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수아는 자신의 첫 경험을 이렇게 쉽게 임서우에게 주고 싶지 않았다.하지만 그녀 스스로 계약서에 똑똑히 써넣었으니, 오늘부로 임서우의 여자가 되겠다고 말이다.그녀는 임서우한테서 벗어나고 싶었지만 임서우가 커다란 두 손으로 그녀를 꼭 끌어안았다.그리고 사무실 문 앞으로 다가가 문을 안으로 잠가버렸다.“임서우, 자중해. 넌 이미 결혼했다고.”신수아는 그의 품에서 몸부림쳤다.“수아야, 아니, 여보. 나 오늘 막 이혼했어. 못 믿겠으면 이것 좀 봐.”임서우는 주머니에서 오전에 다 마친 이혼신고서를 꺼내 신수아에게 보여줬다.“이따가 우리 바로 혼인신고하고 이 계약서의 추가 항목도 실행해야지.”임서우가 사악한 미소를 날렸다.곧이어 대표 사무실 소파에서 끽끽 소리가 울려 퍼졌다...두 시간이 지나서야 두 사람은 소파에서 일어났다.옷매무새를 정리하고 소파를 치울 때야 임서우는 그녀가 처음이란 걸 알아챘다!신수아도 왜 그랬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줄곧 제 몸을 아끼던 그녀였는데 임서우에게 안긴 순간 그가 딴사람으로 변한 것만 같았고 분위기도 확 달라졌다.뱉은 말은 지켜야 하는 법, 그녀 스스로 계약서에 이 추가 항목을 보탰고 임서우도 계약 내용을 완성했으니 이젠 그녀도 계약을 이행해야 했다.신수아는 매우 보수적인 여자라 첫 경험을 임서우에게 줬으니 이제부터 그를 남편으로 섬기리라 다짐했다.어쩌면 이 또한 인연이겠지!오늘 마침 할머니의 70세 생신날인데 임서우를 집에 데려가서 가족들에게 소개한다면 앞으로 어른들도 더는 그녀에게 부잣집 도련님과 결혼하라고 강요하지 않을 것이다.사무실 분위기가 조금은 어색해졌다.두 사람이 옷을 단정하게 입은 후 신수아가 수줍게 머리를 숙이고 그에게 물었다.“서우야, 이 24억 원이 대체 어디에서 난 건지 나한테 말해줄 수 있어? 너 회사 다니는 1년 동안 매일 배달 알바를 하면서 지냈는데 너한테 무슨 돈이 이렇게 많은 거냐고?”임서우는 그녀가 이 물음을 제기할 거라고 진작 예상했지만 바로 알려줄 수가 없었다.어
임서우는 그녀가 왜 이러는지 이해하지 못했다. 갑자기 물티슈는 왜?신수아는 임서우의 어리둥절한 표정을 보더니 순간 얼굴이 빨개졌다.“거울 좀 봐. 입술에 내 립스틱이 가득 묻었어. 얼른 지워, 딴 사람들이 보면 뭐라고 하겠어?”말을 마친 그녀는 안으로 잠근 문을 열고 밖에 나갔다.임서우는 그녀의 하늘거리는 뒤태를 바라보며 저도 모르게 기뻤다.그는 문득 손실은 때때로 이익과 바꿀 수 있다는 말이 떠올랐다.갑자기 얻은 행운에 그는 흐뭇할 따름이었다.회사 오피스 구역에서 다들 겉으로는 업무에 바쁜 척하고 있지만 뒤에서는 몰래 수군거렸다.동료들이 의논하는 화제는 다름 아닌 임서우, 허민서와 박건우에 관한 일이었다.“내가 볼 때 허민서가 박건우한테 가려고 임서우를 차버렸어. 다들 봤잖아? 아까 들어올 때 허민서가 보란 듯이 박건우의 팔짱을 꼈어!”“백 퍼센트야! 다들 아직 못 발견했어? 허민서가 요즘 입는 옷과 메고 다니는 가방, 휴대폰까지 예전과 아예 급이 틀려. 임서우 그 거지새끼가 무슨 돈으로 허민서를 사주겠어? 다들 봤지? 허민서가 들고 다니는 그 휴대폰만 해도 300만 원이야. 임서우가 3달 동안 꼬박 돈을 모아도 살 수 없다고!”