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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6화

가라앉은 목소리와 함께 남자의 손이 차우미의 손목을 잡았다.

차우미는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다.

손에 붕대를 감고 있는데도 피부가 맞닿은 부위에서 따뜻한 온기가 전해졌다.

낯선 온기에 저도 모르게 가슴이 뛰었다.

그녀는 반사적으로 손을 빼내며 고개를 저었다.

“나 괜찮아.”

운전기사가 차 문을 열고 내려 뒷좌석 문을 열어주었다.

차우미는 고개를 숙인 채, 차에서 내렸다.

여가현은 차우미가 벤츠를 타고 온 줄 모르고 있었다. 온이샘의 차를 보고 다가온 것이었다.

“가현아.”

등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리자 여가현이 움찔하며 뒤돌아섰다.

“우미야!”

친구의 얼굴을 확인한 그녀는 바로 전화를 끊고 친구에게 다가갔다.

“상처는 좀 어때? 어디 봐봐!”

여가현은 오자마자 차우미의 손부터 살피더니 인상을 찌푸렸다.

“이 정도로 심각했어? 설마 흉터 남지는 않겠지?”

그게 가장 큰 걱정이었다.

흉터 지는 걸 달가워하는 여자는 없었다.

차우미는 여가현을 보자 반가운 마음에 활짝 웃었다. 항상 일에 파묻혀 살던 친구가 드디어 휴가를 얻게 된 것 같아 더 기뻤다.

“난 괜찮아.”

의사는 흉터가 지지 않을 거라고 했으니 크게 걱정할 건 없었다.

신경이 안 쓰이는 건 아니지만 이미 발생한 일이니 신경 쓴다고 해결될 것도 없었다.

“어떻게 괜찮아? 그 예쁜 손이 어쩌다가 이렇게 됐어? 흉 지면 어떡하려고….”

“안 되겠다. 무슨 방법을 써서든 내가 흉 안 지게 해줄게. 흉터는 절대 용납할 수 없어!”

여가현이 목청을 높여 말했다.

차우미는 빙그레 웃으며 화제를 돌렸다.

“너 언제 왔어?”

“온지 좀 됐지. 너무 배고파서 아침까지 먹고 왔는걸?”

“잘했어.”

차우미가 활짝 웃었다.

나상준과 차우미의 부모님, 그리고 온이샘까지 차에서 내렸다.

차우미와 여가현을 제외하고 모두의 시선이 나상준에게로 쏠렸다.

딸이 나상준과 같이 차를 타고 온 줄 몰랐던 하선주 부부는 놀라서 눈을 휘둥그레 떴다.

맨 뒤에 선 온이샘은 싸늘한 인상을 하고 차에서 내린 남자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그의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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