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두 사람은 방에서 자세히 검사했다. 모든 약병과 병을 한 번씩 검사했다.결국 낙요는 사상환을 담았던 빈 병을 찾았다.양행주가 사상환을 만든 기록도 찾아냈다.성수 옆의 식물이 붉은 꽃을 피워야 하고, 붉은 꽃에 다른 약재와 성수를 섞어야 사상환을 만들 수 있다.그래서 양행주는 많은 식물을 심었다. 위의 기록에 따르면, 그 붉은 꽃은 규칙적으로 꽃이 피지 않았고, 수십 년 동안 총 5송이 미만이 피었다.시약을 포함해서 양행주는 네 알의 사상환을 만들었다.세 알을 대제사장에게 줬다.그러나 낙영의 손에 들어온 것은 두 알 뿐이다.양행주는 자신에게 한 알을 남긴 셈이다.낙요는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이런 물건들은 남겨야 합니까?” 우유가 호기심 어리게 물었다.낙요가 고민하더니 답했다. “두세요, 하지만 여기 두면 안 돼요. 가지고 나가요.”우유가 고개를 끄덕였다. “어디로요?”“통천탑이요.”동초 대제사장이 겪은 모든 것을 이 기록들이 증명해줄 것이다.사상환의 제조법은 다른 사람의 손에 들어가면 완된다. 영원히 잠가둬야 한다. 그리고 지금은 통천탑만 사용할 수 있다.그래서 두 사람은 밤새 물건을 옮겼다.재배된 식물들은 낙요가 칼로 직접 잘라버렸다. 사상환의 비밀이 알려지면 안 된다, 사상환은 더는 존재하면 안 된다.어두운 밤을 틈타 두 사람이 황급히 짐을 옮겼다. 날이 밝기 전에 밀실의 모든 물건을 통천탑으로 옮길 수 있었다.통천탑의 꼭대기 위의 몇 층은 아직 건설되지 않았지만, 아래 십여 층은 아무 문제가 없었다.각 층마다 작용이 달랐다.병기를 전문적으로 보관하는 곳도 있었고, 서적을 전문적으로 보관하는 곳도 있었다.낙요가 특별히 만든 기관 자물쇠는 중요한 물건들을 잠그는 데 사용되었다.이 비밀은 오직 그녀와 우유만이 알고 있었다.날이 밝은 뒤에야 낙요는 대제사장부로 돌아갈 수 있었다.낙요를 보자마자 유단청은 매우 흥분해서 사람들에게 이 소식을 알리러 갔다.“대제사장이 돌아왔소! 대제사장이 돌아왔소!”그 말을
낙정은 고개를 들어 그녀를 사나운 눈빛으로 쳐다보았다.“아직 살아있었군.”“오랫동안 보이지 않아서 죽은 줄 알았어!”“정말 아쉽다!”그 말을 들은 낙요가 차가운 웃음을 지었다. “내가 죽길 기다리는 거야? 뜻대로 되지 않을 것 같은데.”“여기서 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는 건 아니지?”낙정이 음산한 웃음을 짓더니 자신의 처지를 잊은 채 광분했다. “날 놓아주지 않으면 내가 부진환을 통제하는 비밀도 알 수 없을 거야!”그녀는 낙요가 자신을 죽이지 못할 거라고 굳게 믿었다. 자신을 괴롭혀 비밀을 뱉어내게 할 작정이라고 여겼다.그녀가 지금까지 이곳에서 버텼던 것은 이곳을 벗어나 재기할 기회를 노리고 있었기 때문이다.그녀는 패배를 인정할 수 없었다.낙요가 담담하게 미소 지었다. “그것 때문에 줄곧 여기서 버텼던 거야?”“일찍 알리지 못해서 정말 미안한데, 부진환 통제하는 방법은 이미 중요하지 않아.”“당신이 죽으면 이 세상에서 그를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어.”“밖이 어떤 상황인지 모르는 것 같네. 지금의 황제는 진익이야.”“죽을 목숨은 이미 순리대로 죽었고 당신이 이용하려던 사람들도 전부 없어.”“당신은 이 어두운 밀실에 갇혀 꼼짝도 못할 거야.”“세상에 낙정이라는 이름을 기억하는 사람은 없어.”