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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93화

“그럼 날 보지, 설마 널 보겠냐?”

하 교수는 손자를 꾸지람하려던 것을 멈추고 나상준을 바라봤다.

그는 나상준을 바라보며 만족스러운 웃음을 지어 보였다. 나상준에게는 매번 하성우에게 대처할 방법이 있었다.

나상준은 입담이 좋은 사람도 아니었고 웃기를 좋아하는 사람도 아니었으며 말을 길게 하는 사람도 아니었다. 나상준의 말은 무게가 있었고 하성우의 말은 사람은 안심할 수 없게 만들었다.

찻잔을 만지며 여유롭게 말하는 나상준의 말투에는 아무런 감정도 담겨있지 않았지만 그의 말을 들은 사람들은 순식간에 웃음을 터뜨렸다.

하성우의 장난에 아무런 말도 못 하고 난감해하는 차우미를 보며 나상준이 차우미 편을 들어줬고 나상준의 말에 하성우는 꿀 먹은 벙어리가 됐다.

자신을 바라보고 있는 담담한 나상준의 눈빛에 하성우는 잔뜩 겁을 먹었다.

하성우는 떨리는 가슴을 진정시키며 한껏 기가 죽은 채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며 웃었다.

“허허, 그래 널 봐야지. 당연히 널 봐야지.”

‘또 까불었네. 참을 수가 없었어.’

하성우가 잔뜩 풀이 죽어 있는 모습을 본 사람들은 박장대소를 터뜨렸다. 이때 하 교수가 입을 열었다.

“상준아, 쟤 좀 잘 가르쳐라. 쟤가 좀 매를 버는 스타일이야. 네가 마침 회성에 있으니 날 대신해서 재를 좀 교육해 줘.”

나상준이 하 교수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네, 아저씨.”

하성우는 말문이 막혔다.

분위기는 다시 예전으로 돌아갔다. 종업원이 금방 만든 먹음직스러운 요리를 가져오자 모두 계속 음식을 먹으면서 얘기를 나눴다.

사람들도 더 이상 차우미를 쳐다보지 않았기에 그녀의 얼굴 홍조도 서서히 사라져갔다.

그녀는 국을 마시면서 사람들이 나누는 일적 얘기를 듣다 뭔가를 느낀 듯 자신 옆에 앉아 있는 나상준의 밥그릇을 바라봤다. 밥그릇의 밥이 그대로 있었다. 처음 자리에 앉았을 때 그 모습 그대로 수저를 들지 않은 모습이었다.

차우미는 고개를 들어 나상준을 바라봤다.

나상준은 찻잔을 들고 차를 마시고 있었다. 차를 마신 그는 찻잔을 내려놓고 사람들을 바라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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