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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1화

경매사는 본인의 열정 넘치는 소개에 사람들이 앞다투어 경매할 줄 알았다.

하지만 결과는 그의 예상을 훨씬 뛰어넘었다.

다들 설명 들을 때는 흥미진진한 표정을 짓더니 정작 번호판을 드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이게 대체 무슨 황당한 일이지?

“옥 매미는 또 팔한도라고 불리는데 과거에 죽은 사람을 매장할 때 입에 머금던 물건이죠.”

여도혁은 전문가답게 술술 설명했다.

“옛날 사람은 매미가 땅에서 자라는 벌레라고 여겨 제자리로 돌아가야만 환생한다고 믿었죠. 즉, 시체의 입에 옥 매미를 물리면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비록 다소 희망적인 메시지를 내포하고 있지만 어쨌거나 망자를 대상으로 한 것이라 살아 있는 사람에게는 큰 소용이... 다들 무슨 말인지 이해했죠?”

어쨌거나 죽은 자의 물건은 께름직하게 느껴지기 마련이다.

설령 고대 출토 유물이라고 할지언정 거짓말이 아니라는 보장은 없지 않은가?

제아무리 유람선 경매가 번거로움을 최소화하고 법적 구속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하지만 경매회사 측에서는 어떻게든 경매품을 그럴듯하게 신분 세탁할 것이다.

다시 말해서 갓 출토된 물건이라도 시간을 앞당길 가능성이 컸다.

물론 이런 디테일은 크게 중요하지 않았고, 오히려 이렇게 음기가 흘러넘치는 걸 살아 있는 사람이 과연 감당 가능하느냐가 관건이었다.

그렇다고 전기세를 아끼려고 왠지 모르게 서늘하게 느껴지는 애물단지를 에어컨 대신 집에 둘 수는 없었다.

장난하는 것도 아니고 말이다.

여기까지 골동품을 매매하러 온 이상 다들 억대 몸값을 자랑하는 거물일 텐데 당연히 목숨을 우선순위로 하지 않겠는가?

관객석에 앉아 있는 유시인은 저도 모르게 난감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그녀도 사람들의 리액션이 이처럼 무덤덤할 줄은 몰랐다.

그럴 바에는 애초에 옥 매미를 경매에 내놓는 게 아니었는데...

일단 선보인 이상 아무도 구매하지 않더라도 수순은 밟아야 했다.

규칙은 절대로 어길 수 없는 법이다.

유시인이 경매사를 향해 눈치를 보냈고, 뜻인즉슨 서둘러 진행 속도를 높여 다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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