소매 끝을 꽉 쥔 낙정의 손끝이 하얗게 변했다. 그녀는 믿을 수 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아니! 날 속이는 게 분명해!”“날 놓아주면 궁금한 건 뭐든지 알려줄게!”낙정은 협상을 시도하려 했다.낙요가 평온하게 말했다. “내가 당신을 이곳에 가둬두는 게 설마 비밀을 알아내기 위해서라고 생각해?”“당신이 말하고 있는 그 비밀, 난 이미 알고 있어. 설령 내가 모르는 게 있어도 스스로 알아내면 돼. 당신과 거래할 필요 없거든.”“당신 고문하려고 여기에 가둔 거야.”낙정을 잡은 순간부터 낙요는 낙정을 놓아줄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어떤 거래도 할 생각이 없었다.얼굴이 하얗게 질린 낙정은 믿을 수 없다는 눈빛으로 절망했다.낙요는 차
낙요가 물었다. “그쪽이 해씨 집안 가주요?”“예, 제가 해씨 집안의 가주이자 상비의 부친입니다.”낙요가 의아해서 물었다. “해씨 집안의 가주는 원래 해 귀비가 아니었소?”상대가 미소를 짓더니 답했다. “오래전 일입니다. 해 귀비는 더는 귀비의 신분이 아니고 그녀의 아버지도 해씨 집안의 가주가 아닙니다.”낙요는 가문에게 생긴 변화가 이리 빨리 진행될 줄 몰랐다.누군가의 딸이 궁에서 총애를 받으면 그 집안은 이렇게 가주가 될 수 있었다.“그럼 해 귀비는 어디에 있소? 그녀를 만나야 하오.”상대가 답했다. “그 부녀들은 미산진에 갔어요.”“그 집 아씨께서 굳이 장사하겠다고 우겨서요. 여인 혼자서 어떻게 장사를 할 수 있겠습니까?” “더군다나 궁에서 쫓겨난 미천한 신분으로 창피하지도 않은지!”“아버지가 세상 물정 모르는 분도 아닌데, 굳이 딸의 장사를 지지했고 결국 가문의 허락을 얻지 못해 두 부녀는 미산진이라는 빈곤한 마을로 쫓겨났어요.”이 말을 들은 낙요가 눈썹을 찌푸렸다. 해씨 집안의 상황이 뜻밖에 너무 복잡했기 때문이다.“해씨 집안도 참으로 재미지군요. 누군가의 딸이 총애를 받으면 가주가 될 수 있었군요.”“가주가 무슨 소꿉장난도 아니고, 8대 가문의 우두머리가 얼마나 오래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는지도 모르는 처지라니.”그녀의 발언에 상대가 인상을 잔뜩 찌푸렸다.낙요는 그를 무시하고 몸을 돌려 우유와 떠났다.두 사람은 마차를 타고 미산진으로 향했다.도성에서 반나절 거리밖에 떨어지지 않지만, 미산진은 산을 기대고 건설되어 지세가 다소 외진 곳이어서 출입하는 길이 하나밖에 없어 장사하기에 적합하지 않다.해 귀비 부녀는 어쩔 수 없이 미산진으로 가서 장하는게 틀림없었다.우유가 말했다. “몇 년 전에 미산진에 가본 적 있어요. 도성에서 그리 멀지 않았지만 아주 한산한 곳이었죠.”“몹시 가난한 도시, 정확히는 마을과 비슷한 곳이었어요.”“궐에서 부귀영화를 누리던 해 귀비가 미산진으로 갔다면 적응하기 무척 어려웠을 텐데요.”낙
낙요는 덩달아 계단에 앉았다.곧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해 귀비에 관한 칭찬은 끝도 없이 흘러나왔다.그녀를 마마님이라고 칭하며 존경하는 마음을 드러냈다.낙요는 그제야 이 마을의 많은 가게가 전부 해 귀비가 차린 것이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가게의 직원들은 전부 미산진의 사람들이다.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그녀처럼 장사하길 원했고 해 귀비도 기꺼이 그들을 도와줬다.