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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52화

만약 황후가 자기에게 싫증을 느끼거나 다른 사람으로 바꾸려 한다면 권무영은 다시 아무것도 없는 예전으로 돌아갈 것이다.

법지 스님은 온몸의 피가 뜨거워지며 머리끝까지 차오르는 것을 느꼈고, 머리속으로 가장 숭경하는 한 스님을 떠올렸다.

그 스님은 예전에 한 공주의 막료였었다.

법지 스님은 권무영의 눈빛에 담긴 위협을 무시한 채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는 황후를 빤히 쳐다봤다.

“할말이 무엇이든 기꺼이 들어드리겠습니다.”

“흥!”

권무영은 콧방귀를 뀌며 내키지 않는 마음을 참고 돌아섰다.

방을 나와 문을 닫고, 권무영은 문에 기대여 담배를 꺼내 불을 붙였다.

얼마 지나지 않아 방안에서 권무영의 낯익은 가냘픈 숨소리가 들려왔다.

권무영은 짜증을 내며 담배꽁초를 내던지고, 들은 척도 하지 않고 먼 곳으로 성큼성큼 걸어갔다.

하지만 황후의 거친 숨소리는 마치 마성의 목소리처럼 권무영의 머릿속을 맴돌았다.

“이거 내 손으로 내 발등을 찍은 셈인가? 상대를 만들다니, 황후는 분명 나를 견제하기 위해 사람을 찾은 거야!”

권무영은 이미 황후의 뜻을 꿰뚫었다. 최근 잇따른 일처리에 황후가 불만을 품고 집사를 바꾸려는 생각인 것 같았다.

위기감을 느낀 권무영은 생각을 하면 할수록 당황하여 어떻게 하면 자신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궁리했다.

……

이강현 핸드폰이 울렸다.

핸드폰을 들어 보니 진효영이 보낸 메시지였다. 이강현에게 영산사를 떠났다는 보고이다. 거기에 법지 스님에 대한 험담까지 하였다.

진효영의 설명을 듣고, 이강현은 이 법지 스님이 왠지 이상하다고 느껴졌다.

그러나 도대체 어디가 잘못되었는지 이강현도 말할 수 없었다. 현장에 있은 것도 아니고 진효영의 말만 듣고 판단하기에는 근거가 부족하다.

그러나 이강현은 더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이강현에게 고운란의 안전이 최우선이기 때문이다.

“지민아, 돌아가자.”

이강현이 담담하게 말했다.

“네.”

우지민이 시동을 걸고 나서 말했다.

“사모님 그쪽 끝난 건가요?”

“그래, 내가 너무 걱정했나 봐.”

이강현이 웃었다.

“허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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