“임서우 꼴 좋다. 거지 따위가 돈도 없는 게 대체 무슨 자신감으로 허민서처럼 예쁜 애랑 결혼하냐고? 걔 분명 허민서를 감당하지 못할 거잖아. 사람들이 늘 하는 말이 여자는 예쁠수록 감당해야 할 유혹이 더 크다고 했어. 임서우가 돈이 없으니 허민서는 당연히 돈 많은 남자를 찾아가겠지.”동료들은 서로 말을 주고받으며 임서우를 비난했다.옆에 있던 김도현은 거울을 보며 코피를 닦으면서 콧노래를 흥얼거렸다.그는 일찍이 자신의 직업에 대한 전망을 계획해놓았다.이번에 박건우가 맡긴 일을 원만히 해결하여 박건우도 허민서를 품에 안았으니 앞으로 그가 아빠 박부장 앞에서 김도현을 몇 마디 칭찬하기만 하면 회사에서 김도현은 탄탄대로를 걸을 것이다.만약 이후에 행운스럽게 신 대표의 마음까지 얻는다면 이 회사가 그의 것이 될지
하지만 뜻밖에도 임서우가 신수아 뒤에 서 있었다.저 거지새끼가 미녀 대표님 뒤에 서서 뭐 하는 거지?방금 허민서에게 배신을 당해놓고 대표님을 찾아가 고자질을 할 기분이 나기는 할까?전체 사무실에서 김도현처럼 생각하는 사람이 수두룩했다.허민서와 박건우를 포함한 모든 동료가 이런 생각이었다.한편 신수아는 뭇사람들을 쭉 둘러보다가 결국 임서우에게 눈길이 멈췄다. 이는 전혀 예상치 못한 전개였다.“지금부터 중요한 일 하나 발표할게. 오늘부로 임서우, 임 사장님은 우리 회사 최대 주주가 되었어. 다들 박수!”신수아의 말이 떨어진 순간 사무실에 싸늘한 정적이 흘렀다.바늘 하나 떨어져도 다 들릴 만큼 소름 끼치게 조용했다.사람들은 멍하니 넋 놓고 있다가 입을 쩍 벌리고 임서우를 쳐다보며 모든 게 꿈만 같았다.신수아는 미간을 살짝 구겼다. 직원들에게 박수 치라고 했지만 아무도 그녀 말대로 하는 사람이 없으니 살짝 난처할 따름이었다.직원들 중에서 가장 놀란 사람이 허민서였다.그녀는 너무 궁금했다. 아침에 막 이혼하고 매정하게 뿌리쳤던 거지새끼가 어떻게 몇 시간 후에 회사 대주주로 변신한다는 말인가?그녀뿐만 아니라 박건우도 놀란 건 마찬가지였다.김도현도, 자리에 있는 모든 회사 직원이 충격에 휩싸였다.결국 사무실의 싸늘한 정적 속에서 신수아가 먼저 박수 쳤고 곧이어 누군가가 자리에서 일어나 활짝 웃으며 열정적으로 박수 쳤다.손이 부을 때까지 박수 칠 기세였다.“새로운 사장님을 환영합니다! 저희를 리드해주실 새로운 사장님을 진심으로 환영합니다! 저는 진작 보아냈어요. 임 사장님은 인물이 훤칠하여 우리 중에 깊숙이 파고들어 업무 상황을 알아보고 계신 거죠. 마침 제가 맞혔네요. 임 사장님 미래에 더 번창하시고 부자 되세요!”임서우는 어렴풋이 기억났다. 좀 전까지만 해도 이 입에 꿀 발린 녀석은 그에게 오늘 오전에 깎인 월급을 배상하라고 윽박질렀고 심지어 오피스 구역에서 임서우가 삭감된 급여를 갚지 않으면 절대 가만두지 않겠다고 기승을 부렸다.한편
임서우가 비록 지금 이 회사의 사장으로 되었지만 아직 그만의 사무실이 없었다.그는 오피스 구역을 떠나면서 신수아와 어깨를 스치는 순간 나지막이 말했다.“여보, 나 지금 사무실이 없네. 어떡하면 좋아?”그가 한 말은 둘에게만 들리지만 임서우가 공공장소에서 신수아를 여보라고 부르자 그녀는 저도 몰래 얼굴이 빨개졌다.신수아도 전에 임서우가 동료들의 언어적 공격을 자주 당한 걸 알고 있다.두 사람이 아직 혼인신고는 안 했지만 신수아의 마음속에서 이미 임서우를 남편으로 생각했다.