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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5화

서운혁은 경멸적인 미소를 지었다.

“정신이 오락가락하는 건 내 알 바 아니고, 뭐가 됐든 한번 내뱉은 말은 끝까지 지켜야지. 그러니까 이 돈은 무조건 빌려야 하는 거야. 단골인 걸 봐서 어르신께서 특별히 배려해 주셨는데 이런 좋은 기회를 놓칠 거야? 원금을 안 넣어도 되니까 이자율로 이자만 갚으면 돼.”

누가 봐도 알츠하이머를 바보로 생각하고 사람을 괴롭히는 거나 다름없다.

옆에 있던 부하가 계산기를 꺼내 두드리더니 곧바로 눈을 반짝이며 고개를 들었다.

“1,400만 원을 3년 동안 빌린다고 치면 이자는 총 1,650만원이 되겠네. 매달 50만 원씩 갚으면 돼. 오늘 마침 돈 갚을 날이네. 물론 한꺼번에 갚을 의향이 있다면 말리지는 않을 텐데 한 푼도 적어서는 안 돼. 우리 얄짤없는 거 알지?”

우현민은 어안이 벙벙했다. 전화 한 통을 했을 뿐인데 1,600만 원이 넘는 이자를 물어야 하는 게 말이 되는 소리인가?

“여기까지 찾아왔는데 겨우 50만 원 받는 거야? X발, 밥값도 안 되겠네.”

서운혁은 마치 손해를 본 것처럼 경멸적인 표정을 지으며 코웃음쳤다.

“우리니까 이렇게 배려해 주는 거야. 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대로 끝나지 않는다고.”

염무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잠깐 계산해 보니 이 자식들은 60%의 이자율을 받고 있었다.

게다가 원금도 안 내고 뻔뻔하게 이자를 요구하다니, 정말 어처구니가 없다.

“삼촌, 이 사채업자들한테서 대출 받으셨어요?”

염무현이 묻자 우현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4,000만 원 빌렸는데 3년 동안 8,600만 원 갚았어. 매달 240만 원씩. 나중에는 원금과 이자를 포함해서 몇십만 원이 남았으니까 여섯 번 더 갚으라고 강요해서 넉 달 전에야 다 갚을 수 있었어.”

“쓸데없는 말이 참 많네.”

부하 중 한 명이 막대기를 휘두르며 벽 구석에 가지런히 놓은 병들을 깨뜨렸다.

“돈 안 갚으면 당신들도 저 병처럼 되는 거야. 그때 가서 다리가 부러졌네 팔이 부러졌네 아무리 애원해도 소용없으니까 일 크게 만들지 말고 좋게 좋게 가자. 다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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