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무현은 콧방귀를 뀌었다.뜻인즉슨 그렇게 능력이 있으면 본인이 직접 진짜 보물을 찾아서 가져오라는 것이었다.‘제대로 눈 호강해줄 테니까 딱 기다려! 내 이름 걸고 맹세할게!’염무현은 어깨를 으쓱하며 포메라니안으로 변한 그녀를 힐끗 쳐다보았다.‘아악!! 열받아 죽겠네.’백희연은 분노를 주체하지 못하고 연희주의 품에서 마구 발버둥 쳤다.비록 염무현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그녀는 무슨 뜻인지 정확하게 캐치했다.‘이름을 걸든 말든 무슨 상관이람? 어차피 지금은 반려동물인 흰둥이라서 본분이나 잊어버리지 말지?’차라리 눈치나 없으면 다행이지, 괜히 단번에 염무현의 속내를 알아차려 괜스레 분을 못 이겨 스트레스만 받고.“흰둥이, 왜 그래?”연희주가 서둘러 강아지를 위로했다.“여긴 공공장소라서 얌전히 있어야 해.”“사부님, 갑자기 왜 난리래요? 설마 쉬 마려운 건 아니겠죠?”만약 사실이라면 골치가 아팠다.염무현은 일말의 고민도 없이 말했다.“아니에요. 단지 말을 안 들어서 그럴 뿐, 엉덩이를 세게 때리면 잠잠해질 거예요.”말이 끝나기 무섭게 때리려고 시늉했다.깜짝 놀란 흰둥이는 커다란 두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이내 얌전해졌다.“어머? 설마 알아듣는 건 아니겠죠?”연희주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백희연이 들으라고 한 말인데 어찌 모를 수 있겠는가?염무현은 속으로 그나마 눈치 빨라서 다행인 줄 알라고 말했다.‘사람을... 아니, 여우를 괴롭히다니! 주인님, 나빠! 흑...’백희연의 구슬픈 울부짖음이 염무현의 귓가에 울려 퍼졌다.경매장에서 각축전을 벌이는 사람들 때문에 열기가 순식간에 후끈 달아올랐다.김민재라는 불청객의 등장으로 인해 다들 큰 부담감을 느꼈다.그럴싸한 경매품이 나타나는 순간 김민재는 무조건 발을 걸쳤다.결국 예상보다 더 많은 지출로 마음에 드는 아이를 가져갈 수밖에 없었다.심지어 이는 양반에 속했다.김민재의 계속되는 악의적인 가격 인상 때문에 많은 사람은 원하는 물건을 돈으로 위세 부리는 그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어쨌든 거액을 쾌척한 VIP로서 예의를 갖추는 건 기본이었다.김민재는 손짓하더니 큰 소리로 말했다.“가져와.”선글라스를 낀 검은 옷의 사내가 고급스러운 선물 상자를 받쳐 들고 다가왔다.“도련님께서 부탁하신 물건이요.”이내 뚜껑을 열고 검푸른색의 구슬 하나를 꺼내 유시인과 사람들 앞에 보여주었다.“시인 씨, 왠지 익숙하지 않으세요?”유시인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아마도 2년 전에 민재 씨가 유람선 경매에 처음 참여했을 때 낙찰받은 천성야명주 아닌가요? 만약 제 기억이 맞는다면 무려 수십 차례의 경쟁을 뚫고 마침내 손에 넣은 보물인데 무슨 문제라도 있나요?”김민재는 싸늘하게 웃었다.“시인 씨가 판매한 물건이라고 인정했으니 대화가 쉽게 풀리겠네요. 당시 이걸 낙찰받으려고 60억이나 썼잖아요.”그의 말에 다들 뜨악한 표정을 지었다.따지고 보면 60억은 그리 큰 액수는 아니었다.특히 이 자리에 참석한 거물급 인사들에게 몇백 억을 주고 경매품을 낙찰하는 건 밥 먹듯 흔한 일이다.하지만 눈앞의 물건은 고작 오리알만 한 크기였다.코딱지만 한 알맹이 하나를 사기 위해 60억을 쓰다니? 