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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3화

임서우가 비록 지금 이 회사의 사장으로 되었지만 아직 그만의 사무실이 없었다.

그는 오피스 구역을 떠나면서 신수아와 어깨를 스치는 순간 나지막이 말했다.

“여보, 나 지금 사무실이 없네. 어떡하면 좋아?”

그가 한 말은 둘에게만 들리지만 임서우가 공공장소에서 신수아를 여보라고 부르자 그녀는 저도 몰래 얼굴이 빨개졌다.

신수아도 전에 임서우가 동료들의 언어적 공격을 자주 당한 걸 알고 있다.

두 사람이 아직 혼인신고는 안 했지만 신수아의 마음속에서 이미 임서우를 남편으로 생각했다.

남편을 위해 앞장서는 건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신수아는 망설임 없이 자기 사무실을 가리키며 말했다.

“일단 내 사무실 써. 내가 자리 내줄게.”

임서우가 재빨리 거절했다.

“그건 안 되지. 우리 전에 얘기가 다 됐잖아. 넌 여전히 이 회사의 유일한 결정권자야. 내가 어떻게 네 사무실을 점용하겠어? 박부장의 사무실이 괜찮아 보이네.”

좀 전에 임서우가 이 회사의 사장이라고 발표한 순간 허민서는 놀란 얼굴로 박건우와 서로 마주 봤다.

그 순간 신수아는 허민서와 임서우의 이혼 사유가 대충 짐작이 갔다.

그리고 지금 임서우가 박부장의 사무실을 점용하고 싶어 하니 그녀는 자신의 추측을 더욱 확신했다.

“좋아! 지금 바로 나랑 함께 박부장 사무실로 가.”

임서우는 가볍게 웃으며 그녀에게 꿀 발린 말을 해댔다.

“여보, 다들 이 세상에 예쁘고 몸매 좋고 지혜로운 여자가 천만분의 일의 확률로 존재한다는데 바로 당신을 말하는 거잖아? 당신은 정말 내가 본 중에 가장 훌륭한 여자야.”

신수아는 입이 귀에 걸릴 것만 같았다. 그녀에게 대시하는 사람이 끊기지 않고 예쁘고 일에 야망이 있다는 칭찬도 자주 들어왔지만 임서우처럼 직설적으로 대놓고 아양을 떠는 건 난생처음이었다.

임서우는 이미 결정을 내린 듯싶다. 그는 박건우부터 괴롭힌 게 아니라 아들의 죄를 아버지에게 묻는 격이었다.

박부장에게 대체 아들 교육을 어떻게 했길래 남의 결혼생활에 끼어드는 제삼자가 돼버린 것인지 따져 물을 생각이었다.

그들이 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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