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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3화

우예원은 눈을 부릅뜨고 큰 소리로 말했다.

“양씨 가문 사람은 믿을 구석이 없다고 제가 말했죠? 겉모습은 멀쩡한데 그 뒤에 음흉함과 비열함이 숨겨져 있다니까요.”

“염무현, 넌 이제 끝장이네. 마지막 빽까지 없어졌으니 방금 했던 약속은 물 건너간 건가?”

“이것 봐요, 우리 가족을 해치려고 찾아온 게 맞잖아요! 막다른 골목에 들어서자마자 찾아온 거 보면 모르겠어요? 아빠, 이 인간은 재수탱이란 말이에요. 왜 그걸 몰라요?”

우현민은 눈살을 찌푸리며 호통쳤다.

“헛소리 하지 마.”

정은선도 서둘러 다가가서 말렸다.

“예원아, 이제 그만해. 무현이가 이렇게 돌아온 것만으로도 얼마나 기쁜 일이니? 오늘 저녁에 가족끼리 오붓하게 모여서 식사나 할까?”

“전 이 사람이랑 가족이었던 적이 없어요.”

우예원이 째려보며 말하자 정은선은 그녀의 손을 잡으며 타일렀다.

“어린애처럼 굴지 말고 이제 그만해. 마침 잘 왔네, 온 김에 엄마 도와서 재료 손질 좀 해줘. 너희 남매가 좋아하는 음식들로 준비했어.”

“누가 이걸 좋아해요? 전 안 좋아하거든요?”

말을 그렇게 했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켰다.

염무현이 죄책감 가득한 표정으로 우예원을 바라보자, 그녀는 곧바로 째려봤다.

“삼촌, 제가 그동안 마사지하는 법을 배웠는데 머리 마사지해 드릴까요? 컨디션이 좋아질 수도 있잖아요.”

염무현이 웃으며 제안하자 우현민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좋지! 빈둥빈둥 놀기만 한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배운 걸 보니 뿌듯하구나.”

두 사람이 방으로 들어가는 모습을 본 우예원은 일부러 들으라는 듯 경멸적인 어조로 말했다.

“자기 주제도 모르고 함부로 행동하네. 알츠하이머가 전 세계 전문가들도 속수무책인 병인 걸 모르는 건가? 고작 마사지로 치료할 수 있다면 병원이 왜 있고, 의사가 왜 있겠어? 무식한 걸 보니까 정말 창피하네.”

죽은 사람도 살린다는 경이로운 의술을 가진 염무현에게 우현민의 병을 치료하는 데는 단 몇분밖에 걸리지 않는다.

염무현이 손을 쓰면 염라대왕마저도 뒤로 물러서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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