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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2화

충격받아 그 자리에 멍하니 서서 눈물을 글썽이는 우예원의 모습은 불쌍하기 그지 없었다.

흐르는 눈물을 애써 참았지만 울먹이는 목소리는 감출 수 없었다.

“아빠, 고작 염무현 같은 사람 때문에 친딸마저 버리시는 거예요?”

사실 우현민은 독한 말을 내뱉은 순간 이미 마음속으로 후회했다.

하지만 가장으로서의 위엄과 체면에 염무현을 지켜주고 싶은 마음까지 더해지자 딸에게는 차마 고개를 숙일 수 없었다.

우현민은 염무현 아버지의 후배로, 두 사람은 뛰어난 인품과 학문으로 인정받으며 학교에서 특별 인재로 양성되었다.

나중에 학교에 남아 교편을 잡을 기회가 생겼는데, 그에 비해 염무현의 아버지가 훨씬 더 우월한 자격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우현민은 가정 형편이 좋지 않았다. 그러나 졸업 후 고향으로 돌아가 기껏해야 중학교 교사로 일하며 평생 살아야 하는 그의 상황을 고려하여 염무현 아버지는 스스로 자리를 내어줬고 예비 신부와 함께 일선 과학 탐사대에 갔다.

우현민은 늘 이에 감사했고, 염무현의 어머니 덕분에 지금의 아내인 정은선까지 만나게 됐으니 두 집안의 관계는 점점 더 가까워졌다.

하여 과학 탐사대에서 안 좋은 소식이 전해져왔을 때 우현민은 제일 먼저 염무현을 집으로 데려와 친아들처럼 극진히 보살폈다.

그는 염무현을 잘 키우지 못하면 선배와 형수를 뵐 면목이 없다고 생각했었다.

이 때문에 염무현이 사고를 당했을 때 우현민은 최선을 다해 그를 도왔고 지금도 마찬가지다. 딸과 염무현 중 하나를 택하라면 주저없이 염무현을 선택할 것이다.

우예원의 마음이 얼마나 허탈한지 짐작할 수 있는 상황이다.

“다 제 잘못이니까 이제 그만 싸워요.”

염무현은 죄책감은 느끼며 자리에서 일어났다.

“저 때문에 어려운 상황에 빠진 것도 맞고, 예원이 말대로 전 아무것도 모르고 있었으니 빌어먹을 놈인 것도 맞아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서 잘못을 만회하고 꼭 더 나은 생활을 할 수 있게끔 책임질게요.”

그는 제일 먼저 큰 집을 사서 우현민과 정은선을 데리고 이곳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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