남편을 위해 앞장서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신수아는 망설임 없이 자기 사무실을 가리키며 말했다.“일단 내 사무실 써. 내가 자리 내줄게.”임서우가 재빨리 거절했다.“그건 안 되지. 우리 전에 얘기가 다 됐잖아. 넌 여전히 이 회사의 유일한 결정권자야. 내가 어떻게 네 사무실을 점용하겠어? 박부장의 사무실이 괜찮아 보이네.”좀 전에 임서우가 이 회사의 사장이라고 발표한 순간 허민서는 놀란 얼굴로 박건우와 서로 마주 봤다.그 순간 신수아는 허민서와 임서우의 이혼 사유가 대충 짐작이 갔다.그리고 지금 임서우가 박부장의 사무실을 점용하고 싶어 하니 그녀는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했다.“좋아! 지금 바로 나랑 함께 박부장 사무실로 가.”임서우는 가볍게 웃으며 그녀에게 꿀 발린 말을 해댔다.“여보, 다들 이 세상에 예쁘고 몸매 좋고 지혜로운 여자가 천만분의 일의 확률로 존재한다는데 바로 당신을 말하는 거잖아? 당신은 정말 내가 본 중에 가장 훌륭한 여자야.”신수아는 입이 귀에 걸릴 것만 같았다. 그녀에게 대시하는 사람이 끊기지 않고 예쁘고 일에 야망이 있다는 칭찬도 자주 들어왔지만 임서우처럼 직설적으로 대놓고 아양을 떠는 건 난생처음이었다.임서우는 이미 결정을 내린 듯싶다. 그는 박건우부터 괴롭힌 게 아니라 아들의 죄를 아버지에게 묻는 격이었다.박부장에게 대체 아들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 남의 결혼생활에 끼어드는 제삼자가 돼버린 것인지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그들이 박경
김도현은 찌질이 임서우가 면전에 대고 자신을 삿대질하는 날이 올 거라고 전혀 예상치 못했다.그럼에도 김도현은 제자리에 서서 얼굴만 붉힐 뿐 감히 한마디도 내뱉지 못했다.만에 하나 입을 잘못 놀려서 임서우의 심기를 건드린다면 일자리를 날리는 건 제쳐두고 곧 손에 넣을 시즌 보너스도 물거품이 될 테니까.게다가 지금은 취직이 너무 어렵다...여기까지 생각한 김도현은 애써 억지 미소를 지으며 박부장의 사무실 안의 짐을 하나둘씩 뺐다. 그가 땀을 줄줄 흘리며 일할 때 임서우가 옆에 있는 신수아를 힐긋 쳐다봤는데 그녀가 무슨 말을 하려다가 망설이는 것 같았다.“수아야, 나한테 할 말 있지? 내가 지금 이 회사 사장이라서 어떻게 말하면 좋을지 몰라 생각하고 있는 거야?”신수아는 놀란 표정으로 그를 쳐다봤다.“네가 그걸 어떻게 알아?”임서우가 가볍게 웃었다.“네 얼굴에 다 쓰여 있는데 어떻게 모르겠니?”임서우는 말을 마치고 오피스 구역의 좌불안석하는 벼룩들을 가리키며 그녀에게 말했다.“네가 무슨 생각 하는지 다 알아. 걱정하지 마! 내가 회사에 융자한 건 오직 돈 벌기 위해서야. 개인감정 때문에 저들을 내쫓는 일은 절대 없어. 방금 한 말은 따끔하게 혼내려던 것뿐이야. 진짜 다 내쫓으면 누가 우리한테 돈 벌어주겠어? 너도 평소엔 차갑고 도도한 모습이지만 실은 누구보다 마음 약한 여자란 걸 알아. 오늘 이 기회에 내가 너 대신 직원들을 잘 다스려야겠어.”신수아는 그의 말을 듣더니 찡그렸던 미간이 그제야 쭉 펴졌다.그녀는 문득 임서우가 자신을 너무 잘 안다는 느낌이 들었다.그녀가 뭘 걱정하던 임서우는 바로 알아채니까.방금 임서우가 회사의 절대다수 지분을 차지해서 그녀는 괜히 임서우가 회사 경영에 간섭하는 건 아닌지 걱정했다.지금은 또 임서우가 사적인 일로 감정이 앞서 사무실의 모든 직원을 해고하면 회사의 정상 운영을 방해하게 될 것이니 그녀는 전전긍긍 속을 앓고 있었다.임서우는 그런 그녀의 마음을 모조리 알아맞혔다.그리고 신수아에게 자기 생각을