이곳의 사람들은 도성과 거래할 수 있는 경로가 없었던 탓에 해 귀비가 그들을 도와 장사를 했다.“미산진이 너무 가난했던 탓에 많은 젊은이가 이곳을 떠났어요. 각자 살 길을 찾아 떠난 것이죠.”“이곳에 남은 건 전부 노인들뿐입니다.”“하지만 마마님께서 오신 뒤로 마을 사람들을 데리고 장사를 시작했고 생계가 어려운 사람들도 생계를 유지할 수 있었죠.”“최근 몇 달 동안 미산진으로 돌아오는 사람들이 늘어났어요!”“마마님은 저희를 데리고 산에 찻잎과 약재를 심었어요.”“힘도 없고 능력도 없는 우리 부녀자들에게 할 일이 생겼어요. 수놓아서 돈을 다 벌잖아요.”부녀자가 매우 만족스러운 듯 말했다.정신을 차린 뒤 다시 물었다. “참, 장사도를 하시려고 마마님을 찾으시는 겁니까?”“마마님께서 좋은 분이시니 안심하고 장사를 해도 됩니다.” “절대 돈을 잃게 하지 않을 겁니다.”그 말을 들은 낙요가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저희 그럼 먼저 그 마마님을 뵈러 가죠.”“좋아요, 얼른 가요.”그들은 열성적으로 낙요와 우유를 보내줬다.우유가 의아하게 웃으며 말했다. “마마님께서 그런 능력이 있을 줄 몰랐어요.” “귀비가 되기 위해 재능을 포기하고 궁에 들어갔군요.”두 사람은 대화하면서 밖으로 나왔다.하인에게 알리자 두 사람은 바로 초대되었다.자리에 앉아 차를 한두 모금 마시자, 해 귀비가 시야에 들어왔다.두 사람을 발견한 해 귀비가 충격을 받은 얼굴이었다.“대제사장, 언제 돌아온 것이오?” 낙요는 웃으며 말했다. “마마님, 요즘 어떻게 지내세요?” “여기 오는 동안, 미산진에
”안락한 삶과 일자리를 누가 좋아하지 않겠소.”낙요는 듣기만 해도 해 귀비가 얼마나 많은 시련을 겪었는지 알 수 있었다.그녀는 궁금해서 물었다. “진익이 세금을 늘린 일에 영향을 받았어요?”“약간의 영향은 있지만 미산진은 크지 않은 동네라 저축한 돈으로 충분하오.”“그리고 온연도 날 여러 번 도왔소.”“그녀는 여자가 장사를 하는 것이 쉽지 않다는 것을 알고 나와 함께 난관을 극복하고 싶다고 말했소.”“그녀는 자신의 뒤에 대제사장이 있다며 두려워할 게 없다고 했소.”해 귀비가 눈웃음을 지었다.낙요도 웃음이 나기 시작했다. “틀린 말은 아닙니다.”“그런데 아버님과 미산진에 온 것입니까? 안락한 삶을 바라는 겁니까, 아니면 미산진에서 발전하고 싶은 겁니까?” 미산진이 아무리 발전해 봤자, 큰돈을 벌기 어려운 외곽이다.해 귀비가 답했다. “한 걸음 한 걸음 발전하는 것이오.”“나도 도성에 가서 가주 자리를 쟁취하고 싶지만 돌아간다고 해서 아무런 의미가 없어요.”“오히려 여기서 미산진이 조금씩 좋아지는 것을 보고 보람을 느끼고 있소.”낙요가 웃으며 말했다. “오기 전에 한동안 걱정했습니다. 보아하니 쓸모없는 걱정이었나 봐요.”“괜찮다고 하시니 안심이 되네요.”해 귀비가 궁금한 듯 물었다. “그런데 어떻게 여길 찾아올 생각을 한 것이오?”“강상군께서 마마님이 도성을 떠났다고 해서 무슨 일이 생긴 줄 알고 걱정했습니다.”해 귀비의 얼굴이 어두워졌다. “강상군 그 두 부녀는 야심이 절대 적지 않소.”“강상군은 궁에 들어간 지 얼마 되지 않아 황제의 총애를 받았소. 그해 궁녀들이 가장 빠르게 승진했소. 황제의 총애를 빌어 우리 아버지의 가주 자리를 빼앗은 것이오.”“가족 사업에 개입하는 것도 반대하오.”“그래서 아버지와 함께 미산진에 온 것이오.”“대제사장도 강상군을 조심하시오.”“해씨 집안은 더는 도울 수 없소.”낙요가 담담하게 대답했다 .“괜찮습니다. 진익이 세금을 늘린 것 때문에 여국의 백성들의 원망이 꽤 깊어요.
