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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5화

"좋아, 이 형님한테 맡겨."

조해만이 흔쾌히 알겠다고 했다. 그가 이 일을 수락한 데에는 두 가지 이유가 있었다. 첫째로는, 노부부하고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자신이 다시 찾아가지 않아도 어차피 그 집 아들이 조만간 자신한테 찾아오리라 판단했기 때문이고, 둘째로는 아까 장민준이 얘기를 꺼낸 여성이었다. 조해만은 얼마 전 장민준 커플과의 식사 자리에서 같이 온 예쁘장하게 생긴 여자가 꽤 마음에 들었는데, 장민준이 그 여자를 자기 눈앞에 대령한다고 하니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거래가 성사되고 조해만은 벌써 기대가 되는 듯 헤실헤실했고, 장민준은 자신이 손해 보는 장사라고 잠깐 생각을 했지만 이내 오늘 오전 있었던 일을 생각하며 이 정도 감수는 별거 아니라고 자신을 위로했다.

거래를 마치고 나온 장민준이 이민영한테 전화를 걸었다.

"자기야, 내가 해만이 형님한테 부탁해 뒀어. 형님이 오늘 저녁 부하들 데리고 직접 진도하를 찾아가 손 좀 봐주겠대."

이민영도 오전에 있었던 일이 생각이 났는지 흥분하기 시작했다.

"아주 다시는 기어오르지 못하게 철저하게 밟아주라고 해!"

"걱정 마, 진도하는 이제 끝이니까."

두 사람은 진도하를 망가트릴 생각에 서로 사악하게 웃어댔다.

...

한편.

진도하는 강유진이 보낸 주소지를 보고 어느새 그녀의 집 앞에 도착했다. 초인종을 누르자 문이 금방 열렸고, 진도하는 안으로 들어서자마자 급히 고개를 돌렸다. 강유진이 엉덩이를 간신히 가릴 정도의 펑퍼짐한 티셔츠 하나만 입은 채 매끈한 다리를 그대로 드러내고 그를 반겼기 때문이다.

"제가 올 줄 뻔히 아시는 분이, 옷 좀 제대로 입고 있으시면 안 됩니까?"

진도하가 야속한 듯 물었다. 그는 현재 못 볼 꼴이라도 본 사람처럼 강유진 쪽을 철저히 외면하고 있었다. 그런 그의 태도가 불만인 듯한 강유진이 되물었다.

"내가 뭘 제대로 안 입었다고 그래요? 내 집인데 그러면 내가 회사에서처럼 갖춰 입을까요?"

진도하는 일리 있는 말에 말문이 막혔지만 이내 그녀의 얼굴을 쳐다보며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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