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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고민도 없이 패소할 게 분명한 고소를 선택하는 한소은의 모습에 변호사는 당황한 듯 잠깐 침묵하다 곧 말을 덧붙였다.

“한소은 씨, 지금 상황 파악이 제대로 안 되시나 봅니다. 패소하신다면 사과로 끝나지 않을 거예요. 시원 웨이브 쪽에서 정식으로 피해 보상금을 요구할 테고 운이 안 좋으면 구속될 수도 있습니다. 다시 한번 고민해 보심이 어떠실지? 지금 제 의뢰인인 노형원 씨도 단순히 진심 어린 사과를 원하는 것뿐이니...”

“아니요. 노형원한테 전하세요. 사과는 꿈도 꾸지 말라고.”

한소은은 변호사의 말을 바로 끊어버렸다.

“그리고 전 절대 패소하지 않을 겁니다. 그럼 법정에서 뵙는 걸로 알고 이만 끊겠습니다.”

웃기는 자식. 조작한 자료들과 매수한 증인들로 날 밟아버릴 수 있을 거라 생각한 거야?

지금까지 그녀가 노형원의 그날 아래에 있으면서 불평 한 마디 없었던 건 노형원을 사랑했기 때문이었다. 노형원의 성공이 곧 그녀의 성공이라 생각했기에 기꺼이 그의 디딤돌이 되어주었다. 하지만 이제 그녀는 더 이상 노형원을 사랑하지 않는다. 그리고 그건 노형원 앞에서 더 이상 비굴하게 굴지 않아도 됨을 의미했다.

집으로 돌아온 한소은은 현관에 놓인 김서진의 신발을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지금쯤이면 회사에 있어야 할 텐데...

거실로 들어가니 김서진도 집에 돌아온 지 얼마 안 됐는지 정장 재킷만을 벗은 상태였다. 풀어헤친 셔츠 사이로 보이는 섹시한 쇄골에 한소은은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

한편, 김서진은 미간을 찌푸린 채 태블릿을 보고 있느라 한소은이 집에 온 지도 모르는 눈치였다.

“오늘은 왜 이렇게 빨리 왔어요?”

한소은이 슬리퍼를 갈아 신으며 물었다.

“밥 아직 안 먹었죠? 내가 맛있는 거 해줄게요.”

말을 마친 한소은이 주방으로 들어가려던 그때, 김서진이 그녀를 불러 세웠다.

“아니요. 일단 이쪽으로 와봐요.”

소매를 걷어올린 한소은은 진지한 김서진의 표정을 발견하고 다가갔다.

“왜요? 회사에 무슨 문제라도 생겼어요?”

“내가 회사 일 따위로 고민할 사람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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