대오가 지나간 뒤에야 낙요의 마차가 움직일 수 있었다. 그들은 대제사장부로 돌아올 수 있었다.그러나 집에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아 궁인들이 찾아왔다.저녁에 궁중연회가 있으니 그녀는 미리 궐에 들어가야 했다.상녕과 다른 사람들도 이미 궁에 들어갔다.낙요는 놀란 나머지 눈썹을 살짝 찌푸렸다.우유가 걱정스럽게 말했다. “진익이 무슨 수작을 부리는 게 아닐까요?” “지금 궁에 들어가요!”낙요가 고개를 끄덕였다.궁에 들어가자 궁인들은 낙요를 데리고 진익을 만나러 갔다.우유는 상녕을 찾아가 그녀가 무사하다는것을 먼저 확인했다.어화원 옆의 정자에서 진익은 한가롭게 차를 마시고 있었다.낙요가 다가오자 진익은 손을 들어 자신의 옆에 있던 궁인들을 물러나게 했다.그리고 옆에 있던 과일 접시를 낙요에게 건넸다.“궁중연회는 한 시진 정도 걸리니 배가 고프면 먼저 이걸 드시오.”낙요가 단도직입적으로 물었다. “상녕을 왜 궁에 데리고 온 것입니까?”진익은 약간 놀랐다. “오늘 밤 궁중연회에 참석하기 위해서요. 짐이 그들을 궁에 데려오는 것이 잘못되기라도 한 것이오?”“이런 궁중연회에 초대하지 않는다는 게 말이 안 되지 않소?”낙요는 그의 말을 전혀 믿지 않았다.“그냥 초대했다고요?” “그럼 궁중연회가 끝난 뒤 제가 여인들을 집까지 데려다줘도 되겠죠?”낙요의 말에 진익은 약간 멍해진 눈빛으로 낙요를 쳐다보더니 곧 미소를 지었다. “대제사장, 여인들이 줄곧 궁에 머무는 게 이상하지 않겠소?”“만약 짐이 구주 수장의 딸을 가혹하게 대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안 되잖소?”낙요는 어이없다는 듯 그를 바라보았다. “요구하는 게 뭡니까?”진익이 웃으며 말했다. “어려운 게 아니오. 대제사장이 짐에게 사람을 구주에 보내 순찰을 강화해 백성을 달래라고 하지 않았소? 아무리 찾아봐도 대제사장만큼 적합한 이를 발견하지 못했소.”“대제사장이 이 일을 승낙하면 짐은 여인들을 건드리지 않을 것이오, 어떻소?”낙요는 살짝 당황했다. 구주 순찰은 하루아침에 끝낼 수
웃고 떠드는 사이, 낙요는 갑자기 누군가 없어진 것을 알아차렸다.“참, 도주에서 온 아씨도 오지 않았어요?” “낙영전에 있나요?”사람들은 그제야 조용해졌다.상녕이 답했다. “도착했어요. 오후에 낙영전에 들었어요. 그러나 낙영전에 없을 거예요.”“그 아씨는 성격이 좋지 않아요, 저희를 상대하고 싶지 않아 하죠.”“혼자 나가버렸어요. 어디로 갔는지 말하지 않요.”낙요가 말했다. “제가 나가서 찾아볼게요. 여러분은 함부로 돌아다니지 마세요.”“네!”낙요와 우유는 낙영전을 떠나 도주에서 온 아가씨를 찾으러 다녔다.그러나 쉽게 찾을 수 없었다. 낙영전의 궁인들에게 물었지만 아무도 그녀가 어디 갔는지 알지 못했다.알아낸 것이라곤 그녀의 이름이 류운아라는 것이다.서 장군, 서진한이 동행했다.“서진한은 류씨 아씨와 친밀한 사이입니다.”“이번에 도성에 온 것이 단순히 아씨를 호위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다른 이유가 있는 건지 알 수 없네요.”우유는 곤혹스러웠다.낙요가 눈을 가늘게 뜨고 말했다. “서진한은 야심이 매우 커요. 황후가 쓰러지지 않았더라면 그는 큰 성과를 거뒀을 거예요.”