임서우는 아주 대놓고 김도현을 괴롭히기로 했다. 그는 김도현이 지금까지 자신한테 했던 그대로 갚아줄 생각이었다."뭐 하고 있어요? 빨리 맹세를 해야 내가 물을 따르게 할 거 아닙니까."김도현은 임서우의 약 올리는 듯한 말투에 화가 났지만, 지금은 임서우의 말을 들을 수밖에 없었고 예전처럼 그를 대할 수가 없었다. 이제 임서우는 이 회사의 사장이고 자신은 일개 직원일 뿐이기에. 김도현은 화를 꾹꾹 누르며 맹세했다."맹세합니다. 제가 속으로 임서우 씨를 욕하면 저는 개새끼입니다." 김도현은 억지 맹세를 하고 난 뒤에야 임서우한테서 벗어날 수 있었다.신수아는 남은 일 처리를 마저 하고는 임서우한테로 갔다."오늘 우리 할머니 칠순 잔치야. 같이 가."신수아는 기대 가득한 얼굴로 임서우한테 말했다."왜 좀 더 일찍 말해주지 않았어. 나 아무런 준비도 안 했는데.""괜찮아. 내 남편 될 사람이 주는 거라면 할머니는 다 좋아하실 거니까.""아니면, 우리 지금 혼인 신고하러 가는 거 어때?"신수아는 임서우의 제안에 얼굴이 새빨갛게 물들었다. 그렇게 그들은 혼인신고를 마치고 신씨 가문 집 앞에 도착했다. 오늘은 신씨 집안 가주시자 신수아의 할머니인 신주옥의 칠순 잔치이다. 집안 어르신의 생신을 축하하는 만큼 많은 사람이 자리했다."할머니, 할머니 불교 믿으시잖아요. 그래서 이번에는 연옥으로 된 불상을 준비해 봤어요. 제가 직접 중국에 있는 소림사까지 찾아가서 어렵게 공수한 거예요. 얼마 전에 글쎄, 제가 이 물건을 손에 넣었다는 소식은 어떻게 알았는지 저한테 연락이 와서는 5억에 팔라고까지 하더라니까요?"신수아의 사촌 동생인 신아름이 불상을 들고 와서는 할머니께 드렸다."할머니! 할머니께서 요즘 무이암차(중국 전통 명차)를 즐겨 드신다고 들어서요. 제가 중국 무이산까지 직접 찾아가 엄청 어렵게 구해왔어요."신아름의 약혼자인 허준호도 비싸 보이는 차를 건넸다."어머니, 이것 좀 보세요. 이 돌에 있는 '寿' 문양을요. 이게 사람에 의해 새겨진 게 아
"수아야, 이게 지금 무슨 말이니? 네가 결혼을 했다고? 엄마 아빠한테 한마디 말도 없이? 지금까지 너한테 남자가 있다는 소리는 한 번도 못 들었는데 갑자기 뭐?“신수아의 아빠, 신성만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서는 호통을 치기 시작했다."언니, 밖에서 작은 회사 하나 차리더니 눈에 뵈는 게 없어? 그래서 결혼 같은 중대한 사항을 가족들한테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혼자 결정하는 거야? 할머니에 대한 예의는 밥 말아 먹었어?“신아름도 얼른 거들며 신수아를 비난했다."임서우... 라고 했나?"신주옥이 화를 꾹 참고는 억지로 웃어 보이며 물었다."그래, 우리 수아 맘에 들었다면 보통 사람은 아니겠지. 자네는 어떤 집안의 자제분이신가?""대단한 집안은 아니에요. 저희 마누라가 대표로 있는 회사의 직원입니다. 옆에서 보필하고 있죠."