게다가 어그로를 끌기 위한 타이틀은 더더욱 자극적이었다.

“바람녀가 판치는 세상”

영상을 확인한 한소은은 눈이 휘둥그레졌다.

화가 난다기보단 이렇게 허접한 수단까지 사용할 줄은 상상치도 못했기 때문이었다.

그의 추잡한 수작은 자료를 조작하고 증인들을 매수하는 데서 끝날 줄 알았다. 그런데 너튜버까지 매수해 여론까지 조작하려 하다니.

노형원, 당신 날 정말 사랑하긴 한 거야? 아니면 지금 당신이 가진 명예와 재부가 우리의 추억들을 이렇게 매도할 정도로 중요한 거야?

“이게 도대체...”

다시 한번 영상의 내용을 확인하던 한소은이 김서진을 바라보았다.

“이 내용을 정말 믿어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루머를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전혀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가 유일하게 신경 쓰는 건 바로 김서진의 생각이었다.

“안 믿어요. 이렇게 황당한 루머를 내가 믿을 리가 없잖아요?”

김서진은 태블릿을 꺼버린 뒤 한소은을 품에 꼭 안았다. 바다처럼 깊은 눈빛으로 한소은을 바라보던 김서진이 물었다.

“화났어요?”

한소은은 고개를 저은 뒤 김서진의 목을 더 꼭 끌어안았다. 그의 품에 안기면 왠지 마음이 편해지는 한소은이었다.

김서진이 정말 영상의 내용을 믿었다면 이렇게 따뜻하게 안아줄 수 없겠지. 그런데 이 남자 도대체 왜 그녀를 이렇게까지 믿어주는 걸까? 누구라도 혹할 만큼 잘 꾸며진 이야기인데... 도대체 왜...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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