비싸다는 생각이 안 들 수가 없었다.유시인이 고개를 끄덕였다.“60억 맞아요. 금액도 정확하게 기억하고 있거든요.”“다만 이 천성야명주는 애초에 가품이었죠!”김민재가 씩씩거리며 말했다.“감정 전문가들은 물론 성분 검사까지 해봤는데 일반 형석이라는 결과가 나왔죠.”“그럴 리가 없어요.”유시인의 두 눈이 휘둥그레졌다.야명주는 대부분 형석으로 이뤄진 건 사실이다.따라서 사이즈가 크고 순도가 높을수록 비싼 가격에 팔리는 편이다.달걀만 한 야명주의 경우 끽해야 몇천만 원이었다.김민재가 무려 60억을 주고 낙찰받을 수 있던 이유는 바로 천성야명주는 우주에서 온 물건이기 때문이다. 이는 평범한 형석이 아니라 운석인지라 하늘의 별이라는 뜻을 가진 천성을 이름 앞에 붙였다.즉 수백 배가 넘는 가격에 팔렸던 것도 다름 아닌 유일무이함, 그리고 희소성을 가질수록 비
“해외의 규칙을 어떻게 국내에 적용할 수 있죠?”유시인은 의젓한 모습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용국에서 골동품 거래로 간주하는 물건은 매매가 끝나는 순간 판매도 종료하므로 교환 및 환불은 불가능하죠. 설령 나중에 가품이라는 것을 발견하더라도 구매자의 안목을 탓하고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반품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모두 업계의 거물급에 속하는데 여태껏 해당 규칙을 준수해 왔거든요? 믿기 어렵다면 직접 물어보세요.”이내 사람들이 수군대며 토론하기 바빴다.물론 본인의 안목을 탓하는 건 용국 특유의 거래 규칙이기도 했다.심지어 판매자가 고의로 가품을 팔아도 환불해 주는 법은 없었다.본인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한 유시인에게서 당연히 두려움이란 찾아보기 어려웠다.홍태하는 콧방귀를 뀌더니 매몰차게 말했다.“원래 규칙이란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면 바꿔야 하는 법이죠. 많은 내용은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찌꺼기 같은 산물인데 여태껏 사용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골동품 업계도 이제는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야 하지 않겠어요? 해외 경매장에서는 진품임을 보장할 수 있는데 왜 우리는 안 되죠? 되레 외국 사람한테 우리가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일부러 가품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광고하는 꼴이잖아요. 시인 씨는 젊은이로서 이런 낡아빠진 전통을 고수하는 게 창피하지 않아요?”노인네는 김민재의 초대를 받고 왔기에 당연히 그의 편을 들어 주인을 위해 옹호하기 마련이다.굳이 안 봐도 뻔한 유시인은 홍태하를 가뿐히 무시하고 맹승준과 연홍도를 향해 말했다.“두 분도 한 말씀 해 주시길 바랍니다.”워낙 나서기 싫어하는 연홍도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이때, 맹승준이 일어나 거들먹거리며 말했다.“난 홍태하 씨의 의견에 동의해요. 규칙은 사람이 정한 이상 불합리한 부분이 생기면 당연히 수정해야 한다고 보죠. 가품을 사도 안목을 탓하라니? 애초에 구매자에게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이는 가품 제조업자를 대놓고 지지하고 동시에 구매자한테는 무책임
