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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8화

여가현은 차우미 일가가 병원 안으로 들어간 것을 확인한 뒤에야 나상준의 앞으로 가까이 다가가서 비웃음 가득한 미소를 지었다.

“당신 같이 존귀하신 분이 안평 같은 시골에는 왜 왔을까? 우미가 나한테 얘기를 안 해주기도 하고 나도 딱히 신경 쓰고 싶지는 않지만, 내 친구와 연관된 일이니까 불편해도 들어.”

여가현은 키가 큰 편이 아니었다. 하이힐을 신어도 170이 안 되는 작은 키에 나상준과 키 차이가 많이 났지만 그녀는 전혀 기죽지 않았다.

나상준은 여전히 담담한 눈빛으로 상대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 아무렇지도 않은 표정이 여가현은 더 화가 났다.

그녀가 계속해서 말했다.

“이혼했으면 우미 옆에서 멀리 떨어져. 자꾸 엮이지 말란 말이야. 여자한테 3년은 아주 귀중한 시간이야.”

“우미는 당신한테 3년이나 낭비했어. 그 정도면 됐잖아. 당신에게도 당신 가문에도 우미는 최선을 다했어. 양심이라는 게 있다면 마음 잡고 잘 사는 애 마음 헤집어 놓지 마. 각자 삶을 살아가라고.”

여가현이 나상준이라는 사람에 대해 이렇게 적대심을 품게 된 건 오로지 차우미 때문이었다.

3년 동안 친구가 얼마나 외로운 삶을 살았는지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친구가 안쓰럽고 가슴이 아팠다.

여가현은 경고의 눈빛을 보내는 것으로 대화를 마무리하고 병원 안으로 들어갔다.

거기 더 있었다가는 주먹이라도 나갈 것 같았다.

아무런 감정이 없는 바위 같은 무표정을 짓고 있는 그의 모습이 더 불쾌했다.

나상준은 멀어지는 여가현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겼다.

3년이 시간 낭비라고 했다라….

남자의 눈빛이 점차 차갑게 식어갔다.

한편 차우미는 안으로 들어가면서도 여전히 시름이 놓이지 않았다. 친구의 마음을 누구보다 알기에 더 걱정이 되었지만 지금으로서 그녀가 할 수 있는 건 없었다.

그녀는 이런저런 고민을 하느라 병원 로비에서 기다리고 있는 나준우를 보지 못했다.

나준우가 먼저 그녀와 온이샘을 발견했다.

온이샘도 나준우를 알아보았다.

이쪽으로 병원을 옮길 때, 안평 병원 주치의 명단에서 이미 나준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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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goodnovel comment avatar
김태림
시간 낭비 맞지 ㅜㅜ 3년동안 차우미는.. 조용하게 내조하면서 헌신했는데 정작 나상준 본인은.. 당연하듯이 받기만 했잖아 차우미가 가사도우미야? 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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