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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화

온이샘은 혹시라도 운전 중에 그녀에게서 답장이 올까 봐 줄곧 차에서 기다렸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30분이 훌쩍 지나갔다.

하지만 그는 아무렇지 않았다. 차우미에게서 답장이 오자 그는 바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

전화기 저편에서 들려오는 그녀의 나긋나긋하고 진지한 물음에 그는 잠시 머리가 멍해졌다.

‘집으로 오라고?’

누군가를 좋아하면 당연히 그 사람과 함께 있고 싶은 법이다.

당연히 그도 조만간 그녀의 가족을 만나야 한다.

그런데 이렇게 갑자기 그녀의 가족을 만나야 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그는 잠시...... 어쩔 바를 몰랐다.

온이샘은 잠시 아무 말도 하지 않았고 둘 사이에는 침묵이 흘렀다.

이런 고요함은 차우미에게 한 가지 문제를 깨닫게 했다. 이렇게 갑자기 친구를 집에 부르면 친구는 반드시 불편해할 것이라는 걸.

누구나 다 여가현처럼 친구의 집을 자기 집처럼 생각하는 건 아니니까.

“선배, 미안해. 내가 너무 갑작스러웠지? 마음에 두지 마.”

“아니, 그게 아니라. 아침 식사는 내가 생각하지 못했어.

그래, 내일 아침 7시 30분에 출발하자.”

온이샘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다시 들려오자 그제야 차우미는 한시름 놓았다.

“그래, 그럼 일 봐. 내일 아침 거의 도착한다 싶으면 문자줘. 내가 내려갈게.”

“그래, 알았어.”

전화를 끊은 차우미는 내일 아침 시간을 대략 계산하더니 부모님께 온이샘이 내일 아침 식사하러 올 거라고 말씀 드렸다.

그 말에 부모님은 너무 기뻐 내일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온이샘이 제일 좋아하는 음식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차우미는 온이샘이 좋아하는 음식을 알지 못했다. 하여 그녀는 다시 그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좋아하는 음식은 무엇인지, 가리는 건 없는지.

같은 시각, 차에 앉아 휴대폰을 들고 메시지를 확인하던 온이샘은 심장이 쿵쾅거렸다.

그녀의 집으로 가는데, 빈손으로 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하지만 무엇을 사야 할지, 어떻게 사야 할지 알 수 없었다.

그는 단 한 번도 이런 상황을 직면한 적 없었기 때문이다.

곰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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