“구천명 씨, 그게 무슨 뜻이죠?”여도혁의 안색이 사뭇 어두워졌다.“우리를 고용했다고 해서 당신의 요구대로 움직여야 한다는 착각은 버려요. 설령 돈으로 묶인 관계일지언정 그동안 고수해온 원칙은 물론 우리의 직업의식, 그리고 타고난 정의감까지 바꿀 수 없죠.”구천명이 반박하기도 전에 김민재가 큰 소리로 말했다.“두 분, 아니면 날 위해서 일해볼래요? 원래 얼마에 계약했든 두 배로 줄게요. 돈을 밝히는 사람들이 아니라는 걸 잘 알고 있지만, 구천명이 너무 고리타분해서 도움받을 자격이 없어서 그러거든요.”구천명이 발끈했다.“김민재! 말이 심하군.”맹승준이 잽싸게 김민재의 옆으로 다가가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선비는 자신을 알아주는 분을 위해 목숨을 바치기 마련이죠. 저희 사제는 기꺼이 김민재 씨를 위해 일할 용의가 있어요.”“사부님 말씀이 맞습니다! 저도 김민재 씨에게 충성을 다하리라 맹세할게요.”여도혁도 질세라 입장을 밝혔다.사람들은 어안이 벙벙했다.맹승준 사제가 눈 깜짝할 사이에 등을 돌리다니?사실상 둘은 일찌감치 김씨 가문과 은밀히 결탁을 맺었다.이번에 유람선에 탑승하게 된 이유도 김민재 때문이었다.아니면 어찌 이토록 순조롭게 새로운 고용주를 찾겠는가?가엾은 구천명은 아무것도 모르고 두 명의 전문가를 대동했으니 경매에서 싹쓸이할 수 있을 거란 착각에 빠졌다.“당신, 똑똑히 들었죠?”김민재는 의기양양한 표정을 지었다. 사실 모든 게 그의 통제하에 있었다.“똑똑한 사람이라면 얼른 환불해주는 게 맞을 텐데? 아니면 아까 낙찰한 물건도 전부 반품 할 거예요. 그리고 유람선도 무사히 정박할 생각하지 마요. 여긴 공해라서 법의 구속당하지 않는지라 고작 몇 명을 죽이는 건 식은 죽 먹기죠.”유시인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지금 날 협박하는 건가?”“그러게, 좋은 말 할 때 듣죠?”맹승준이 대뜸 고대 무술 능력자의 기운을 내뿜자 압도적인 기세가 순식간에 유시인을 덮쳤다.고작 20대에 불과한 그녀는 아무리
팽팽하게 맞서고 있는 양측은 일촉즉발의 상황에서 당장이라도 싸울 것 같은 분위기였다.그런 와중에 갑자기 들리는 목소리는 뜬금없이 느껴지기 마련이다.사람들은 또다시 두리번거리기 시작했고, 이내 12억이나 주고 망자가 쓰는 물건을 금방 낙찰받은 호구를 발견했다.다들 하나같이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대체 뭐 하는 놈이란 말이지?분명 경매가 시작되기 전 맹승준 사제와 시비가 붙었을 뿐만 아니라 김민재의 원수처럼 보이는 상황도 연출되지 않았는가?김씨 가문과 주최 측이 모순이 생긴 절호의 기회를 틈타 잽싸게 도망쳐도 모자랄 판에 끝까지 남아 있으려는 작정인 듯싶었다.게다가 도망은 개뿔, 되레 자신의 존재감이라도 과시하려는 듯 불쑥 끼어들다니? 행여나 두 원수의 눈 밖에 나기라도 할까 봐 안달인 건가?아주 죽고 싶어 환장했군!더욱이 맹승준과 여도혁 사제는 물론 홍태하 같은 업계 거물도 천성야명주가 가짜라고 인정했다.그리고 확실한 증거로 검사보고서도 있었다.다시 말해서 못에 박은 것과 마찬가지인데 유시인마저 세세한 부분까지 반박하지 못하고 한발 물러나 차선책으로 골동품 거래의 규칙을 운운했다.설마 머리가 잘못되거나 간덩이가 부은 건 아니겠지?모두가 지켜보는 앞에서 감히 가품이 보물이라고 확신하다니?이제 사는 게 지겨운 건가?