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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91화 어두웠던 어린 시절

점심이 다 되어서야 두 아이의 시험이 끝났고 학생들이 하나둘 학교에서 나오기 시작했다.

여씨 부부 내외 때문인지 고다정도 덩달아 긴장되었다.

그녀는 여준재의 곁에 서서 까치발을 들고 학교 쪽을 바라보았다.

여준재도 그녀의 행동을 눈치채고는 재빨리 고다정의 잘록한 허리를 감싸며 당부했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해요.”

“저기 우리 준이랑 윤이가 보이네요.”

고다정은 문득 반가운 듯 멀지 않은 곳에 있는 두 아이를 향해 손을 흔들었다.

“준아, 윤아. 엄마 여기 있어.”

“엄마, 아빠!”

두 아이는 얼굴에 미소를 띤 채 재빨리 달려왔다.

물론 그들 옆에 한껏 긴장한 얼굴로 서있는 할아버지 할머니에게도 인사를 건넸다.

인사가 끝난 뒤 네 명의 어른들은 성적에 대해 일절 묻지 않고 두 어린이를 데리고 근처 식당에 갔다.

“우리 준이, 윤이, 많이 먹어. 오늘 수고했어.”

심해영은 계속해서 테이블 위의 음식들을 두 아이에게 집어줬다.

두 아이는 입 주변에 묻힌 것도 모르고 맛있게 먹었다.

분위기는 아주 훈훈했다.

뒤늦게 식사를 마친 뒤 고다정은 그제야 시험에 대해 묻기 시작했다.

“혹시 선생님이 성적 결과가 언제 나온다고 말해줬어?”

“이미 나왔어요. 저랑 오빠가 모두 만점으로 시험에 통화했다면서 여름방학이 끝나면 학교에 부모님을 모시고 오라 하셨어요!”

두 아이는 뜸도 들이지 않고 선생님이 했던 말을 그대로 전했다.

사실 오늘 시험을 본 대부분의 학생이 시험에 통과했다.

유치원에서 초등학교로 진급하는 시험이라 그리 어렵지도 않았다.

그래도 세 어른은 한껏 과장된 표정을 지으며 기뻐했다.

“와, 우리 준이, 윤이 정말 대단하네.”

하지만 여준재는 이러한 광경이 너무 웃겼다.

특히 평소에 무뚝뚝하고 점잖던 아버지와 옆에서 같이 환호를 지르는 어머니, 거기에 고다정까지 보고 있으니 무슨 말해야 할지 몰랐다.

고하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칭찬을 듣고 득의양양해서는 웃으며 말했다.

“기뻐할 일이 더 있어요. 저랑 오빠는 개학하면 선생님께 월반 시험도 보겠다고 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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