“나중에 도주로 강등되었을 때, 평생 도성에 못 돌아올 줄 알았는데, 이렇게 돌아오게 될 줄 누가 알았겠어요.”“무슨 생각으로 온 것인지 살펴봐야겠어요.”두 사람은 류운아를 찾지 못했다. 그러나 서진한이 그녀와 함께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 더는 그녀를 찾으러 다니지 않았다.궁중연회가 시작될 때까지 기다렸지만, 류운아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오히려 진익이 먼저 낙요가 내일부터 각 주를 순찰하는 것을 선포했다.“오늘 밤 궁중연회는 대제사장을 위해 거행된 것이오.”진익이 낙요를 향해 술잔을 들었다.낙요도 술잔을 들고 살짝 고개를 끄덕이며 단번에 들이켰다.곧 화원에서 노래와 춤이 시작되었다.낙요는 한가롭게 감상을 했다. 그런데 침서가 갑자기 옆에 앉더니 술잔을 쥐고 말했다. “대제사장, 축하해!”낙요는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그를 한 번 쳐다보았다. “뭘
홍의 여인이 아름다운 자태로 춤을 추고 있었다. 허리와 발의 은띠가 소리를 내며 시선을 앗아갔다.침서가 흥미로운 얼굴로 천천히 말했다. “누군지 알아?”낙요는 낯익은 기분이 들었지만, 베일을 쓴 여인을 쉽게 알아차릴 수 없었다.“제가 어떻게 알겠어요.”“오늘 막 도성에 도착한 도주 수장의 딸 류운아야.”“그녀를 보지 못했어?”낙요는 약간 놀랐다. “그 사람이었군요!”자세히 살펴보니, 확실히 오늘 마주쳤던 여자였다.낙영전에 없었던 이유가, 바로 춤을 추러 갔기 때문이었다.“류운아가 춤을 잘 춘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보니 명불허전이네.” 침서는 의미심장하게 춤을 감상했다.흥미가 없었던 낙요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류운아는 어느새 긴 피백으로 춤을 추며 진익의 앞에 멈춰 섰다. 그녀의 동작이 훨씬 화려해졌다.진익은 자신의 볼을 스치는 피백을 잡으려 했지만 잡을 수 없었고 그래서 단번에 매우 큰 흥미를 불러일으켰다. 낙요는 진익에게 그녀를 집에 돌려보낼 것을 약속받았지만, 류운아가 오히려 거부할지도 모른다고 여겼다.만약 류운아가 여기 남길 원한다면 낙요는 어쩔 수 없이 그녀를 남겨둘 것이다.과연, 춤이 끝나자 진익이 흥미로운 얼굴로 물었다. “새로 온 무희이더냐?” “짐은 보지 못한 아이다.”류운아가 예의 바르게 앞으로 나가서 베일을 벗었다. “성은이 망극하옵니다, 쇤네는 도주 류풍성의 딸 류운아이옵니다. 오늘 도성에 도착했습니다.”그녀의 말에 진익은 그제야 이해가 되었다. “류운아, 짐은 널 알고 있다.”“네가 이렇게 춤을 출 줄 몰랐어.”류운아가 미소를 지으며 예의를 갖췄다. “즐거우셨다니 다행이옵니다.”“좋다, 짐에게 오거라!”류운아는 이내 진익의 곁으로 가 앉았다. 진익이 그녀를 얼마나 마음에 들어 하는지 알아차릴 수 있었다.연회는 다시 노래와 춤으로 가득 채워졌다.진익은 류운아와 즐겁게 담소를 나눴다.낙요는 그들의 대화를 듣고 싶지 않았으나, 가까이 앉았던 탓에 둘의 대화를 아주 선명하게 들을 수 있었다.“황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