제아무리 젊은 사람이 주목받기 좋아하더라도 최소한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하는 법이다.김민재 일행은 그를 죽일 듯이 노려보았다.공격의 화살은 순식간에 유시인이 아닌 염무현에게 넘어갔다.“정말인가요?”연홍도는 확신이 없는 듯 서둘러 말을 보탰다.“제가 눈이 삐어서 그런지 몰라도 특별한 점을 딱히 발견하지 못했는데... 보물이 맞나요?”인간이란 참 단순했다. 일단 무의식적으로 가짜라고 받아들이는 순간 선입견을 형성하므로 아무리 봐도 눈에 거슬렸다.“물론입니다.”염무현이 정색하며 말했다.이때, 김민재가 피식 비웃었다.본인이 죽음을 자초한 것이니 누굴 탓하겠는가?원래 그의 계획은 유씨 가문을 망하게 한 다음 기회를 봐
염무현은 김민재가 대답하기도 전에 천성야명주를 빼앗아 신이 나서 훑어보았다.‘이게 진짜 보물이라고?’이는 백희연에게 묻는 말이었다.사실 천성야명주를 사라고 시킨 사람이 바로 백희연이다.자칭 청교의 여왕인 그녀는 어떤 대가를 치르더라도 이 구슬을 꼭 손에 넣어야 한다고 했다.요리조리 살펴본 염무현은 딱히 특출난 점을 찾지 못해 흰둥이를 흘겨보았다.뜻인즉슨 감히 거짓말이라도 한다면 엉덩이 맞을 각오를 단단히 하라는 것이다.한편, 두 눈을 동그랗게 뜨고 그의 손에 있는 구슬을 뚫어지라 응시하는 흰둥이의 모습은 마치 순백의 어린 양을 발견한 굶주린 늑대 같았다.‘걱정하지 마. 유람선에 있는 모든 보물을 합쳐도 이 구슬의 가치를 따라가지 못해.’염무현은 또다시 얼굴을 찌푸렸다.‘정말?’‘당연하지! 이건 우리 여우족의 국보급 보물 여우령 정기야. 품질 면에서도 최소한 만 년 이상 수련한 구미호만이 만들어낼 수 있어. 내가 바로 여우족을 통솔하는 여왕인데 다른 물건이면 몰라도 설마 우리 일족의 보물을 잘못 알아보겠어? 이토록 익숙한 에너지를... 일단 이것만 손에 넣으면 다시 신으로 태어날 기회가 주어진다고!’그와 동시에 구경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정신을 차렸고, 곧이어 온갖 비아냥거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이 자식 생각 있는 놈 맞아?”“12억 주고 망자의 물건을 사는 것만으로도 집안을 망치는 꼴인데, 이제는 별 보잘것없는 돌멩이를 위해 60억이나 써? 세상에 어찌 이런 멍청이가 다 있지?”“아마도 말로만 듣던 재벌 집 바보 아들인 게 분명해. 지금처럼 돈을 펑펑 쓰면 조만간 모든 재산을 탕진할 거야.”맹승준과 여도혁은 서로를 쳐다보더니 동시에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이렇게 통쾌할 수가!그러나 생각이 깊은 홍태하는 눈살을 찌푸리며 물었다.“도대체 무슨 목적으로 이걸 사는 거야? 설마 이 구슬에 대단한 기능이라도 내포된 건가?”“당신이 알 바 아니야.”염무현은 그가 안중에도 없었다.분명 전통을 중요시하는 환경에서 성장한 감정사인데
“하하하!”경매장에 웃음소리가 대뜸 울려 퍼졌다.특히 김민재의 리액션이 가장 과했는데 두 손으로 배를 움켜잡고 목구멍이 훤히 보일 정도로 박장대소했다.염무현이 자진해서 이 돌멩이를 구매한 건 그에게도 예상치 못한 행운이었다.반면, 유씨 가문은 다른 사람이 가품을 처리해줬다고 해서 아직 안심하기에는 일렀다.그는 애초에 트집을 잡으려고 작정한 만큼 끝까지 물고 늘어질 생각인지라 끝까지 유시인에게 태클을 걸 계획이었다.“여러분, 전 벌써 기대가 되는데요?”김민재가 큰 소리로 웃었다.맹승준 사제도 배꼽을 잡고 폭소를 터뜨렸다.