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497화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상준 씨가 감기에 걸린 것 같아.”

차우미가 확실하지 않다는 말투로 말했다.

백 퍼센트 확신이 없으면 확실하게 말을 하지 않는 차우미였다.

차우미의 말을 들은 하성우는 멍해졌다.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나상준이?”

하성우는 무슨 황당한 말을 들은 사람처럼 멀지 않은 곳에서 하종원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나상준을 바라봤다.

줄곧 건강하던 사람이 감기에 걸렸다니 믿기 힘들었다.

‘말도 안 돼.’

그리고 하성우가 오늘 나상준을 주의해 본 바에 의하면 아픈 기색이 전혀 없이 멀쩡했다.

‘상준이가 아픈걸 차우미는 어떻게 알았지?' 상준이가 자신이 감기에 걸린 것 같다고 차우미에게 말했나?’

눈을 깜빡이던 하성우의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 있었다.

‘엄살 부리고 있네. 그런 게 아니라면 차우미가 상준이를 챙겨줄 이유가 없잖아. 대박, 정말 대박이네.’

보아하니 나상준이 그날 밤 하성우가 했던 말을 들은 것 같았다.

차우미가 강하게 나오는 걸 싫어하기에 빛을 보게 되는 그날까지 천천히 부드럽게 다가가기로 한 듯했다.

하성우는 나상준이 아프다는 말을 믿지 않는 듯한 눈치였다. 예전에 차우미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한참을 생각하던 차우미가 입을 열었다.

“상준 씨, 목소리가 이상해.”

나상준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던 하성우의 표정이 굳었다.

그러나 차우미의 말을 들은 하성우는 이내 엄숙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형수 말을 듣고 보니 진짜 그러네.”

마치 무슨 큰일이라도 난 것처럼 하성우가 엄숙한 목소리로 말하는 일은 흔치 않은 일이었다. 차우미는 하성우가 오버한다고 생각했지만 별로 신경 쓰지 않았다.

나상준이 정말 감기에 걸렸다면 일에도 영향을 미칠 게 뻔했다. 나상준은 일에 대한 열정이 큰 사람이었기에 몸이 불편하다고 해도 일을 하러 갈 사람이었다.

일에 더욱 큰 영향을 미치게 될까 봐 차우미는 걱정이 되었다.

차우미가 말없이 고개를 숙이고 미간을 찌푸리며 걱정하는 모습을 본 하성우는 웃고 싶었다.

‘너무 잘 속는 거 아니야?’

하성우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