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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7화

“여긴 왜 왔어요?”

여가현이 팔짱을 끼고 불쾌한 표정으로 나상준을 바라보며 물었다.

차우미의 가장 친한 친구이지만 그녀는 한 번도 나상준을 정식으로 소개받은 적 없었다. 차우미가 소개해 주기 싫어서가 아니라 하도 바쁜 사람이라 시간이 나지 않는다는 이유여서였다.

정확히 말하면 나상준은 차우미의 개인적인 일에 관심을 주지 않았다.

예전에는 둘이 부부니까 참고 넘어갔지만 이제 이혼했으니 더 이상 참아줄 수 없었다.

나상준은 조롱과 적의가 가득 담긴 여가현의 눈빛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그의 표정에서는 어떠한 감정도 읽을 수 없었다.

친구의 돌발행동에 차우미 역시 당황했다. 여가현이 이렇게 나올 줄 알아서 일부러 자신이 구한 사람이 나상준 조카라는 사실을 숨겼던 건데 지금 사실을 말해주면 상황만 더 복잡해질 것 같았다.

차우미는 다급히 다가가서 여가현을 말렸다.

“가현아, 안으로 들어가서 얘기하자.”

여가현은 눈을 가늘게 뜨고 친구를 바라보며 물었다.

“너 나한테 숨기는 거 있지?”

차우미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들어가서 얘기할게.”

여가현은 친구의 얼굴을 빤히 보다가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하선주 부부에게 말했다.

“아저씨, 아줌마, 우미랑 먼저 들어가 계세요. 저는 좀 있다가 들어갈게요.”

부부는 여가현의 마음을 십분 이해하지만 그들도 나상준에게 안 좋은 감정이 많지만 여기서 일을 키우고 싶지 않았다.

차동수가 다가오며 말했다.

“가현아, 일단 들어가자.”

“아저씨, 걱정 마세요. 사고 치려고 그러는 게 아니에요.”

말을 마친 그녀는 뒤에 있는 온이샘을 향해 손을 흔들었다.

“선배, 오랜만이야.”

“인사는 나중에 다시 하고, 선배는 일단 우미랑 아저씨, 아줌마 모시고 들어가. 상처부터 치료해야 할 거 아니야. 난 이따가 들어갈게.”

온이샘은 묵묵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아는 여가현은 비록 여장부처럼 할 말은 다하는 성격이었지만 선은 지킬 줄 아는 사람이었다.

온이샘은 다가가서 차우미 부모님에게 말했다.

“아저씨, 아줌마, 가현이 한번 믿어봐요.”

그제야 하선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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