임서우가 사실 그대로 또박또박 말을 했다.신수아는 신씨 가문 통틀어 제일 예쁘게 생겼다. 하여 신주옥은 항상 그녀를 다른 가문과 결탁할 수 있는 도구로 점찍어 뒀었다. 즉 정략결혼으로 신수아를 내세워 자기 가문을 더 강대하게 만들려는 심산이었다.하지만 신수아는 그런 신주옥의 제안을 항상 거절해왔었고 그로 인해 신수아네 집안이 신씨 가문에서 꽤 냉대를 받고 있었다.그런데 그런 신수아가 오늘 신씨 가문 큰 행사에 한 남자를 데려왔고 남편이라고 소개했다. 어떤 집안인지 먼저 알고 싶었던 신주옥이 예의를 갖춰 물었는데 일개 회사 직원이라고 한다. 그것도 신수아 회사의 직원. 신주옥이 뒷 목을 잡고 쓰러지지 않은 걸 다행이라고 해야 할까."신수아, 미친 거지? 자기 회사 직원이랑 결혼을 해? 과일 바구니 달랑 하나 들고 할머니 칠순 잔치에 온 걸 보면 답 나오네. 거지새끼랑 결혼한 주제에 어딜 뻔뻔하게 신씨 가문 문턱을 넘어?!"일개 회사 직원이라는 사실을 듣자 신아름이 코웃음을 치며 비난했다."신씨 가문 아가씨가 재벌 집 남자하고 결혼해 신씨 가문에 보탬이 될 생각을 해야지,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런 거지새끼랑 결혼한 거야
"아빠, 지금 아빠 사위를 저런 어디서 굴러먹다 온 지도 모르는 놈이랑 비교하는 거야?"신아름이 신수아와 임서우를 쳐다보더니 기분이 나쁘다며 신성인한테 말을 했다."그래, 말 한번 잘했다. 우리 허서방은 귀한 집 출신에 지금 젊은이 중에서 단연 최고봉인데 어딜 저런 거하고 비교를 해? 자기 주제도 모르고 여기가 어디라고, 쯧쯧. 무슨 꿍꿍이를 가지고 우리 가문에 접근했는지 모르겠지만, 저걸 저대로 뒀다가 우리 신씨 가문이 무너질까 봐 걱정이구나!"신주옥은 허준호를 칭찬하며 동시에 임서우를 깎아내렸다. 그러자 옆에서 듣고 있던 허준호가 웃으며 말했다."과찬이세요, 할머니. 아직 세상 돌아가는 거 모르고 뻔뻔하게 날뛰는 인간들이 있어요. 이렇게 된 거, 그냥 집에 개 한 마리 들였다고 생각하죠, 뭐. 개 한 마리 정도는 키울 수 있잖아요."신수아가 임서우를 데리고 들어올 때부터 허준호는 그를 눈엣가시로 생각하고 있었다. 서울 제일가는 미녀의 옆자리가 별 볼 일 없는 인간이라는 거에 화가 났다. 허준호가 보기에 신수아는 완벽했다. 행동거지며 말하는 거며 자신의 약혼녀인 신아름보다 몇 배는 더 나았다.그리고 애초에 허준호는 신수아한테 접근하려고 신아름의 옆을 맴돌던 것이었다. 그러다 신수아한테 몇 번이나 대차게 까이고는 하는 수 없이 신아름하고 약혼을 하게 된 것이다."자기 말이 맞아. 그냥 집에 개 한 마리 들였다고 생각하지 뭐. 한 마리 더 늘어난다고 해서 다를 게 있겠어? 하하하"신아름이 얼른 동조하며 불 난 집에 기름을 들이부었다....임서우가 비난 속에서도 가만히 듣고만 있으니 그를 더 한심하게 쳐다 본 사람들이 또다시 그를 타깃 삼아 공격하기 시작했다. 신수아는 그가 자신의 가문 사람들 때문에 욕을 듣게 되자 더는 못 참고 한마디 하려고 했다. 그때 임서우가 젓가락을 내려놓더니 입을 열었다."이렇게까지 좋아할 일인가요? 고작 남한그룹하고 계약 좀 했다고? 그까짓게 뭐 그리 대단한 일이라고."임서우가 한 마디 던지자 주위가 삽시에 조용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