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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56화

“해외의 규칙을 어떻게 국내에 적용할 수 있죠?”

유시인은 의젓한 모습으로 첨예하게 대립했다.

“용국에서 골동품 거래로 간주하는 물건은 매매가 끝나는 순간 판매도 종료하므로 교환 및 환불은 불가능하죠. 설령 나중에 가품이라는 것을 발견하더라도 구매자의 안목을 탓하고 현실을 받아들여야지 반품은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지금 이 자리에 계신 분들도 모두 업계의 거물급에 속하는데 여태껏 해당 규칙을 준수해 왔거든요? 믿기 어렵다면 직접 물어보세요.”

이내 사람들이 수군대며 토론하기 바빴다.

물론 본인의 안목을 탓하는 건 용국 특유의 거래 규칙이기도 했다.

심지어 판매자가 고의로 가품을 팔아도 환불해 주는 법은 없었다.

본인의 말이 일리 있다고 생각한 유시인에게서 당연히 두려움이란 찾아보기 어려웠다.

홍태하는 콧방귀를 뀌더니 매몰차게 말했다.

“원래 규칙이란 불합리한 부분이 있으면 바꿔야 하는 법이죠. 많은 내용은 옛날부터 이어져 내려온 찌꺼기 같은 산물인데 여태껏 사용되고 있으니 이 얼마나 안타까운 일입니까? 골동품 업계도 이제는 세계의 흐름에 발맞춰야 하지 않겠어요? 해외 경매장에서는 진품임을 보장할 수 있는데 왜 우리는 안 되죠? 되레 외국 사람한테 우리가 믿음직스럽지 못하고, 일부러 가품을 만들어 판매한다고 광고하는 꼴이잖아요. 시인 씨는 젊은이로서 이런 낡아빠진 전통을 고수하는 게 창피하지 않아요?”

노인네는 김민재의 초대를 받고 왔기에 당연히 그의 편을 들어 주인을 위해 옹호하기 마련이다.

굳이 안 봐도 뻔한 유시인은 홍태하를 가뿐히 무시하고 맹승준과 연홍도를 향해 말했다.

“두 분도 한 말씀 해 주시길 바랍니다.”

워낙 나서기 싫어하는 연홍도는 선뜻 대답하지 않았다.

이때, 맹승준이 일어나 거들먹거리며 말했다.

“난 홍태하 씨의 의견에 동의해요. 규칙은 사람이 정한 이상 불합리한 부분이 생기면 당연히 수정해야 한다고 보죠. 가품을 사도 안목을 탓하라니? 애초에 구매자에게 너무 불공평하잖아요. 이는 가품 제조업자를 대놓고 지지하고 동시에 구매자한테는 무책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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