이 점에서 염무현이 완전 문외한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또한, 청교인을 구매한 것도 보물을 알아본 게 아니라 단순히 그의 취향이라는 사실을 간접적으로 보여주기도 했다.다시 말해서 청교인에 봉인된 막강한 에너지가 아직 남아 있다는 뜻과 마찬가지였다.홍태하가 콧방귀를 뀌었다.“애송이 같은 자식, 얼마나 대단한 걸 보여주려고 그러는 거지? 어서 움직이지 않고 뭐 해?”염무현이 느긋하게 오른손을 들고 말했다.“그럼 두 눈 똑바로 뜨고 지켜봐!”말이 끝나기 무섭게 에너지를 구슬 안에 주입했다.이내 마치 연기처럼 순식간에 자취를 감추었다.다들 아무런 반응이 없자 다시 한번 웃음을 터뜨렸다.“하하하, 미친!”“개그 담당인가? 무려 60억 원을 물거품으로 만들다니? 여자를 이렇게 꼬시는 남자가 이 세상에 어디 있어?”“그만! 누가 나 좀 부축해줘. 너무 웃어서 다리에 힘이 풀릴 것 같아.”염무현은 사람들의 조롱 따위 안중에도 없고 다시 한번 에너지를 주입했다.이때, 구슬 표면에서 금이 가는 소리가 났다.콰직!작은 조각이 떨어져 나가더니 곧이어 거미줄 같은 균열이 생기면서 표면 전체를 빠르게 뒤덮었다.“허세는! 돌멩이를 깨뜨렸을 뿐 아무 데도 쓸모없어.”맹승준이 코웃음을 쳤다.번쩍!이때, 눈부신 황금빛이 균열 사이로 새어 나오며 금세 사방을 환하게 비추었다.다들 무방비 상태인지라 서둘러 손을 들어 눈을 가렸다.
“전설에 따르면 이 물건은 천 년 이상 수련한 A급 요괴만이 지닐 수 있는 물건인데 속세에서 내가 살아 있는 동안 이처럼 귀한 보물을 목격하게 될 줄은 몰랐군!”염무현의 귓가에 백희연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이 늙다리가 인품은 별로지만 안목은 그래도 꽤 있네? 대부분 내용을 정확하게 분석했어.’하지만 분석만 잘하면 무슨 소용이 있는가? 여전히 눈뜬장님이 따로 없었다.이 말을 들은 김민재의 표정이 착잡하게 변했고, 눈살을 찌푸린 채 물었다.“어디에 쓰이는 물건인데요?”“약재로 사용할 수 있으며, 법기를 만드는 최고급 재료이기도 하죠.”홍태하는 부러움이 가득한 얼굴로 저도 모르게 침을 꿀꺽 삼켰다.“제일 간단한 방법은 직접 복용하는 거예요. 일반인이라면 기운 회복은 물론 장수도 가능하며, 환자인 경우는 즉석에서 병이 완치되죠. 설령 불치병에 걸려도 눈 깜짝할 사이에 건강을 되찾을 수 있어요. 만약 고대 무술 능력자가 먹게 된다면 수련에 득이 될뿐더러 그랜드 마스터 급으로 훌쩍 도약하고, 이미 그랜드 마스터에 진입한 고수들도 더 높은 단계로 손쉽게 도달하죠.”김민재는 두 눈을 부릅떴고, 눈빛에 탐욕이 가득했다.평범하기 짝이 없는 돌멩이 안에 국보급 보물이 숨겨져 있을 줄은 정말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고대 무술 능력자로서 40년 넘게 고된 수련을 이어온 그는 지금껏 얼마나 많은 보약과 귀한 식재를 먹었는가? 하지만 아직도 그랜드 마스터의 경지에 이르지 못했다.그러나 눈앞의 콩알만 한 구슬을 손에 넣는다면 단번에 그랜드 마스터로 도약하는 고수가 될 수 있다.심지어 대마스터에 도달하는 것도 가능했다.한때 물건의 주인이었던 김민재는 무려 보물을 쓰레기 취급했다는 생각에 기분이 착잡했다.여우령 정기를 뚫어져라 쳐다보는 맹승준의 눈이 점점 빨개졌다.이내 이를 악물고 목소리를 낮추며 말했다.“민재 씨, 이렇게 귀한 물건은 필히 다시 가져와야 합니다.”“사부님 말씀이 맞습니다. 능력도 없는 놈이 어찌 이런 보물을 지닐 자격이 있겠어요?”여도혁이 맞